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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과감해진 창원LG 김종규, 현주엽 효과로 KBL '플라잉 히포'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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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과감해진 창원LG 김종규, 현주엽 효과로 KBL '플라잉 히포' 꿈꾼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0.1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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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참 좋은 선수다. 스타성도 좋고 실력도 있다. 한 발짝만 더 나아가면 되는데 그게 안 된다.”

이미 국가대표 센터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김종규(26)를 바라보는 현주엽(42) 창원 LG 새 사령탑의 생각이다.

김종규는 14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방문경기에서 34분24초간 코트를 누비며 14득점 9리바운드, 팀의 81-74 승리를 이끌었다.

 

▲ 창원 LG 김종규(왼쪽)가 14일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 개막전에서 현주엽 감독의 격려를 받고 있다.

 

외국인 빅맨 조시 파월이 32분 이상을 뛰면서도 6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반면 김종규는 골밑에서 고군분투했다. 출장시간도 팀 내에서 가장 많았다. 단연 압도적인 존재감이다.

그러나 만족스러운 성과만은 아니었다. 경기 전 현주엽 감독의 평가처럼 이날 경기에서도 아쉬운 점이 보였다. 양 팀 도합 버논 맥클린과 함께 가장 많은 9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기는 했지만 207㎝의 신장과 뛰어난 체공력에도 불구하고 블록슛 3개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그럼에도 평가절하 될 이유는 전혀 없다. 현주엽 감독에게 데뷔전 승리를 선물했고 무엇보다 값진 발전을 이뤘기 때문이다. 상대 빅맨들에 굴하지 않고 골밑에서 어느 때보다 적극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현주엽 감독이 주문했던 과감성을 장착한 것이다.

대진운도 있었다. 외국인 선수들까지도 꽁공 틀어막는 이승현과 높이의 강점이 있는 장재석이 모두 군입대하며 오리온의 높이는 낮아져 있었다. 김종규는 “(문)태종, (최)진수, (허)일영이 형 정도가 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감독님께서도 ‘1대1로는 너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씀해주셔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종규는 맥클린과 최진수, 문태영이 버티는 골밑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1쿼터에만 8점을 몰아넣었다. 2쿼터부터는 양상이 달라졌다. 김종규도 “더블팀이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상대가 예상대로 나와 동료들을 많이 찾으면서 경기를 풀어갔다”고 밝혔다. 2쿼터부터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상대 파울 유도 등으로 결국 팀의 승리를 이끌어 냈다.

2013~2014시즌 데뷔해 신인왕을 차지하며 평균 11득점, 6리바운드 이상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낸 김종규지만 뛰어난 기동력과 호쾌한 덩크슛에 비해 골밑에서 적극성은 아쉬움으로 꼽혔다. 골밑에서 자꾸 빠져나와 미들슛을 던지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현주엽 감독을 만나면서 몰라보게 달라졌다. 현주엽 감독은 훈련 도중 “종규야”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큰 기대를 갖고 많은 발전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 김종규(오른쪽) 고양 오리온 허일영의 골밑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김종규도 지난 시즌까지 달고 뛰던 15번이 아닌 등번호를 32번으로 바꿨다. 이는 현역시절 현주엽 감독의 상징과도 같던 등번호다. 선수시절 뛰어난 패스 감각으로 가드의 역할까지도 소화해 내며 다재다능함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현주엽 감독이지만 가장 잘 맞는 옷은 파워포워드 자리였다. 외국인 선수들과 경쟁하면서도 밀리지 않고 자신만의 플레이를 해냈다. 김종규는 현 감독의 이 같은 점을 배우려 한다.

그는 “(32번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점점 적응이 되고 있다. 동료들도 마찬가지”라며 “팬분들께서 지금은 낯설지 모르지만 더 좋은 플레이를 보인다면 만족하실 것”이라고 새 등번호에 대한 애착을 나타냈다.

새 등번호로 나선 만큼 더욱 발전된 기량을 보이고 싶다는 열망이 깊었다. 김종규는 “감독님이 새로 부임하셨고 코치님들도 모두 대단하셨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며 “개인적으로 감독님께 많이 혼나야 할 경기였다. 연습경기였으면 많이 혼났을 것이다. 아직까지 감독님과 많이 연습하고 맞췄던 부분이 잘 되지 않았다”고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했다.

이어 현 감독이 자신에게 유독 많은 애정을 쏟는 것에 대해 “부담 안 되면 거짓말이지만 선수로서 바뀌고 보여드려야 하기 때문에 고맙게 생각한다”며 “선수로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프로 5년차 김종규. 놀랍게도 그에게 이날은 데뷔 후 첫 개막전이었다. 첫 해는 드래프트로 인해 시즌 중반 프로에 입문해, 2,3년차에는 대표팀 차출로 인해, 4번째 시즌에는 부상으로 개막전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

프로 첫 개막전을 승리로 이끌고 새 감독에게 승리까지 이끈 김종규. 현주엽 감독의 가르침 속에 그의 묵직함을 장착한다면 그야말로 ‘플라잉 히포’의 면모로 리그를 호령할 센터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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