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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 탐방](1) 블런트가 말하는 인디레이블은 '규정파괴'(인터뷰)(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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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 탐방](1) 블런트가 말하는 인디레이블은 '규정파괴'(인터뷰)(下)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1.27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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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지난해 잔뼈 굵은 음악인들이 뭉쳐 탄생한 그룹 블런트(보컬 김연대, 리더 유재경, 기타 장인석)는 인디레이블계의 이단아로 통한다. 한정적인 록밴드 장르를 넘어 발라드부터 팝, 가요까지 모든 음악을 하고 있고 대중과 소통하는 멜로디 위주의 장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디계에서 다양한 장르와 대중적 멜로디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스스로를 인디계 장르 파괴자로 규정하며 자신들만의 음악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그룹 블런트 멤버들, 유재경 장인석 김연대(왼쪽부터).

[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기자] 블런트에게 올해는 특별한 한해다. 소속사인 핑크 고릴라 법인 설립과 정규 1집 앨범을 발매했고 다양한 공연활동을 통해 빨리 이름을 알린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자신도 현재 상황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이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던 원동력은 역시 '규정파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 인디문화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

블런트는 홍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재의 인디 문화에 대해 거부감을 품고 있었다. 사실 이들도 처음에는 홍대 주류무대를 뚫어 그곳에서 음악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홍대신을 두들긴 게 지난해 초부터인 것 같아요. 블런트를 결성한 지난해 홍대에 흡수되고 싶었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더라고요. 홍대 인디신은 대중적인 음악계와 비교해서 인디인거지 그들 세계에서는 주류입니다. 그래서 그들만의 인맥과 벽이 존재하죠. 우리가 그곳에 막혔던 거예요."

"클럽 무대에 서려고 하면 보이지 않는 견제를 많이 받았어요. 특히 평일 공연은 타임도 적고 하니까 홍대에서 잔뼈가 굵거나 그런 인맥들이 챙겨주는 밴드들이 장악했죠. 그나마 우린 주말에나 설 수 있었고요."

 

블런트는 음악 스타일 면에서도 홍대신과는 맞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음악적 다양성과의 차이점 때문이다.

"한번은 클럽 오디션을 봤는데 관계자들이 우리 음악에 '세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음악이 너무 세서 앞뒤에 나오는 밴드들이 소리가 묻힌다는 이유로 민원을 넣는다는 이유였죠. 순간 홍대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을 해야 하나를 생각하기도 했지만, 장르가 하나 유행을 타면 몰리는 그런 밴드들과 같아지기는 싫었죠."

블런트는 이런 이유로 다른 방법을 통해 자신들의 무대를 만들기로 했다. 하나의 방법이 수익공연이었다.

"우리는 이후 홍대 인디신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어요. 그리고 행사(수익공연)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죠. 사실 수익공연은 대중음악계의 주 공연 루트인데 역으로 우린 그 길에 도전한 거죠. 정말 대중들과 소통하고 같이 논다는 기분으로 공연을 해왔죠. 그러다 보니 효과가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수익공연계에서는 우리 블런트를 인정하고 우리를 많이 찾기 시작하더라고요. 오히려 수익적인 면이나 음악적 다양성 측면에서 예전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 낸 것이죠."

 

◆ 인디가 아닌 음악에 눈을 뜨다

이처럼 블런트는 힘겨운 과정을 거쳐 새로운 도전을 통해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냈다. 그렇다 보니 음악적 방향성을 인디문화가 아닌 대중성에 초점을 맞췄다. 대중과의 소통을 가장 첫 번째로 둔 것이다.

"음악에 눈을 떴다고나 할까요? 음악이라는 것, 이것은 대중들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대중성을 갖춘 음악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죠, 만약 우리가 갇혀 있는 인디밴드였다면 이런 생각조차 하지를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홍대신을 탈피하고 대중 친화적인 공연을 많이 하다 보니 깨닫게 된 거죠. 그래서 우리는 인디라는 규정을 싫어해요. 그냥 우리가 하고 싶고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그룹인 거죠."

 

◆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 그것은 '다양한 장르의 힘'

블런트만의 대중적인 음악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참 어려운 이야기다. 하지만 블런트는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

"우리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합니다. 록은 기본이고 발라드, 팝 심지어 가요까지, 이 모든 장르를 만들고 연구하고 대중 친화적으로 완성하려고 하죠. 특히 우리 음악을 도맡고 있는 재경이 형이 드라마 및 영화 OST, 유명 가수들의 프로듀싱을 맡아온 경험이 큰 힘이 되고 있죠. 그래서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다는 힘이 있습니다. 저 역시 발라드와 가요 쪽 노래를 전문적으로 해온 경험이 있고요." (김연대)

▲ 블런트 공연 장면. [사진=핑크고릴라 제공]

◆ 앞으로 블런트는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 것인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고 대중 친화적으로 가겠다는 블런트. 그렇다면 구체적인 앞으로의 성장 방향이 궁금해졌다. 아무리 인디를 탈피한다고는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방향을 들었다.

"일단 2년의 목표를 잡고 있어요. 우리가 인디임을 스스로 탈피하고 있지만 삶은 빡빡하니까요. 2년간 확실히 다듬어지고 반듯한 색깔의 음악을 완성한다는 목표죠,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계속해 만들고 연구해 나갈 생각이에요. 분명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의 음악을 완성할 수 있겠죠."

"다만 우리만의 근본적인 음악적 색깔은 흔들지 않는 겁니다. 우리만의 음악적 색깔 위에 대중이라는 옷만 갈아입으며 발전하겠다는 소리예요. 그 시대와 현 상황에 가장 어울리는 음악스타일의 옷이죠."

마지막으로 블런트의 음악들이 아름다운 멜로디가 많은 또 다른 비결을 물었다. 그러자 그들다운 신선한 답변을 내놨다.

"매일 그런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술을 마시고 만들면 좋은 음악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웃음)

▲ 블런트 공연 장면. [사진=핑크고릴라 제공]

[취재 후기] 인디계의 획일성을 탈피하고 그들만의 음악을 만들어가겠다는 블런트. 대중적이냐 인디적이냐의 논쟁을 넘어 그들은 이미 대중을 위할 줄 아는 진정한 음악가의 자세를 갖춘 밴드였다. 이런 음악인들이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대중들에게는 큰 행운이 아닐까.

◆ 멤버 소개

▲ 블런트 멤버 김연대

보컬 김연대- 태권도 상비군 출신인 그는 지난 2007년도 투로멘스라는 보컬그룹으로 가수로 데뷔하며 대중가요를 하다 2009년 록이 좋아 밴드를 결성하고 인디무대에 올랐다. 이후 유재경 프로듀서를 만나 블런트를 만들게 됐다. 현재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보컬을 전담하고 있다.

▲ 블런트 멤버 유재경

리더 유재경-제작자로 더 유명한 그는 뮤지컬 프로듀싱을 시작으로 유명 드라마와 영화 OST(KBS 2TV '왕가네 식구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 다수)의 프로듀싱을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현재는 블런트의 음악적 역량에 큰 영향력을 가진 리더로 활약 중이다.

▲ 블런트 멤버 장인석

기타 장인석- 잘생긴 외모로 연예계 활동을 해오던 그는 뛰어난 기타 실력으로 블런트에 스카우트돼 현재 블런트의 핵심멤버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인디레이블 탐방](1) 파괴적 기획사 핑크고릴라 창작 현장을 가다 (上) 도 함께 보세요.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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