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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의 묘 아쉬움' 롯데자이언츠, 만만찮은 오프시즌 맞는다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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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의 묘 아쉬움' 롯데자이언츠, 만만찮은 오프시즌 맞는다 [SQ포커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0.1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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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흔히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라고 한다. 하지만 ‘총력전’이라는 말 앞에서는 다르다.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가용 전력을 가급적 이른 시기에 투입했어야 했지만 조금 머뭇거리다가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경기를 내준 1차전과 5차전을 돌아보면 투수 교체에서 문제점이 보였다. 특히 교체 타이밍과 관련해서는 퀵 후크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과 확연히 비교됐다.

조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5회 한순간에 마운드가 붕괴되며 0-9로 완패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 3패를 기록한 롯데는 5년 만에 맞은 가을야구에서 첫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씁쓸함을 맛봤다.

롯데는 지난 8일 1차전에서는 양 팀이 2-2로 맞선 연장 11회초 5번째 투수로 박시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올해 정규시즌 NC전 평균자책점이 15.00으로 좋지 않았고 장시환, 김원중 등 가용 전력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원우 감독의 선택이 다소 아쉬웠다. 11회 바통을 이어받은 박시영은 지석훈에게 2루타, 폭투, 권희동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으며 무너졌다. 결국 롯데는 이 경기를 2-9로 내줬다.

그리고 일주일 후 맞은 5차전. 롯데는 생애 첫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을 조금 길게 끌고 가다가 낭패를 봤다.

경기 전 “선발 박세웅이 좋지 않으면 곧바로 바꾸겠다”고 말한 조원우 감독의 말과 상반된 투수 운용을 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3회초 1사 2, 3루, 4회 2사 1, 3루 위기를 막아냈지만 더 끌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구위가 떨어지고 있었고 NC 타자들이 대체로 박세웅의 공을 정타로 연결했다.

5회초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준 시점이 롯데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허나 롯데 벤치는 여기서도 박세웅을 내리지 않았다. 박세웅은 다음타자 나성범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후속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롯데는 그제야 박세웅을 조정훈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이미 NC 쪽으로 넘어간 뒤였다. 몸이 덜 풀린 상황에서 마운드로 올라온 조정훈은 모창민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호준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1사 후 손시헌에게 1타점 희생플라이를 허락한 그는 김태군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만들어줬다.

제구가 흔들리는 게 보였지만 롯데는 마운드 교체를 단행하지 않았다. 더욱이 1~3번까지 좌타 라인이 대기하고 있었기에 좌완 스페셜리스트인 이명우를 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롯데는 그대로 조정훈으로 밀어붙였고 결국 김준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4점째를 허용했다. 분위기는 완전히 NC 쪽으로 흘러갔다. 여기서 이명우를 투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박민우에게 1타점, 나성범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0-7까지 벌어졌다. 투수 교체를 조금만 더 기민하게 가져갔다면 훨씬 적은 점수를 내주며 이닝을 마칠 수도 있었다. 동점을 넘어 역전을 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이미 승부가 결정이 났고, 롯데 타선도 더 이상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애초에 박세웅이 상대 선발투수 에릭 해커보다 승리하는 데 불리한 카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조원우 감독의 보다 과감한 마운드 운용이 필요했다. 하지만 조 감독은 마무리 손승락을 제외하고 가장 강한 불펜이라 할 수 있는 박진형을 0-7로 뒤진 6회에야 투입했다.

이날 롯데는 7명의 투수를 투입했지만 효율성에서 현저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쓸쓸히 퇴장했다. 반면 김경문 NC 감독은 7점 앞선 상황에서도 원종현-임창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가동해 롯데의 추격을 원천 차단했다.

마운드 운영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시즌을 마감한 롯데. 2017년 가을에 작아진 거인군단은 당장 큰 과제를 앞두고 있다. 바로 오프 시즌 FA(자유계약선수) 협상과 외부 보강이다.

사실 롯데의 포스트시즌 성패에 따라 손아섭, 강민호, 최준석 등 내부 FA와 메이저리그(MLB)에서 국내 복귀를 선언한 황재균을 노릴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었다. 하지만 가을야구 첫 관문에 탈락의 고배를 마셔 이 부분이 불투명해질 공산도 있다. 더욱이 강민호와 최준석은 이번 가을야구에서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프 시즌 매우 큰 과제와 마주한 롯데. 스토브리그에서 몇 명의 선수와 계약하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 구단의 운영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개로 계약 기간이 끝난 조원우 감독의 재계약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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