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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한국전력 전광인 주장의 품격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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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한국전력 전광인 주장의 품격 [SQ포커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1.06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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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선수 한 명으로 인해 팀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 남은 이들이 버텨야 팀다운 팀이라고 생각한다.”

5일 V리그 서울 우리카드전을 승리로 이끌며 팀 선두 등극을 이끈 ‘캡틴’ 전광인(26‧수원 한국전력)의 인터뷰를 들은 한국전력 팬들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것 같다.

전광인이 코트에서 뿐만 아니라 코트 밖에서도 주장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며 선수들에게 ‘팀 스피릿’을 강조하고 있다.

▲ 전광인이 5일 우리카드전에서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사실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서재덕이 무릎 수술로 빠진 뒤 대전 삼성화재전(10월 29일), 인천 대한항공전(11월 2일)을 모두 패했을 때만 해도 한국전력의 올 시즌 전망이 매우 암울했던 게 사실이다.

서재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재학이 나섰지만 부족함이 많았다. 공재학은 삼성화재전에서 6득점, 대한항공전에서 4득점에 그쳤다. 특히 서재덕이 발군의 기량을 보여줬던 리시브에서 빈틈이 많았다. 수비가 무너진 한국전력은 속절없이 2연패 늪에 빠졌다.

하지만 서재덕이 똑같이 자리를 비운 우리카드전에서는 달랐다. 전광인과 펠리페가 서재덕의 빈자리를 메울 만큼의 활발한 공격을 보여줬고, 2세트부터 출전한 루키 김인혁이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이에 세트 스코어 3-1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특히 이날 서브 에이스 5개를 포함해 23득점(공격 성공률 62.06%)을 쓸어 담은 전광인은 위기에서 팀을 구해내는 ‘만점 퍼포먼스’로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그의 플레이는 3세트에서 더 빛을 발했다. 한국전력은 무려 8차례의 듀스 끝에 33-31로 3세트를 따냈는데, 전광인은 3세트에서만 10점을 뽑아냈다. 특히 양 팀이 30-30으로 맞선 상황에서 우리카드 파다르의 공격이 블로킹에 막혀 네트를 타고 흐르는 순간 전광인이 재치 있는 밀어넣기로 점수를 뽑으면서 흐름을 한국전력 쪽으로 가져왔다. 짜릿한 서브 에이스로 세트를 끝낸 전광인은 홈 팬들의 열화와 같은 함성을 이끌어냈다.

▲ 전광인이 5일 우리카드전에서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전광인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3세트 듀스 상황에 대해 “오늘 서브에 자신감이 있었다. 서브 차례가 돌아오면 강하게 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기회가 와서 다행이었다. 선수들이 자기자리에서 잘 버텨줬기에 듀스 끝에 세트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본다”고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본격적인 ‘동료 칭찬’이 계속됐다. 서브 범실이 줄었다는 아나운서의 말에 “오늘은 (서브가) 잘 들어간 날이었다”고 자신을 낮춘 전광인은 “레프트에서 공재학, 김인혁 선수가 잘 버텨줬다. (권)영민이 형도 좋은 토스를 해주셔서 팀이 이긴 것 같다”고 팀원들의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평소 서재덕과 절친한 전광인. 경기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공백도 있었을 것 같다는 질문이 이어졌다.

전광인은 고개를 저었다. “물론 (서)재덕이형의 공백이 우리에게 크다. 워낙 잘하는 선수다”라며 말문을 연 전광인은 “많이 아쉽지만 그래도 재덕이형이 돌아올 때까지 잘 버텨야 한다. 선수한 명으로 인해 팀이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우리가 선수에게 의존하는 게 많아서 무너지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버텨야 팀다운 팀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선수들이 그런 마음가짐으로 잘 나온 것 같다”고 했다.

▲ 전광인이 서재덕(사진)의 빈자리를 제대로 메우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프로 5번째 시즌을 치르면서 몸도 마음도 성숙해진 전광인의 말이다. 과연 주장의 품격이 보인다.

그는 어떻게 하면 팀의 사기를 올려서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을까만 생각하고 있다. 작전타임 때 함성을 지르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코트에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뛴다. 배구밖에 모르는 전광인이 있기에 한국전력이 치명적인 아킬레스건 속에서도 버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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