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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영화관]'거인' '봄' '제자 옥한음'...작은 영화들의 매서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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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영화관]'거인' '봄' '제자 옥한음'...작은 영화들의 매서운 맛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1.2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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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하반기 한국 다양성 영화들이 상영관 열세에도 불구하고 만만치 않은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김태용 감독의 예민한 감수성이 빛나는 '거인'은 27일 개봉 14일 만에 2만 관객(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 레이스에 돌입했다. 영화는 칸영화제 최연소 초청의 주인공인 김태용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와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올해의 배우상에 빛나는 최우식의 열연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부모로부터 버려진 뒤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열일곱 소년 영재의 성장통을 그린 '거인'의 기록은 올해 100개 미만 스크린에서 개봉한 한국 다양성 영화 최고의 흥행작인 '족구왕'의 18일차 2만 돌파 기록을 4일이나 앞당긴 수치다. 개봉 후에도 네이버 영화 9.0(27일 현재) 등 주요 포털사이트와 예매사이트에서 높은 관람 후 평점을 보이고 있다. 유능한 신인 독립영화 감독과 배우의 발굴, CJ E&M 버터플라이 프로젝트 선정작이라는 점에서 국내 다양성 영화시장의 속살 같은 작품이다. 버터플라이 프로젝트는 영화제작 지원, 국내외 배급을 통해 우수 인력의 시장 진입을 돕고 건전한 문화 생태계 조성을 위해 이뤄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감독 안해룡 이상호)은 스크린 수 부족과 상영제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흥행력을 과시하고 있다. 영화의 개봉은 물론 대관 상영까지 불허 입장을 낸 대형 멀티플렉스의 불공정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 힘겨운 상영 줄다리기를 지속하고 있는 ‘다이빙벨'은 관객들의 지속적인 발걸음에 힘입어 24일 누적 관객수 4만명을 돌파했다. 영화는 지난 10월23일 개봉됐다.

제자훈련에 인생을 걸었던 고 옥한흠 목사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 다큐멘터리 '제자, 옥한흠'(감독 김상철)은 뜨거운 입소문으로 개봉 27일째인 지난 25일 4만 관객 고지를 넘은데 이어 박찬경 감독의 '만신'을 누르고 올해 최고 흥행 다큐멘터리 영화에 등극했다. 옥한음 목사는 한 평생 참된 목회자로 살면서 모범이 됐으며 한국 교회의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했던 인물이다.

27일 개봉한 감동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는 예매율만으로 '워낭소리'의 첫날 스코어를 훌쩍 뛰어 넘으며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76년 한평생 서로만을 바라본 백발 부부의 진정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독립 다큐영화 사상 최대 개봉관 규모인 186개 상영관을 확보, 개봉 첫날 8607명을 모으며 누적관객수 1만4805명의 놀라운 기록을 작성했다. 이는 언론 시사회와 일반 시사회를 거치며 언론 및 관객의 호응과 입소문에 탄력을 받은 결과다.

▲ '님아, 그강을 건너지 마오'(사진 위)와 '누구에게나 찬란한'

지난 20일 개봉한 영화 ‘봄’(감독 조근현)은 해외영화제 8관왕의 성과를 이룰 만큼 탄탄한 작품성으로 관객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영화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조각가 준구(박용우), 끝까지 삶의 의지를 찾아주려던 아내 정숙(김서형), 가난과 폭력 아래 삶의 희망을 놓았다가 누드모델 제의를 받는 민경(이유영)에게 찾아온 삶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관한 이야기다.

세 주연배우의 열연을 비롯해 한국의 풍토를 고스란히 담아 수채화 같은 영상미가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대규모 상업영화의 퀄러티를 능가한다. 자극적인 장르가 판치는 극장가에서 감동과 여운을 겸비한 새로운 한국형 감성 상업영화로 평가받으며 관객몰이에 힘을 더하고 있다.

가난하지만 축구 선수가 되고 싶은 꿈을 간직한 채 성장하는 국내 최초 지역아동센터 유소년 축구팀 ‘희망FC’와 김태근 감독의 뜨거운 여정을 담은 감동 다큐멘터리 '누구에게나 찬란한'(감독 임유철) 역시 지난 11월6일 개봉해 전국 1만5000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 레이스를 질주하고 있다.

특히 단체 관람객 5000명을 돌파하는 등 집단관람 열기가 뜨겁다. 각 지역 아동센터의 단체관람 문의에 이어 프로축구단 울산현대의 축구 꿈나무들과 단체관람 이후 전북 현대모터스에서도 유소년 축구팀과 함께 단체관람할 예정이다. 기업의 단체 문의 역시 이어지며 한화케미칼에서는 직원 및 유소년 축구선수들과 함께 단체관람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상업영화 평균 제작비 30억원에 한참 못미치는 저예산, 수 백에서 1000개가 넘는 스크린을 잡고 가는 대형영화들과 달리 수 십개 혹은 100개 안팎에 불과한 적은 스크린으로 관객과 만나는 힘겨운 상황이지만 실험정신을 바탕으로 차별화되는 스토리와 장르, 신선한 완성도를 앞세운 한국 다양성 영화의 약진은 날로 근육과 살집을 키워가는 추세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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