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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연투 롯데자이언츠 조정훈 포크볼, '8년전 그날'처럼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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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연투 롯데자이언츠 조정훈 포크볼, '8년전 그날'처럼 빛났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0.09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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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투혼의 역투였다. 롯데 자이언츠 조정훈(32)의 포크볼은 8년 전 그날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조정훈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 1⅔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롯데의 1-0 신승을 지켰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

조정훈은 투혼과 재기의 아이콘이다.

2005년 2차 1라운드 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08년 5승 3패 평균자책점 3.15로 선전한 뒤 이듬해 14승(9패)을 거두며 생애 첫 다승왕에 올랐다. 그해 가을야구에서는 잊지 못할 명장면을 연출했다. 2009월 9월 29일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등판한 그는 7⅔이닝 동안 7탈삼진 2실점을 기록, 승리투수가 됐다. 비록 이후 롯데가 3연패 해 탈락했지만 조정훈의 역투만큼은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허나 너무 많은 이닝을 던져서일까. 2009년 182⅓이닝을 투구한 조정훈은 이듬해 62이닝만을 투구한 뒤 긴 공백을 가졌다. 팔꿈치 수술만 세 번을 받는 암흑 같은 시간을 보냈다. 2015년 한 차례 복귀가 무산된 그는 마침내 올해 복귀했고 1군 26경기 4승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3.91로 선전했다.

롯데가 3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고, 조정훈에게도 기회가 왔다. 8일 시리즈 1차전에서는 세 번째 투수로 나와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롯데가 2-9로 패해 그의 역투가 묻혔다.

2차전을 앞두고 조원우 롯데 감독은 올 시즌 연투가 한 번밖에 없었던 조정훈의 등판 가능성을 시사하며 “대기시킬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롯데가 1-0으로 앞선 7회초 1사 2루. 조정훈이 세 번째 투수로 나왔다. 이호준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그는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모창민을 3루 땅볼로 아웃시키며 웃었다.

조원우 감독은 8회에도 조정훈으로 밀고 나갔고 조정훈은 조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선두 나성범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재비어 스크럭스-박석민-권희동으로 이어진 강타선을 모두 범타 처리,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조정훈은 9회 시작과 함께 손승락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조정훈은 “팀이 이겨서 기쁘다. 타자들이 어려움을 격을 때 투수들이 잘 던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남겼다.

8년 만에 가을야구를 치른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설렜고 떨렸다. 즐길 수 있는 분위기라 상당히 재미있게 즐긴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이날마저 패한다면 롯데의 가을야구 전망이 매우 안 좋아질 수 있었다. 조정훈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팀이 중요하기 때문에 연투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그저 오늘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8년 전과 이날의 가을야구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는 “그때는 어렸고 마운드에서 뭣 모르고 던졌다”면서 “지금은 그때보다 중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매우 신중히 경기에 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정훈은 “(강)민호가 주문한 대로 믿고 던졌다”면서 이날 속구 패턴으로 가져간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한때 복귀 자체가 불투명 했던 조정훈. 올 시즌 극적으로 복귀한 그가 자신의 두 번째 가을야구에서 투혼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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