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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 개인최고점 평창행, 남자피겨 16년 만에 올림픽 출전 [네벨혼 트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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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 개인최고점 평창행, 남자피겨 16년 만에 올림픽 출전 [네벨혼 트로피]
  • 박영진 기자
  • 승인 2017.09.3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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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영진 기자] ‘한국 남자피겨 맏형’ 이준형(21·단국대)이 개인 최고점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이준형은 30일(한국시간) 독일 오베르스트도르프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6.52점, 예술점수(PCS) 72.00점으로 148.52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74.37점을 더한 총점 222.89점 5위. 이는 2014년 8월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우승할 당시 써낸 자신의 기존 ISU 공인 최고점(135.93점)을 12.59점이나 끌어올린 쾌거다.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도 각각 최고점이다. 

이준형은 요리크 헨드릭크스(벨기에·253.06점), 알렉산더 존슨(미국·226.04점), 알렉산더 마요로프(스웨덴·225.04점), 마테로 리초(이탈리아·223.27점) 다음에 자리해 6명에게 주어지는 평창행 티켓을 획득했다. 존슨은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터였다.

이번 대회에선 평창 올림픽 남녀싱글 출전권 30장 가운데 마지막 6장을 배정했다. 24장은 지난 3월 핀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이미 결정됐다. 

한국 남자 피겨가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 이규현(37) 이후 16년 만이다. 이준형은 김진서, 차준환 등과 평창행을 두고 2,3차 대표 선발전에서 겨룬다. 

훌륭한 경기였다. 이준형은 프로그램의 최대 관건이었던 두 차례 트리플악셀 점프를 자신 있게 뛰는 등 물오른 연기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5그룹 2번째로 등장한 이준형은 록그룹 퀸이 부른 보헤미안 랩소디에 맞춰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시작했다. 

첫 점프 트리플악셀-더블토루프를 사뿐하게 착지, 수행등급(GOE)에서 가산점(1점)을 받았다. 이어 다시 한 번 뛴 트리플악셀 점프도 높은 가산점(1.43점)을 획득했다.

트리플루프 점프를 수행하며 전반부 세 개 과제를 마친 이준형은 코레오 그래피 시퀀스에선 잔잔한 선율에 맞춰 부드러운 선을 그려 시선을 사로 잡았다.  

후반부에서도 이준형은 안정적으로 연기를 이어갔다. 트리플플립 단독 점프를 시작으로 주특기 트리플플립-트리플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깔끔히 해냈다.

더블악셀-더블토루프-더블루프로 이어지는 3연속 점프와 트리플살코 점프까지 무난히 소화했다. 마지막 트리플러츠 점프는 착지 과정에서 손을 짚는 실수가 나왔다. 또 심판들로부터 롱 에지와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아 감점됐다.

스텝 시퀀스에선 음악을 역동적인 동작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연기를 마친 이준형은 두 주먹을 불끈쥐며 강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쇼트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세 차례 스핀은 모두 최고 레벨 4였다.

이준형은 전체 인원을 합해도 10명 남짓일 만큼 열악한 한국 남자 피겨계를 이끌어왔다. 2년 전 교통사고 이후 생긴 허리디스크로 인해 지난 두 시즌 동안 기술요소가 크게 흔들리며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평창을 앞두고 돌아왔다. 자신이 갖고 있던 점프 역량을 되찾았고 연기도 한층 성숙해졌다. 절체절명 순간에 맏형이 보여준 의지는 한국 피겨 역사에 한 줄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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