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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마지막까지 빛난 김사니, '제2의 배구인생'에 쏠리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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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마지막까지 빛난 김사니, '제2의 배구인생'에 쏠리는 시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0.19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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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배구 때문에 많이 울기도 하고 행복했던 것 같아요. 안녕 내 사랑 배구.”

지난 5월 현역 은퇴 의사를 밝힌 김사니(36)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자신의 SNS에 남긴 글이다. 배구에 울고 웃었던 선수생활을 접고 또 다른 출발을 하겠다고 전했다. 물론 ‘배구인’으로서.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설위원으로 돌아왔다. 수원 현대건설 지휘봉을 잡게 된 이도희 감독의 빈자리를 메우게 된 것이다.

▲ 김사니(오른쪽)가 18일 은퇴식에서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 제공]

김사니는 해설위원으로도 바쁜 나날을 보냈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주요 경기 중계를 맡았고, 지난달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에서도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2017~2018 V리그에서 해설위원으로서 첫 시즌을 보낸다.

이처럼 견고한 토스워크로 배구 팬들에게 기쁨을 줬던 김사니 해설위원은 중계석에서도 똑 부러지는 멘트로 이목을 끌고 있다. 제2의 배구인생을 힘차게 펼치고 있다.

18일 화성 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김사니의 은퇴식이 열렸다. 정장을 말끔히 입은 모습이 잘 어울리지만, 아무래도 배구 팬들에게는 ‘선수’ 김사니가 익숙하다. 활짝 웃으며 코트를 밟은 김사니는 어머니 지연우 여사의 영상편지를 보자 눈물을 쏟아냈다. 그런 김사니의 모습을 보고 김희진 등 후배들도 눈물을 훔쳤다.

그의 등번호인 ‘9번’은 IBK기업은행의 영구 결번(여자부 최초)으로 지정됐다. 등번호가 20번까지만 있는 배구의 특성 상 특별한 결정이었다. 더군다나 김사니는 IBK기업은행에서는 세 시즌밖에 뛰지 않았다. 그만큼 선수시절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김사니를 구단 측에서 배려해준 것이라 볼 수 있다.

▲ V리그 10주년 올스타에서 '베스트7' 세터로 이름을 올린 김사니. [사진=스포츠Q DB]

김사니는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현역생활을 했다. 서울 중앙여고 시절인 18살 때부터 국가대표를 맡을 정도로 김사니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세터였다. 영리한 토스워크와 경기를 읽는 눈, 수준급의 디그 실력을 갖춘 그는 성인 무대에서도 빛을 발했다.

김사니는 한국도로공사(1999~2007년)를 시작으로 대전 KT&G 아리엘즈(2007~2010년),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2010~2013년), 로코모티브 바쿠(아제르바이잔, 2013~2014년), IBK기업은행 알토스(2014~2017년)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KT&G 시절인 2009~2010시즌 장소연, 김세영, 외국인 선수 마델리이네 몬타뇨와 함께 V리그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고 IBK기업은행에서 두 번의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 김사니(오른쪽)와 남지연(현 인천 흥국생명)이 2016~2017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 제공]

또,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대표팀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한국 여자배구의 저력을 보여줬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를 포함해 총 172경기를 뛰었다.

오랜 시간 현역으로 활약한 만큼, 수상 경력과 각종 기록도 화려하다.

2005시즌 V리그 세터상을 비롯해 2005~2006시즌 세터상, 2010~2011시즌 베스트 세리머니상,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 MVP, 2015~2016시즌 베스트7(세터) 등을 수상했다. 2008년 KOVO컵 대회에선 여자부 MVP에 올랐다. 또, V리그 10주년 올스타에서 베스트7(세터)에 뽑히기도 했다.

프로 출범 이후 385경기 1448세트에 출전한 김사니는 지난해 12월 11일 V리그 역대 1호로 세트 성공 1만2000개를 돌파했다. 김사니의 토스가 1만2000득점으로 연결됐다는 의미. 이는 아직 깨지지 않은 대기록으로 남아있다.

▲ 김사니(왼쪽)가 18일 은퇴식에서 IBK기업은행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 제공]

세터로서 경기를 보는 눈이 깊고 넓었던 김사니는 이제 마이크를 쥐고 해설위원으로서 배구 팬들과 만난다. 제2의 배구인생을 시작하는 각오에 대한 말도 그다웠다.

“해설도 빈틈없이 다른 해설위원과 다른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똑 소리 나는 배구로 19년 동안 팬들을 즐겁게 했던 김사니. 그의 제2의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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