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4:15 (목)
'V리그 역사적 맞대결' 현대건설 이도희-흥국생명 박미희에 쏠리는 시선 [SQ프리뷰]
상태바
'V리그 역사적 맞대결' 현대건설 이도희-흥국생명 박미희에 쏠리는 시선 [SQ프리뷰]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0.25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프로배구 V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승부가 펼쳐진다. 이도희(49) 수원 현대건설 감독과 박미희(54) 인천 흥국생명 감독이 V리그 사상 첫 여성 사령탑 맞대결을 벌인다.

2017~2018 도드람 V리그 여자부 1라운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경기다.

이도희 감독이 지휘하는 현대건설은 25일 박미희 감독의 흥국생명을 홈구장인 수원체육관으로 불러들여 V리그 1라운드 대결을 펼친다.

▲ 이도희 감독(오른쪽)이 흐뭇한 표정으로 양효진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두 사령탑은 정식경기에서 이미 한 차례 맞붙은 적이 있다. 지난달 15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 천안‧넵스컵 예선이었는데, 당시에는 이도희 감독이 웃었다. 현대건설이 세트 스코어 3-0(25-22 29-27 26-24)으로 이겼다. 비록 정규시즌은 아니었지만 프로 스포츠 사상 첫 여성 사령탑 맞대결이었다는 점에서 이도희 감독에게 의미 있었던 한 판이었다.

이번엔 V리그에서 진정한 승부를 펼친다.

현대건설은 여자부 6개 팀 중에서 유일하게 패배가 없다. 2경기 2승 무패 승점 4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공격수 엘리자베스 캠벨의 공수 밸런스가 좋고, 세터 이다영도 안정적인 토스를 뿌려주고 있다. 김세영, 양효진이 버티는 중앙은 ‘통곡의 벽’이다.

이에 맞서는 흥국생명은 직전 경기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지난 21일 대전 KGC인삼공사와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 역전승을 챙겼다. 외국인 선수 심슨이 43득점(공격 성공률 46.15%)을 폭발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시영(10득점)도 블로킹을 5개나 잡으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 박미희 감독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코트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2명의 여성감독이 동시에 V리그를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선수 시절 선배였던 박미희 감독이 지도자로서도 먼저 출발했다. 박 감독은 1980년대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이자 미도파 레전드였다. 현역 은퇴 후 2006년부터 KBS N 스포츠에서 해설위원으로 활약한 박 감독은 2014~2015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2010~2011시즌 조혜정 서울 GS칼텍스 전 감독 이후 역대 두 번째 V리그 여성 사령탑이 됐다.

박 감독은 부임 직전 꼴찌에 머물렀던 팀을 여러 단계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박 감독의 뒤를 이어 이도희 감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1980~90년대 실업팀 호남정유의 주전 세터로 활약한 이 감독은 2005년 흥국생명 코치로 부임하면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GS칼텍스 코치(2010~2011년), 여자대표팀 코치(2013년)를 역임했다. 그리고 2014년부터는 SBS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중 세 시즌 동안에는 현대건설 세터 인스트럭터로 염혜선, 이다영을 지도하기도 했다.

이때 이다영과 처음 인연을 맺은 이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또 한 번 영건 세터와 마주했다. 비시즌 동안 ‘단내 나는’ 훈련을 소화한 이다영은 한결 향상된 플레이로 이목을 끌고 있다.

두 사령탑은 이달 11일 V리그 미디어데이에서 맞대결에 대한 필승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박미희 감독은 “이 감독은 존경하는 후배다. 그동안 지도자 준비를 충실하게 한 것 같다. 기대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이도희 감독도 다른 5개 팀 감독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고 경쟁자로서 출발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도희 감독은 “박 감독님을 존경한다. 신임 사령탑인 내가 감히 ‘여성 지도자 맞대결’을 의식할 수는 없다”면서 “박미희 감독님이 걸어간 길을 잘 따라서 여성 지도자가 좀 더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V리그 최초의 여성 사령탑 맞대결에서 누가 웃을까. 25일 오후 5시 수원체육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