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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리뷰] '우리의 20세기' 상영관 적지만… 그레타 거윅X엘르 패닝X아네트 베닝 이 조합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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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리뷰] '우리의 20세기' 상영관 적지만… 그레타 거윅X엘르 패닝X아네트 베닝 이 조합은 '꼭'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10.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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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 DOWN

UP
- 엘르 패닝·그레타 거윅·아네트 베닝, 서로 다른 세대 여배우들의 '케미'는?
- 1970년대의 '펑크', 그리고 페미니즘
- '뉴 페이스' 미소년, 루카스 제이드 주만의 발견

DOWN
- 상영관, 없어도 너무 없다?
- 영화도 '예술 병자'(Art fag)? 이야기의 부재는…
- 한국 관객에게 '우리의 20세기'는 없다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영화팬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우리의 20세기'다. 기대작 '킹스맨2: 골든서클'과 같은날 개봉한 이 영화는 극악한 상영관 수에 일부러 먼 극장까지 방문해 '찾아 보는' 영화로 손꼽힌다. 

19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우리의 20세기'의 매력은 무엇일까?

# 각 세대 대표 여배우들의 연기 열정, 아네트 베닝·그레타 거윅·엘르 패닝

 

'우리의 20세기'는 각기 다른 세대, 세 명의 여배우들의 연기 합이 돋보인다. [사진 = '우리의 20세기' 포스터]

 

'우리의 20세기'는 개성과 연기력으로 주목받는 각 세대 여배우들의 캐스팅으로 눈길을 모은다. 싱글맘 도로시아 역을 맡은 아네트 베닝은 영화 '아메리칸 뷰티', '에브리바디 올라잇'으로 국내 영화팬들에게 유명하다. 영화 '진저 앤 로사'에서는 엘르 패닝과 이미 한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아네트 베닝 뿐만이 아니다. 그레타 거윅은 영화 '프랜시스 하'에서 열정적인 춤사위로 눈도장을 찍었다. 젊은 청춘의 들끓는 에너지를 '프랜시스 하'에서 보여준 그는 영화 '매기스 플랜'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최근 영화 팬들에게 사랑받는 여배우로 떠올랐다.

다코타 패닝의 여동생으로 이름을 알린 아역 배우 출신의 엘르 패닝은 최근 독보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요정' 이미지와는 달리 영화 '우리의 20세기'에서 엘르 패닝은 자기파괴적이고 도발적인 10대 소녀 줄리를 소화해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미 '매혹당한 사람들'에서 커스틴 던스트, 니콜 키드먼 못지 않은 에너지를 뽐냈던 엘르 패닝은 '우리의 20세기'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여배우들 뿐만이 아니다. 눈길을 사로잡는 미소년 비주얼을 가진 배우 루카스 제이드 주만은 20세기를 살아가는 소년 제이미를 연기하며 영화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넷플릭스 제작 드라마 '빨간머리 앤'의 길버트로 낯이 익은 루카스 제이드 주만은 영화 '우리의 20세기'로 다시금 주목받으며 새로운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 1970년대의 '펑크'와 '페미니즘'

 

영화 '우리의 20세기'에서는 펑크 문화와 록이 주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사진 = 영화 '우리의 20세기' 스틸컷]

 

영화 '우리의 20세기'는 제목처럼 20세기 시대적 배경을 중요시 하는 영화다. 한참 펑크록이 대두되던 1970년대인 만큼 '우리의 20세기'에서는 다채로운 그 시대의 펑크음악으로 귀를 사로잡는다.

본래 '우리의 20세기'의 원제는 '20세기 여성'(20th Century Women)이다. 그만큼 여성의 이야기가 중심으로 펼쳐진다. 영화 내에서 페미니즘 역시 중요한 이슈로 다뤄진다. 여성의 성, 신체, 생리현상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여성의 삶을 페미니즘적 시선으로 쫒는 '우리의 20세기'는 비록 배경이 1970년대일지라도 21세기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큰 공감을 선물한다.

# '우리의 20세기'? '미국의 20세기', '힙스터' 영화일까?

'우리의 20세기'는 미국 산타바바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다. 도로시아는 1920년대생이고 애비는 1950년대생, 10대인 줄리와 제이미는 1960년대 생이다. 도로시아(아네트 베닝 분)는 '대공황 세대'로 불리고 줄리와 제이미는 2차대전 이후 미국의 풍요 속에서 자라난 세대로 분리된다.

'우리의 20세기'는 20세기에 대한 향수가 주된 주제인 영화다. 그러나 한국 관객에게는 공감을 느끼기 쉽지 않은 일이다. 도로시아가 태어난 1920년대 한국은 일제강점기였으며 애비의 1950년대는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시대였다. 1960년대생은 베이비붐 세대로 요약되지만 물질적 풍요와는 거리가 먼 세대다.

 

영화 '우리의 20세기'는 미국 산타바바라의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사진 = 영화 '우리의 20세기' 스틸컷]

 

20세기의 중반은 미국이 대공황을 이겨내고 세계 2차대전 이후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던 시기다. 미국 관객들에게는 공감을 선사해주고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시대지만 공간적, 시대적으로 한국 관객이 완벽하게 공감하기란 힘든 일이다. 

'우리의 20세기'에 등장하는 재밌는 단어인 '예술병자'(Art fag)는 최근 한국에서도 조롱조의 유행어로 쓰인다. '힙스터'(Hipster)가 바로 그것이다. 실제 '우리의 20세기'는 주된 스토리라인이 부재하고 몽환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예술영화다. 상영관이 없는 이유도 상업성이 부족한 이유 때문이다.

'우리의 20세기'에서 주인공 제이미는 페미니즘을 이야기한다는 이유로 '예술병자'라고 조롱당한다. 영화 '우리의 20세기'도 다소 낯선 연출, 스토리의 진행 방식으로 '예쁘지만 난해한 영화'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영화 '우리의 20세기'는 21세기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20세기에 대한 판타지를 심어주는 영화다. 이미 주류 관객들은 20세기의 후반에 태어났지만 영화가 그려내는 아름다운 산타바바라의 풍경과 20세기의 시대적 분위기와 예술은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상영관이 적지만 '우리의 20세기'를 관람하고자 하는 관객들이 꾸준히 이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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