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4:16 (금)
[SQ초점] 감독도 모르는 류현진 PS 등판일정? 전망 밝지않은 이유 셋
상태바
[SQ초점] 감독도 모르는 류현진 PS 등판일정? 전망 밝지않은 이유 셋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0.04 22: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류현진(30·LA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출전 여부는 누가 알고 있을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또다시 모호한 발언으로 류현진의 가을야구행 열차 승선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추측하건대 결코 전망이 밝다고 보기는 힘들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다저스 담당 켄 거닉 기자는 4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로버츠 감독이 포스트시즌에서 류현진을 선발 투수로 기용하거나 로스터에서 배제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 류현진이냐 우드냐, 로버츠 감독이 고민하는 이유는?

류현진은 불펜투수로서 경험이 매우 적다. 올 시즌 단 한 차례 불펜 등판 경험이 있다.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지만 사실상 불펜 투수가 아닌 ‘1+1 선발’에 가까운 기용이었다. 불펜 투수로 활용하는 것은 도박이나 다름없다. 당연히 기용한다면 선발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낮다. 우선 다저스의 선발진이 어떤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강력하다는 것이다. 부상을 털고 일어선 류현진은 올 시즌 5승 9패 평균자책점(ERA) 3.77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럼에도 경쟁자들의 성적을 보면 류현진이 반드시 가을야구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클레이튼 커쇼와 리치 힐, 다르빗슈 유가 순서대로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NLDS) 3차전까지 나서기로 확정된 가운데 4선발을 놓고 류현진과 경쟁하는 선수는 알렉스 우드다. 우드는 16승 3패 ERA 2.72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켄 거닉 기자도 “알렉스 우드가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공식 발표는 없었다”고 예상했다.

다만 우드는 성적에 비해 후반기에 좋지 않았다는 불안 요소가 있다. 전반기 10승 ERA 1.67이었던 우드는 후반기 6승 3패 ERA 3.89로 흔들렸다. 반면 류현진은 후반기 2승 3패 ERA 3.17로 안정감을 보였다. 마지막 경기 2이닝 5실점한 경기를 제외하면 ERA는 2.42까지 내려간다.

◆ 후반기 언터처블 류현진, 우드에게 밀리는 3가지 이유

이 때문에 바로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과 우드 가운데 둘 중 하나를 쉽게 고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거닉의 예상대로 류현진보다는 우드에게 무게감이 기우는 게 사실이다.

세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류현진의 부상 전력이다. 류현진은 어깨 부상으로 2년을 거의 통으로 날렸다. 선수생활을 마감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상도 있었다. 그만큼 투수에게는 치명적인 부상이었지만 놀랍게 부활했다. 그러나 부상 재발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날려버린 건 아니다. 류현진은 MLB 첫 2시즌 동안 평균 172⅓이닝을 던졌고 이후 수술대에 올랐다. 올 시즌엔 126⅔이닝을 소화했다. 복귀 시즌 치고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는 수치다.

포스트시즌엔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이어진다. 투수들은 시즌 중에 비해 더욱 전력투구를 펼친다. 부상 위험도가 더욱 크다. 다저스로서는 힘겹게 반등한 류현진을 더욱 길게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또 하나는 NLDS 예상 상대가 류현진에게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는 것. NL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5일 열린다. 콜로라도 로키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맞붙는다. 어떤 팀이 이기더라도 류현진에게는 반갑지 않다. 류현진은 올 시즌 콜로라도를 상대로 4경기에서 4패 ERA 8.64로 약했다. 애리조나라고 다를 건 없다. 2경기에서 1패 ERA 6.30이었다. 반면 우드는 콜로라도에 2승 1패 ERA 3.17, 애리조나엔 3승 ERA 2.57로 강했다.

이러한 이유를 제외하고도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에게 보여온 태도를 봐도 그렇다. 시즌 초반 잘던지던 류현진에게 불펜행을 지시하는 등 잘 던져도 확고한 믿음을 보이지 않았던 걸 보면 류현진보다는 우드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커보이는 게 사실이다.

시즌이 끝나 허전해진 야구팬들은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출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류현진이 가을야구에서 씩씩한 투구를 펼쳐 자신의 진가를 더 널리 알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한국 야구팬들은 류현진이 가을에 유독 강했던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그런 마음이 클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과 달리 류현진은 쓸쓸한 가을을 보낼 확률이 더 커 보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