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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김은섭 승부욕, 박수 받을만한 이유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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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김은섭 승부욕, 박수 받을만한 이유 [SQ이슈]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0.2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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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서울 우리카드 미들 블로커(센터) 김은섭(28)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경기 도중 선배인 문성민(31‧천안 현대캐피탈)과 언쟁을 벌인 일이 하루가 지난 뒤에도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오르내리고 있다.

경기 도중 민감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벤치클리어링을 벌이기도 하는 야구와는 달리 배구에서는 선수들끼리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드물다.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네트를 사이에 두고 매너를 지키고 있다. 점수를 올릴 때 상대 코트를 향해 세리머니하지 않는다.

▲ 김은섭(왼쪽)이 22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문성민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신으뜸(가운데)이 말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허나 팀 사기를 위해 상대 선수와 불가피하게 언쟁해야 할 때도 있다. 22일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전이 그랬다.

우리카드가 3세트 17-15로 앞선 상황에서 안드레아스(현대캐피탈)의 백어택을 우리카드 리베로 황영권이 받아냈다. 상대 코트로 넘어간 공은 라인에 물렸다. 인(In)이 된 것. 허나 주심은 현대캐피탈의 득점을 인정했다.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일까.

우리카드가 현대캐피탈 코트로 공을 넘기는 과정에서 범실이 나왔다. 우리카드 왼쪽 공격수 나경복이 안테나를 건드린 것. 공이 들어오거나 나간 것에 관계없이 현대캐피탈의 포인트로 끝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주심이 조금 늦게 판정을 내렸다. 이에 양 팀 선수들이 한데모여 언쟁을 벌였다.

김은섭과 문성민이 맞선 건 바로 이때였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언쟁을 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졌다. 동료들의 만류로 일단락 됐지만 두 선수는 나란히 레드카드를 받으며 벌칙으로 1점씩을 받았다.

경기 후 문성민은 “경기를 하다보면 그런 경우가 생긴다. 김은섭 선수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며 후배를 감쌌고, 김은섭도 선배에게 허리 굽혀 인사해 둘의 앙금은 사라진 듯하다.

▲ 김은섭(왼쪽)이 22일 현대캐피탈전에서 억울하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김은섭이 코트에서 보여준 승부욕이다. 인천 대한항공과 개막전을 패한 뒤 이날 홈 개막전을 승리하고자 할 의지가 강했다. 불과 7개월 전 임의탈퇴 공시 됐을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3월 우리카드의 요청으로 김은섭을 규약 제53조(임의탈퇴 선수)에 의거해 임의탈퇴로 공시했다.

당시 우리카드 관계자는 “김은섭이 더 이상 배구를 하지 않고 쉬고 싶다고 하더라. 구단에서도 만류했지만 뜻을 굽히지 않았다. 2016~2017시즌 활약이 좋아 구단에서도 기대가 컸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센터인 박상하(FA), 박진우(군입대)가 차례로 빠져나간 우리카드로선 김은섭이 필요했지만 당시에는 선수의 입장이 너무도 확고했다. 2012~2013시즌 후 상무에 입대한 뒤 배구 코트를 떠났던 김은섭은 이때가 두 번째 은퇴였기에 영영 코트에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다시 선수단으로 돌아와 훈련을 시작했고, 자신을 받아준 선수들과 훈련에 임했다. 몸이 완전히 올라오진 않았지만 초심을 되찾으며 구슬땀을 흘렸다. 개인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은 김은섭은 올 시즌 개막전부터 선발 출장했다.

비록 팀은 초반 처져있지만 김은섭은 여전히 날카로운 눈빛으로 코트를 응시하고 있다. 문성민과 다툼은 경기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결 달라진 마음으로 배구하고 있는 김은섭. 특유의 파이팅으로 우리카드 선수단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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