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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아르곤' 김주혁, 이 배우의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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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아르곤' 김주혁, 이 배우의 '확신'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7.10.03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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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Tip!] 드라마 ‘아르곤’에서 김백진 역을 연기한 배우 김주혁은 ‘허준’ 이후 약 4년 만의 복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카리스마 넘치고 이성적인 모습으로 ‘아르곤’의 김백진 캐릭터를 완성한 김주혁이 앞으로 보여줄 연기에 다시 한 번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

[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김주혁이 케이블채널 tvN '아르곤‘을 통해 성공적인 브라운관 복귀 소식을 전했다. ’아르곤‘에서 김주혁이 연기한 김백진 역은 HBC 방송국의 탐사보도 팀 아르곤의 팀장으로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주혁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지난 26일 종영한 '아르곤‘(극본 전영신, 주원규, 신하은·연출 이윤정)은 김주혁과 천우희, 이승준, 신현빈, 이경영, 김종수 등이 출연했다. 또한 치열한 언론들의 모습을 조명하며 사회적 담론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등 색다른 재미로 주목 받았다.

아르곤의 팀장 김백진을 연기한 김주혁은 팀을 이끄는 수장이자, 올곧은 신념을 가진 기자로 활약하며 극 전개에 긴장감을 더하기도 했다.

◆ 오랜만의 드라마 복귀작 ‘아르곤’

김주혁은 지난 2012년 ‘무신’, 2013년 ‘허준’을 통해 주연 배우로 활약했다. 김주혁은 두 번의 연속된 사극 작품 이후 브라운관에서 잠시 멀어졌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을 통해 이전에 비해 훨씬 더 가까워지긴 했지만 그는 대부분의 작품 활동을 스크린을 통해 이어왔다. tvN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잠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던 김주혁은 약 4년 만에 정식으로 드라마 복귀를 선언했다.

과거 50부작 사극 작품도 거뜬하게 해냈던 김주혁은 8회라는 짧은 분량의 ‘아르곤’ 역시 똑같이 힘들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물론 스타일이나 여러 가지가 다르긴 했죠. 팀 분위기도 좋았고, 임하는 자세들도 좋았고, 감독님 성향도 우리와 잘 맞았고, 스태프들도 다 아는 친구들이어서 이래저래 편하긴 했어요. 잠 못 자고 대사 많은 게 괴로울 뿐(웃음). 설명적인 대사들이 좀 많았어요. 사실 감정적인 대사는 외우기 쉬운데 정보를 전달하는 그런 대사들이 어려웠죠. 외워지지도 않았고.”

 

김주혁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김주혁은 대사 외우기에 어려움을 느꼈다며 엄살을 부렸지만, 사실 ‘아르곤’ 속 그의 모습은 완벽에 가까웠다. 김주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김주혁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력 뿐 아니라 작품에 대한 칭찬까지 이어지며 ‘아르곤’은 연기, 연출, 대본 3박자를 놓치지 않은 작품으로 꼽히게 됐다.

“좋은 드라마였다는 문자, 많이 생각하게 해줬다는 말들. 그런 것들이 좋았죠. 배우가 작품을 하는 게 단순히 재미를 주려고 하는 건 의미가 적죠. 그래도 김백진이 말한 것처럼 엄청나게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는 아니지만 최소한 조금은 그런 생각을 하잖아요. 웃음을 준다던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하려고 하니까. 저도 놀란 대사가 있어요. ‘뉴스를 보고 읽는 게 아니라 판단 해 달라는 것’ 그 말은 내 자신도 돌아보게 했거든요.”

◆ “가야할 길 멀지만 확신 있다.”

드라마 ‘무신’과 ‘허준’을 연속으로 소화했던 김주혁은 체력적인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던 모양새다. 김주혁은 이 두 작품을 통해 ‘극한’을 경험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브라운관을 떠나 있던 시간 동안 김주혁에게는 꽤 많은 변화가 생긴 듯 보였다. 김주혁은 최근 연기하는 것이 즐겁다는 솔직한 말을 전했다.

