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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여섯 시즌 보낸 '쇼미더머니'의 미래, 고착화된 패턴 탈피할까?(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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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여섯 시즌 보낸 '쇼미더머니'의 미래, 고착화된 패턴 탈피할까?(下)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7.10.1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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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올해 시즌 6을 마무리한 ‘쇼미더머니’를 두고 말들이 많다. 더 이상 새로울 게 있을까하는 것이 근본적인 의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프로그램 폐지설까지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여전히 쇼미더머니에 출연하지 않은 우수한 래퍼들이 많은데다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위해 쇼미더머니의 존재와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반론의 요지다.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생생하게 들어보자.

◆ ‘쇼미더머니6’ 더 이상 나올 사람이 없다?

‘쇼미더머니6’는 시작 전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프로듀서 진부터 참가자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힙합 신을 대표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전부 다 출전했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트렌디한 힙합을 선보이고 있는 팬시차일드의 지코와 딘, 2000년대 초반 힙합 신을 이끌었던 다이나믹듀오의 개코와 최자, 대한민국 대표 힙합 레이블인 AOMG와 일리네어의 수장 박재범과 도끼, 우리나라 ‘진짜 힙합’의 시작인 ‘드렁큰 타이거’ 타이거JK와 비지의 필굿뮤직까지 1세대부터 현세대를 아우르는 프로듀서들이 먼저 힙합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쇼미더머니6'에서 두각을 나타낸 래퍼 넉살 [사진=Mnet '쇼미더머니6' 방송 화면 캡처]

 

참가자들은 더욱 놀라웠다. 시즌1에서 프로듀서로 우승을 차지했던 더블케이가 도전장을 내민 것을 비롯해 매니악, 디기리, 피타입, 진돗개, 리듬파워 멤버 3인 등이 다시 등장했다. 

하이그라운드 소속의 펀치넬로, 프로듀서 지코와 딘이 속한 팬시차일드의 크루 중 하나인 페노메코, 지난 2006년 강렬한 1집 앨범을 발매했던 이그니토, 지난해 정규 1집 ‘작은 것들의 신’으로 힙합 신을 뜨겁게 달궜던 ‘래퍼들의 래퍼’ 넉살까지 경력과 실력 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래퍼들이 대거 등장하며 ‘춘추전국 시대’를 맞이했다.

유명 힙합 아티스트들뿐만 아니라 일반 참가자 숫자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이번 시즌6에는 1만2000명이 지원했다고 알려지면서 지난 시즌1의 1200명과 비교해 참가자가 10배나 증가했다. 대한민국이 불과 5년 만에 ‘힙합 불모지’에서 ‘힙합의 민족’이 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세였다.

하지만 외형적인 팽창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들어 시청자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3차 예선인 1대1 배틀까지는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재미가 보장되지만 프로듀서 팀 선정 배틀부터는 흥미가 반감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또한 재 참가를 결정한 래퍼들이 증가하면서 신예 래퍼를 발굴하는 취지는 거의 사라지고 홍보를 위해 경연에 나서는 래퍼들만 가득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지난 다섯 시즌을 책임진 고익조 CP 또한 이 문제점에 대해 아주 잘 인식하고 있다. 그는 다수의 인터뷰에서 “‘쇼미더머니'가 래퍼에게 출세를 위한 관문으로 인식되고 있다. 순수성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라면서 “(시즌6까지 마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재도전자들이 늘어나면서 패턴이 익숙해지고 현장의 팽팽한 긴장감이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 여섯 시즌 보낸 ‘쇼미더머니’의 미래는?

고익조 CP는 다수 인터뷰를 통해 프로그램을 쉬어갈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프로그램 폐지 자체에 있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단 스핀오프로 여성 래퍼들을 발굴했던 ‘언프리티랩스타'의 제작이 선결 과제라고 전하기도 했다.

