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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 죄송하지만... " KIA 양현종 액션에 광주 떠나갈 뻔 [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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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 죄송하지만... " KIA 양현종 액션에 광주 떠나갈 뻔 [한국시리즈]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10.26 2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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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Q(큐) 글 민기홍·사진 주현희 기자] “양현종, 양현종!”

8회초 두산 베어스의 공격이 삼자범퇴로 끝났다. KIA(기아) 타이거즈 슈퍼스타 양현종이 3루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두 팔을 벌려 호응을 유도하자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가 떠나갈 듯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양현종이 20승 투수, 현역 최고 토종임을 확실히 증명했다. 가장 큰 경기인 한국시리즈에서 11탈삼진 완봉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하며 빛고을 안방팬들의 소름을 돋게 했다.

양현종은 26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9이닝 122구 4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 양현종(왼쪽)이 완봉승을 거둔 직후 포수 김민식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9회에는 아예 공 하나하나에, 스트라이크 콜이 나올 때마다 데시벨이 올라갔다. 2스트라이크만 잡으면 삼진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볼이 나오면 탄식이 나왔다.

7회와 8회를 마쳤을 때 양현종은 평소 시즌 때와 달리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에이스가 직접 나서 액션을 취하자 타이거즈 팬들이 난리 난 건 당연한 일.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기자들과 만난 양현종은 “두산 팬분이나 선수들에겐 죄송하지만 저희 팀이 리액션을 보며 힘이 났으면 했다”며 “저도 모르게 크게 나왔는데 하고 나선 이 정도까지 하면 안 되는데 생각했다”고 상황을 돌아봤다.

1-0 완봉승은 한국시리즈 역사상 최초다. 포스트시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1986년 10월 11일 대구 OB전 김일융(삼성), 1995년 10월 10일 잠실 LG전 주형광(롯데) 다음 3호다.

완봉승 자체가 가을야구에서 몇 번 없다. 포스트시즌 21번, 한국시리즈 10번이다. 가장 최근 완봉승은 2009년 5차전 KIA 아퀼리노 로페즈였는데 KIA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양현종은 “컨디션이 좋아서 공격적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실투가 들어가도 파울이나 범타 나왔다”며 “야구하면서 이렇게까지 힘들었던 것도, 집중한 것도 처음인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 양현종을 안아주는 김기태 감독(오른쪽).

원래 7회까지만 던지고 싶었다고. “계속 가자고 하셔서 8회를 던졌고 타자들이 점수를 내서 힘이 나 9회까지 던졌다”고 양현종은 말했다. 최고의 1구로는 7회초를 마감한 김재환 상대 바깥쪽 패스트볼을 꼽았다.

양현종은 선발로 명승부를 펼친 두산 장원준도 치켜세웠다. 장원준 역시 7이닝 4피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극심한 타고투저 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아름다운 투수전이었다.

양현종은 “원준이 형하고 대결한다는 자체가 한국프로야구에 이슈”라며 “우리나라 최고 좌완 원준이 형하고 이런 게임했다는 게 영광이다. 스스로 정말 이기고 싶었던 게임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1차전을 3-5로 내준 KIA는 20승 스타 양현종 덕분에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리고 기분 좋게 잠실로 향한다.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 칭찬은 200% 해줘도 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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