“정말 내가 연기 하는 게 재미있어요, 요즘, 그게 가장 커요. 길이 세 갈래가 있으면 예전에는 셋 중에 어디가 맞는가에 대한 고민이 컸다면, 지금은 이 길로 가야 한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근데 그 길이 먼 거죠. 그 길로 아주 잘 가면 돼요. 덜그럭 거릴 때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 길로 가야겠다는 확신이 생기니까 연기를 하는데 틀릴지언정 주저하지는 않게 되고, 그러니까 뭘 해도 재미있어요.”

 

김주혁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김주혁은 이날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아르곤’에서 함께 한 후배들을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자신과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엄격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본인 스스로도 자신에 대해 ‘냉정하다’고 평가했다.

“냉정해요. 저는 죽을 때까지 그럴 것 같아요. 100은 있을 수 없어요. 말도 안 되죠. 90만 돼도 대성공인데. 90이 뭐야, 70만 되도 성공이지. 지금은 30이나 될까 모르겠어요. 내가 어떻게 그 인물이 되겠어요. 될 수 없으니까, 모든 순간 내가 느끼고 싶은 거죠. 말 하나, 대사 하나 다 느끼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죠. 그게 많을 때 끝나고 나면 만족감을 느껴요. 이번 ‘아르곤’ 하면서도 다 떠나서 감정적으로 와 닿는 부분이 많았어요.”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면서도 스스로에게만큼은 엄격한 모습을 보여주는 김주혁은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일까. 김주혁은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살갑게 조언을 건네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 한 발 먼저 움직여 촬영장의 분위기와 기틀을 잡아가고 있었다. 말 보다 행동이 앞서는 ‘행동파’였다.

“날 보면서 연기를 어떻게 하라는 생각은 안 해요. 연기는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죠. 내가 후배들한테 이야기 하는 건 ‘귀를 열어라’ 밖에 없어요. 듣고 보고, 그 다음에 연기는 자기 자신만의 영역이고요. ‘여기서 대사 이렇게’라는 건 진짜 이상한 거예요. 나는 ‘남의 이야기를 들어라, 들으면 그 감정이 어떨지 알 거다’라는 말을 해주는 거죠."

"내가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건 ‘태도’예요. 내가 분위기를 좋게 하고, 더 일찍 나오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애들이 배우는 거예요. 내가 게으르고 꼰대같이 곤조 부리고, 슛 들어가는데 매번 FD가 와서 ‘오세요’ 해야 나가고. 그런 건 안 해요. 그런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해요. 이건 내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몸에 배어 있어요. 애들이 배우게 돼 있어요. 굳이 이래라 저래라 할 것 없이.”

◆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연기자 김주혁을 바꾼 또 하나의 요인.

지난 2013년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 출연했던 김주혁은 ‘구탱이형’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1박 2일’ 출연 당시 김주혁은 연기자가 아닌 ‘사람 김주혁’의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주혁의 ‘1박 2일’ 하차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토로했고, 그와 함께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던 멤버들 역시 남다른 우정을 자랑하며 그의 하차에 마음 아파하기도 했다.

 

김주혁 [사진= 나무엑터스 제공]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김주혁의 이름을 알리게 해 준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은 그의 인생에서도 중요한 방점이 된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김주혁은 최근 1~2년 사이 많은 작품을 소화하며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웃음). 극 안에 담긴 의미가 다르게 느껴져요. 그 전에는 글만 보였다면 이제는 뒷부분이 눈에 보이거든요. 이게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예능을 하면서 도움이 됐죠. 그게 무슨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아니라 그 자체가 연기에 도움이 된 거예요. 뭔지 모르겠는데 재미가 생겼어요. 몇 년 동안 ‘어떻게 하면 될까’라는 고민이 많았는데…. 그 고민이 하루아침이 아니라 살다 보니 깨우쳐진 부분도 있을 거고, 예능이 영향을 주긴 했어요.”

예능 프로그램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했던 김주혁은 한층 더 멋있어진 모습으로 브라운관 복귀를 마무리 했다. ‘아르곤’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김주혁은 앞으로 영화 ‘독전’과 ‘흥부’ 등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작품들에 참여하기 위해 빠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복귀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주혁이 개봉을 앞둔 영화에서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취재후기] 김주혁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시종일관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장난스러운 발언들을 하던 모습은 ‘1박 2일’ 속 구탱이형의 모습 그대로였고,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누구보다 진지했다.

영화 ‘독전’과 ‘흥부’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주혁이 스크린 속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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