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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불안했던 두산베어스 최주환, 이젠 가을야구 주연이라 불러다오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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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불안했던 두산베어스 최주환, 이젠 가을야구 주연이라 불러다오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0.1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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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대기 타석에서 구창모 선수가 마운드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바뀔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129경기 출전, 타율 0.301(399타수 120안타) 7홈런 57타점 65득점. 두산 베어스 최주환(29)의 올 시즌 성적이다. 2006년 입단 후 가장 많은 기회를 받으며 날아올랐지만 가을야구에 나선 그는 여전히 불안했다.

최주환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만루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팀의 17-7 대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 두산 베어스 최주환이 18일 NC 다이노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회말 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리고 활짝 웃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짜릿한 경기였다. 2006년 두산 입단 후 11년 만에 첫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지만 가을야구엔 또다시 벤치에서 자리를 지켜야 했다. 수비력이 부족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1차전 최주환에게 허락된 타석은 단 한 번이었다. 9회말 김재호의 대타로 출전했지만 그마저도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전날 부진했던 닉 에반스를 대신해 지명타자로 나섰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에반스가 장타력이 있고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컨택트 능력은 부족하다. 게다가 이재학이 체인지업은 까다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최주환이 맞히는 능력에서는 낫다고 생각했다”고 기용 배경을 밝혔다.

최주환은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2회 포수 팝플라이, 4회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섰던 최주환은 팀이 4-6으로 끌려가던 6회말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구창모가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지 못하고 볼넷 2개를 허용했고 이어 등판한 제프 맨쉽도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최주환은 맨쉽의 2구 시속 145㎞ 바깥쪽 투심 패스트볼을 결대로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4-6에서 8-6 역전을 만드는 홈런이었다. 두산은 이후 파상공세를 펼치며 승리를 따냈다.

▲ 그랜드슬램의 주인공 최주환(가운데)이 동료들의 격렬한 축하를 받고 있다. 최주환은 이날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데일리 MVP(최우수선수)의 몫도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최주환은 경기 후 마음껏 “팀에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겨서 좋다”며 “중요한 상황에서 욕심을 버리고 쳤는데 운이 좋아 결과가 잘 나왔다. 팀 승리에 도움이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뻐하기만해도 모자랄 상황이었지만 최주환은 당시의 초조했던 감정을 나타냈다. 그는 “대기 타석에서 구창모 선수가 마운드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바뀔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맨쉽으로 투수가 바뀌며 강석천 타격코치님께서 안 뺄거니까 자신 있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뛰어난 성적으로 시즌을 마친 최주환이지만 아직 가을야구에서는 자신이 중용될 것이라는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강 코치의 발언은 큰 힘이 됐다. “전 타석에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은데 힘을 빼고 자신 있게 치라고 하셨다”며 “믿음을 주셔서 타석에서 집중해서 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홈런의 비결을 전했다.

감독은 컨택트 능력을 원했지만 최주환은 대포로 화답했다. 이제는 엄연한 가을야구의 주인공이다. 두산은 이제 마산으로 장소를 옮겨 3,4차전을 치른다. 최주환에겐 기분 좋은 장소다. 그는 올 시즌 마산에서 타율 0.333(12타수 4안타)로 좋았다. 2차전 MVP까지 차지한 최주환에게 이제 조급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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