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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미옥' 김혜수, 그가 말하는 여배우 그리고 여성영화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11.17 08:20 | 최종수정 2017.11.17 08: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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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김혜수는 브라운관,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하며 '믿고 보는 배우'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최근 남성 중심 영화가 흥행하며 충무로에서 여배우의 존재감이 적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는 가운데서도 김혜수는 '굿바이 싱글', tvN '시그널'에서 활약하며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팬들에게 선보였다.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많은 영화팬들이 '미옥'을 기다려온 이유 중 하나로 김혜수를 꼽는다. 김혜수는 한국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배우 중 하나다. 

그런 김혜수가 '여성 느와르'로 돌아왔다. 최근 극장가에서 범죄, 느와르 영화가 인기를 모으면서 여성 캐릭터가 설 자리가 없다는 비판이 꾸준히 있어 왔다. '미옥'은 그 대안을 제시하는 영화처럼 보인다.

그러나 언론 시사회 이후 평가는 혹평이 잇따랐다. 기대했던 여성 캐릭터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았다는 비판 또한 있었다. 그렇다면 '미옥'에 대한 김혜수의 생각은 어떨까? 김혜수는 "아쉬운 게 많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미옥'으로 돌아온 김혜수 [사진 = 호두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작가]

 

# 영화 '미옥', '여성 영화' 되기에 아쉬운 부분은? 

언론 시사회를 통해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다는 김혜수는 미옥에 대해 "좀 많은 부분이 아쉬웠다"며 입을 열었다. 김혜수는 아쉬웠던 이유로 영화 내 여성 캐릭터가 묘사되는 방식의 '톤'과 '매너'를 꼽았다.

"시나리오와 영화가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하지만 '톤'과 '매너'가 달라서 아쉬움을 느꼈죠. 같은 것을 관객에게 보여주더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 어느 지점을 부각시키느냐에 따라 영화의 감상이 달라지잖아요."

언론 시사회 이후 거론됐던 '모성애'에 대한 비판에 김혜수는 "모성이라고 이야기하셔서 아이쿠야 싶었다"며 '미옥' 내에서 표현된 나현정의 모성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제가 생각했던 나현정의 모성은 상식적인 모성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영화에서는 나현정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는 것 같이 표현된 게 아쉬웠어요. 시나리오와 영화의 '모성'은 같았지만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던 것 같아요."

영화 '미옥'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의 영화인 만큼 폭력적인 장면과 선정적인 장면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 중 가장 비판을 받은 것은 영화 초반의 성접대 장면이다. 해당 장면에 대해 여성에 대한 폭력이 과하다는 관객들의 비판이 있기도 했다.

김혜수는 이에 대해 "동의한다"며 비판을 수용했다.

 

김혜수는 영화 '미옥'에 잇따른 비판을 받아들였다 [사진 = 호두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작가]

 

"시각의 차이인 것 같아요. 나현정이 여성주의적인 캐릭터는 아니에요. 조직에 걸림돌, 방해가 되는 것은 가차없이 대하죠. 그러나 보는 사람들이 선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죠. 해당 장면이 캐릭터를 소개하기 위해 필요했던 장면이었나라는 의문이 들었던 장면일 수 있어요."

영화 '미옥' 내에서는 여성 캐릭터 간의 인상적인 연대도 있었다. 그러나 해당 부분은 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여성 느와르'를 기대한 관객들에게 실망을 주기도 했다. 

"시나리오에서는 김여사, 웨이, 나현정 간의 관계성이 더 있었어요. 그들의 연대도 두드러졌죠. 영화 내에서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생각했을 때에는 김여사와 나현정, 웨이의 본질은 달라요. 위치가 다를 뿐이죠. 현정은 상훈을 남자로서 좋아했겠지만 결국 부정적인 같은 세상에 속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함께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김여사는 현정에게 같은 상황을 겪어낸 선배, 언니, 어른 같은 거였어요. 그래서 여성 캐릭터 간의 연대감이 강화가 됐어야 하는데 정말 아쉬워요."

