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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2G 3홈런' 롯데자이언츠 손아섭, 하늘도 감동시킨 간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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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2G 3홈런' 롯데자이언츠 손아섭, 하늘도 감동시킨 간절함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0.13 2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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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타구를 보면서 ‘제발’, ‘제발’이라고 했다. 그만큼 오늘 경기에 임하는 마음이 간절했던 것 같다.”

큼지막한 타구를 날린 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9)은 ‘제발 넘어가라’는 주문을 수없이 되뇌었다. 이 경기를 내줄 경우 롯데에 남은 가을야구는 없기 때문에 홈런이 꼭 필요했다. 손아섭의 간절한 주문이 통했는지 타구는 담장을 살짝 넘어갔고 흐름이 롯데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손아섭은 1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무려 두 방의 아치를 그린 그의 활약에 롯데는 7-1로 승리, 시리즈를 최종 5차전까지 끌고 갔다.

지난 11일 3차전에서 8회초 투런 홈런을 치며 벤치의 분위기를 띄우는 세리머니를 펼쳤던 손아섭은 이날도 홈런 두 방을 날리며 더그아웃에 수많은 시그널을 날렸다.

첫 홈런은 4회초에 터졌다. 양 팀이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손아섭은 NC 선발 최금강의 3구를 받아쳐 좌중월 솔로 홈런(비거리 115m)을 터뜨렸다. 기선을 제압하는 중요한 한 방이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손아섭은 팀이 2-1로 앞선 5회초 2사 1, 2루에서 두 번째 투수 원종현으로부터 역시 좌중월 스리런포(비거리 115m)를 폭발했다. 홈런을 칠 때 입모양으로 ‘제발’, ‘제발’ 하며 기도했던 손아섭은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자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포효했다. 이 한 방으로 흐름을 완전히 가져온 롯데는 이대호, 전준우의 솔로 홈런까지 묶어 완승을 거뒀다. 손아섭은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경기 후 손아섭은 “원종현은 한국 사이드암 투수 중 가장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투수다. 구종 하나를 노리기보다 실투를 놓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타석에 임했다. 다행히 실투가 왔고, 내 생각보다 더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쐐기 홈런을 친 순간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펜스라도 맞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제발’, ‘제발’을 외쳤다. 타구를 보면서 뛰었고, 펜스라도 때리기를 바라면서 1루까지 최대한 빨리 뛰었다”고 웃어보였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3방의 홈런을 몰아친 비결이 궁금했다. 손아섭은 ‘자기 스윙’을 꼽았다.

“20대 초반 때보다 확실히 여유가 생겼다. 공을 따라가기보다 내 스윙을 할 수 있는 이유다.”

배트 끝에 테이핑을 하면서 타격에 도움을 받고 있다. 손아섭은 “2014년도 3번 타자를 하면서 장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연구를 하다가 테이핑을 했다. 테이프가 지지대 역할을 하고, 공이 맞는 순간 손목이 잘 들어간다. 장타에 이득을 봤던 것 같아서 아직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했다.

테이블세터 타순에 대해서는 “내가 공격적인 성향의 타자이다 보니 2번에 섰을 때 내가 갖고 있는 장점을 많이 발휘하는 것 같다. 1번 타자는 출루에 신경 쓰고, 공을 많이 봐야 하는 타순이라 2번 타자보다 어려운 점이 있다.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팀의 시리즈 2승째를 책임진 손아섭의 시선은 오는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을 향한다.

그는 “이기고 지는 부분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열심히 한만큼 평정심을 갖고 뛰면 하늘이 우리 팀을 도와줄 거다. 이긴다는 집착보다 순리대로 하면서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며 “시즌 마지막부터 힘든 경기를 많이 했다. 한 단계 한 단계 밟아오면서 뭉치는 계기가 됐다. 힘든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5차전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선배와 후배를 믿겠다”고 투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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