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선발로도 안 되고 불펜으로도 벅차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을 앞으로 어떤 보직으로 쓸까.

맨쉽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팀의 4번째 투수로 나와 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맨쉽을 비롯한 NC 불펜은 전날 두산 불펜처럼 와르르 무너졌다. NC는 두산에 7-17로 졌다. 시리즈 전적 7승 17패.

앞서 롯데 자이언츠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선발로 뛰었던 맨쉽이다. 한 경기에 나서 4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성적에 비해 썩 좋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였다.

NC가 롯데를 3승 2패로 제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이, 김경문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맨쉽의 보직을 불펜으로 변경한 것. 미국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인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불펜으로 뛴 바 있기에 맨쉽에게 낯설지 않은 보직이다. 본인에게도 충분히 양해를 구했다.

원래 보직이기에 잘 던져줄 걸로 믿었지만 맨쉽은 중간에서도 흔들렸다. 전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⅓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은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은 사이에 3점을 내줬다.

팀이 6-4로 앞선 6회말 무사 1,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맨쉽은 첫 타자 양의지에게 볼넷을 내준 뒤 최주환에게 역전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볼카운트 1-0에서 2구를 시속 145㎞ 투심 패스트볼로 던졌는데, 이것이 대형 아치로 연결됐다. 한순간에 두산 쪽으로 흐름을 넘겨주고 말았다. 다음타자 오재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후속 허경민에게 다시 중전 안타를 맞았다. 결국 맨쉽은 원종현으로 교체됐다.

선발도 만족스럽지 않고 불펜에선 낙제점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이제 김경문 감독은 맨쉽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까. 3차전 선발투수가 외인 에릭 해커이기에 이 경기에서 맨쉽의 입지는 더 좁아진다. 재비어 스크럭스가 타선에 포함될 공산이 크기 때문. 규정 상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출전할 수는 없다.

올해 정규시즌 매우 인상적인 시작을 알렸던 맨쉽. 하지만 부상으로 장기 이탈한 뒤 돌아오고 나서는 행보가 썩 좋지 않다. MLB 강팀에서 불펜을 맡았던 그가 한국 땅에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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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