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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다이노스 김준완 '더 캐치', 스크럭스 만루홈런보다 값졌던 이유 [플레이오프 1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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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다이노스 김준완 '더 캐치', 스크럭스 만루홈런보다 값졌던 이유 [플레이오프 1차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0.17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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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공격에서 만루홈런을 친 스크럭스도 잘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슈퍼캐치’를 해낸 김준완이 경기 MVP(최우수선수)다.”

경기를 승리로 이끈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꼽은 MVP는 김준완(26)이었다. 끌려가던 경기를 한 방에 뒤집은 그랜드슬램도 있었지만 김경문 감독의 생각은 확고했다.

김준완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타선과 수비에서 분투하며 팀의 13-5 승리를 견인했다.

▲ NC 다이노스 김준완(왼쪽)이 17일 두산 베어스와 201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회말 몸을 날려 공을 잡아내고 있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김준완을 1번 타자로 활용할 뜻을 밝히며 ‘수비능력’을 강조했다. 김준완은 수차례 호수비를 펼치며 김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냈다.

김준완은 2회말 중전 안타를 날리고 2루로 돌진하는 허경민을 잡아냈다.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린 두산의 추가점 기회를 막아낸 명품 송구였다.

그러나 이것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NC가 2-1로 앞선 상황에서 맞은 4회말 두산은 거센 반격을 시작했다.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엮어 3점을 냈고 선발 장현식을 강판시켰다. 2사 1,3루에서 제프 맨쉽이 공을 넘겨받았다. 이미 2-4로 역전당한 상황. 더 이상 점수를 허용한다면 분위기를 완전 내줄 수도 있었다.

민병헌이 맨쉽의 공을 멀리 쳐냈다. 좌중간을 가를 경우 1루 주자까지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대형 타구였다. 그러나 그 순간 김준완이 몸을 날렸고 믿기지 않는 ‘더 캐치’를 해냈다. 이후 NC가 5회초 곧바로 재비어 스크럭스의 만루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수훈 선수는 아무래도 슈퍼캐치를 해낸 김준완이다. 지고 있기는 했지만 타구를 흘리는 것과 막아내는 것은 굉장히 큰 차이였다”며 “선수들에게 좋은 분위기를 안겼고 이로 인해 스크럭스의 만루 홈런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 김준완이 3회초 도루 과정에서 상대 유격수 류지혁과 부딪힌 이후 어깨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김준완은 이후 후속 타자의 안타로 홈을 밟았다.

김준완은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주로 대타와 대수비로 나섰다. 김경문 감독의 선발 기용이 승부수로 여겨지는 이유다. 그럼에도 김준완은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타석에서도 3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으로 리드오프의 역할을 100% 수행했다.

그는 “오랜만에 경기 나왔는데 제대로 야구를 한 것 같은 느낌”이라며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보탬된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슈퍼캐치 상황에 대해서는 “처음엔 공이 빠지는 줄 알고 안 보고 뛰었는데 끝에서 살짝 죽었다. 확신이 들어서 뛴 게 아니라 일단 시도해보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글러브에) 걸렸다”며 “다행이라는 생각과 두 번째 타자여서 빨리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뛰어 들어갔다”고 말하며 웃었다.

3회 도루 과정에서 수비와 부딪혀 어깨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금세 일어나는 투혼을 발휘했다. 오랜만에 잡은 기회인 만큼 쉽게 놓칠 수 없었다. 아픔을 참고 일어서는 그를 향해 NC 관중석 뿐 아니라 두산 팬들까지도 박수로 격려를 보냈다. 김준완은 “어깨가 무릎에 찍혔는데 빠진 것 같이 아팠지만 시간이 지나니 참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고 담담히 말했다.

부담을 털어낸 게 좋은 활약의 원동력이다. 그는 “이번 포스트시즌은 시즌을 치르는 느낌이 더 많이 든다”며 “부담은 없다. 먼저 나가든 뒤에 나가든 매 경기를 시즌을 치르듯 하면 된다”고 밝혔다.

가을야구처럼 큰 경기에서는 수비 하나가 승패를 결정한다. 놀라운 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건져낸 김준완. 그의 가을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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