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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리뷰] '침묵', '믿고보는' 최민식만이 아니다? '신예' 이수경을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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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리뷰] '침묵', '믿고보는' 최민식만이 아니다? '신예' 이수경을 주목하자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11.02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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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OWN

UP
- 연기구멍은 없다, 최민식부터 이수경까지… 배우들의 '열연'
- 최민식의 '두 얼굴'은? 

DOWN
- 결국은 최민식을 위한 영화? 캐릭터들 개성 강했지만…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어두운 톤의 포스터와 무거운 제목 '침묵'. 영화 '침묵'은 관객들에게 다소 무거운 인상을 주는 영화다. 특히 근래에 진지하고 무거운 영화들이 극장가를 휩쓸면서 '침묵' 역시 남성 중심의 무거운 영화일거라는 관객들의 '프리뷰'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침묵'은 포스터가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다채로운 색으로 꾸며진 영화다. 배우들 각각이 만들어내는 캐릭터는 물론 영화 초반과 후반, 전혀 다른 톤과 매너로 관객들을 영화 속 세계에 몰입하게 만든다. 

# 이수경, 충무로의 새로운 스타?

 

'침묵'에서 이수경은 인상적인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진 = 영화 '침묵' 스틸컷]

 

최근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신예가 있다. 바로 이수경이다. 다수의 영화에서 단역과 조연을 맡았던 이수경은 최근 개봉한 영화 '용순'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영화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수경은 영화 '침묵'에서 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등 쟁쟁한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한다. 특히 최민식과는 '특별시민'에 이어 이번 '침묵'에서도 부녀관계로 등장한다. 

'신예' 이수경의 '침묵' 속 존재감은 베태랑 배우인 최민식 못지 않다. 최민식이 '믿고보는' 배우 다운 묵직한 연기력으로 '침묵'의 토대를 받쳐준다면 이수경은 반짝이는 연기재능으로 '침묵'에 다양한 색채를 입힌다. 극중 임태산(최민식 분)과 임미라(이수경 분)의 달콤살벌한 부녀관계는 영화 '침묵'을 구성하는 주요 스토리이기도 하다.

이수경 뿐만이 아니다. 20대 여배우 중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배우 박신혜는 영화 '침묵'에서 최민식과 대치하며 구태의연한 세상과 맞서 싸우는 변호사 역을 맡았다. 이하늬 역시 '침묵'에서 톱가수이자 사건의 중심이 되는 유나 역을 맡아 직접 재즈풍의 노래까지 소화하는 등 존재감을 뽐냈다.

이처럼 '침묵'은 오랜만에 등장한 '연기 구멍 없는' 영화다. 그 뿐만 아니라 최근 남성배우 위주였던 충무로 영화 중 여성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눈에 띄는 유일한 영화기도 하다. 

# '침묵'의 임태산. 미워할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캐릭터

 

'침묵'에서 임태산 역을 맡은 최민식 [사진 = 영화 '침묵' 스틸컷]

 

'침묵'은 다수의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가 돋보이는 영화다. 그 중심에는 임태산(최민식 분)이 있다. 

재벌에 톱 여가수와의 약혼을 앞둔 남자. 임태산의 캐릭터는 흔히 다양한 영화에서 등장하는 악역, '최종보스'의 냄새를 풍긴다. 자신의 권력과 돈으로 온갖 편법을 일삼으며 살아왔던 임태산은 딸이 약혼녀를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 속에서 속을 알 수 없는 행동들로 일관한다.

영화 '침묵'을 보는 재미 중 하나는 속을 알 수 없는 임태산이라는 인물의 마음을 추측하는 것이다. 뻔한 악덕 기업인 같던 임태산은 사랑하는 여자의 죽음, 살인자로 몰린 딸과 관련된 사건에서 자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내비치며 기존에 없던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공감을 선사한다.

# '침묵' 결국 임태산을 위한 이야기? 아쉬운 캐릭터 활용법

 

'침묵'에서 임태산과 대립하며 진실을 찾는 변호사 최희정 역을 맡은 박신혜 [사진 = 영화 '침묵' 스틸컷]

 

'침묵'은 임태산 외에도 젊고 정의로운 변호사 박신혜(최희정 분), 유나를 사랑하지만 '몰카'를 숨기는 등 악질 스토커인 김동명(류준열 분), 임태산의 약혼녀이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유나(이하늬 분) 등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다.

그러나 '침묵'에 등장하는 한 차례의 '반전' 이후 임태산을 제외한 캐릭터들을 분량이 극도로 적어진다. 특히 임태산의 비밀을 미라와 함께 파헤치던 최희정은 '반전' 이후에는 엔딩까지 등장하지 않는다.

'침묵'은 후반부 전개에서 임태산의 또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하며 '반전'의 재미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 그동안 매력적인 면모를 보여줬던 캐릭터들은 무대 밖으로 나가있어야 하는 딜레마를 겪게 된다.

결국 '침묵'의 반전 이후, 2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최민식의 '원맨 쇼'에 가깝게 펼쳐진다. 1부에서 각 캐릭터들 간의 물고 물리는 관계성을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후반부의 신파적 스토리에 다소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침묵'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 남자가 아닌 주변 인물들을 통해 조명하면서 영화에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그러나 결국 진실이 밝혀진 이후에는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임태산 캐릭터에 집중하면서 다른 한국 영화들과 비슷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침묵'은 배우진 만으로 올 가을 가장 기대되는 작품이다. '침묵'이 이야기의 힘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토르 라그나로크'의 극장가 흥행 질주를 막아설 수 있을까? 정지우 감독과 최민식 배우가 재회한 영화 '침묵'이 기자와 평단의 호평을 넘어 관객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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