고CP는“힙합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며 “힙합 장르와 힙합 음악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즌2만 해도 드라마가 강했다. 화제가 되고 인기를 얻으며 주목을 받기 위해 그 부분을 강조했다. 현재 프로그램 본질에 더 충실하고 있다. 이제 드라마보다 힙합 하는 사람들의 무대와 공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쇼미더머니6'에서 우원재는 결승에 올랐지만 탈락했다. [사진 = 엠넷 '쇼미더머니6' 방송화면 캡처]

 

시즌 6를 맞이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우려를 품었던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가요 관계자는 “이번 시즌은 재미와 신인 발굴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전부 놓칠 것이라는 인상이 강했다”고 말문을 연 뒤 “하지만 우원재 등장으로 이야기가 달라졌다. 마치 심폐소생술 하듯 존재 가치를 되살려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신예로 발굴할 수 있는 래퍼는 우원재뿐만이 아니다. 현존하는 수준 높은 래퍼 중에는 아직 ‘쇼미더머니’에 반감을 갖고 절대로 출전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가진 래퍼가 적지 않다”면서 “이들을 끌어내 대중에게 소개하는 것 또한 이 프로그램이 가지고 가야할 숙제다”라고 진단했다.

 

'쇼미더미니 시즌6'에 출연했던 조우찬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 Mnet '쇼미더미니 시즌6' 방송 화면 캡처]

 

현재 힙합 신에는 ‘쇼미더머니’에 출전하지 않은 래퍼의 가치를 더 쳐주는 팬들의 성향이 짙어지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 출전을 감행한 준우승자 넉살을 예로 들며 “넉살이 이번 시즌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지만 일부 팬들은 단순히 그가 이 프로그램에 모습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현재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시즌에 들어서면서 고착화된 패턴과 눈에 익숙한 래퍼들에 의해 ‘쇼미더머니’는 어느 정도 시청자들의 눈 밖에 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섣불리 프로그램 폐지를 언급하기는 아직 이르다. 이번 시즌만 해도 ‘랩 장인'들이 대거 출연하며 신인은 전혀 나타날 것 같지 않다는 우려를 낳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신예 래퍼 우원재와 ‘초등 래퍼’ 조우찬을 발굴하며 힙합 신에 새로운 얼굴을 등장시켰다.

현재 힙합 신에는 실력파 래퍼 루피 (Loopy), 천재 래퍼로 불리는 저스티스(Justhis), 믿고 듣는 래퍼 나플라(Nafla) 등 아직 방송에 등장하지 않았거나 ‘쇼미더머니' 자체에 반감을 가지고 출연 자체를 고려하지 않는 실력파 래퍼들도 적지 않다.

이 관계자는 “힙합 신에서 핫한 이들이 ‘쇼미더머니’ 자체에 대한 반감을 줄이고 프로그램에 출연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존속에 대한 의미를 더하는 일이다”며 과거 입장을 바꿔 프로듀서로서 출연을 결심했던 사이먼 도미닉을 언급하기도 했다.

과거 ‘힙합 더 바이브’의 전례에 비춰 볼 때 예능 요소가 다분한 이 프로그램의 폐지는 다시 대중들의 관심에서 힙합을 멀어지게 만들어 힙합을 비주류 음악으로 되돌려놓을 가능성이 높다. 

이슈가 발생할 때만 흥행하는 힙합이 완전한 대세 장르라고 보기에는 여전히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아이돌 음악만 살아남고 있는 대중음악 시장에서 다양성 확보란 측면에서 ‘쇼미더머니'가 일궈놓은 성과를 다시 수포로 만들기엔 너무 아깝다.

제작진이 언급한 것처럼 프로그램을 잠시 쉬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시즌을 잠시 쉬어가는 일이 있더라도 많은 팬들은 ‘쇼미더머니'가 끝까지 살아남아 꾸준히 좋은 힙합 아티스트를 알렸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Q리포트] 여섯 시즌 보낸 ‘쇼미더머니’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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