# 김혜수의 '액션', 그 첫 도전

느와르 영화 하면 액션을 빼놓을 수 없다. 김혜수는 '미옥'을 통해 생애 첫 연기에 도전했다. 김혜수는 "이전에는 액션을 두려워 했다"며 액션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저에게 액션 장르의 작품들이 가끔 들어왔어요. 제가 아마 한때 태권도를 했고 키가 커서 그런 것 같아요. 덩치와 배포가 함께하면 좋을 텐데요.(웃음) 저는 겁이 진짜 많아요. '미옥'을 통해 액션에 도전하면서, 이제는 캐릭터에 액션 장면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전처럼 도망가지는 않을 것 같아요."

김혜수는 첫 액션 연기의 소감을 '마치 춤 추는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제가 몸을 이렇게 많이 움직여 본 적이 없어요. 하루 총격 씬을 연기하면 온 몸의 근육이 아파요. 하지만 하다 보면 몸이 풀리죠. 몸이 가볍게 느껴지면서, 액션과 춤추는 게 비슷하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김혜수는 첫 액션연기 도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 = 호두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작가]

 

# 김혜수가 말하는 한국 여성영화의 미래

'미옥'은 오랜만에 등장한 여성 느와르 장르의 영화로 주목을 모았다. 최근 충무로에는 여성 주연의 영화가 전무하다. 이에 대해 김혜수는 "세계적인 경향이 그렇다"며 시장 상황에 대해 여배우로 느낀 점을 밝히기도 했다.

"영화가 블록버스터 형식으로 가면서 남성 중심 영화들이 많아졌어요. 얼마나 관객을 많이 확보하냐의 문제가 대두됐죠. 여성관객이 주 소비자니까 남성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유리하게 됐죠."

김혜수는 여성영화가 단순히 여성 배우가 많이 참여하는 영화가 아니라고 말했다.

"과거에 한국 영화계에도 여성 캐릭터가 다수 등장했을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주체가 아닌 느낌이었죠. 에로 영화 붐이었을 때가 여성 캐릭터가 많았던 시기였을 거예요. 그러나 관객들이 지금 바라는 여성 중심 영화는 그런 것이 아니잖아요? 전 세계적으로 여성 중심 영화가 기획이 되지 않고 작은 영화에서 그치기 때문에 아쉬워요."

김혜수는 관객들의 여성영화에 대한 요구가 여성영화의 긍정적인 미래가 될 거라는 낙관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국 영화 내 문제의식은 바람직해요. 관객들 역시 여성 중심 영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인식했기 시작했거든요. 여성 배우가 설 자리 없다, 여성 캐릭터가 없다는 비판은 예전부터 있었어요. 누가 주연을 맡아도 비슷한 기능적인 로맨스 캐릭터들이 여성 배우가 맡는 캐릭터의 대다수였죠.

이제는 관객들의 문제 의식이 생겼으니 한국 여성 영화의 미래를 암담하게만 생각하지 않아요. 콘텐츠 양의 문제가 아니라 퀄리티의 문제에요. '미옥'이 여성 중심 영화를 시도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들이 있어요. 여기서 끝날 게 아니라 또 '미옥'을 발판삼아 새로운 작품들이 더 생겨나야 해요."

그렇다면 어떤 영화가 긍정적인 '여성 중심 영화'일까? 김혜수는 단순히 여성 캐릭터의 등장만이 여성영화의 필요조건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여자 주인공 수가 늘어난다고 영화계의 여성 캐릭터 부재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작품 내에 등장한 여성이 어떻게 인식되는지가 중요해요. 또 여성 캐릭터를 다룰 수 있는 연출가들이 많아야 해요. 여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창작자들이 여성캐릭터를 다루기는 쉽지 않은 일이죠."

 

김혜순은 이수경 주연의 영화 '용순'을 호평했다. [사진 = 호두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작가]

 

김혜수는 '미옥'을 찍으면서 느꼈던 부담감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미옥'은 김혜수 출연의 여성 중심 느와르라는 이유로 개봉 전부터 기대작으로 꼽혔다. 여성 중심 영화가 부족한 이 때, '미옥'의 흥행에 대한 김혜수의 부담감도 컸다.

"맨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여성 중심 영화다라는 생각을 하진 않았어요. 영화 개봉 전 '여성 느와르'라는 홍보를 보고 부담이 생겼죠. 왜 부담스러웠냐면, 가뜩이나 여성 캐릭터가 나오기 힘든 상황 속에서 관객들이 '미옥' 같은 영화를 보고싶어 하는데 그 기대에 부합할 수 있냐는 고민이었어요. '미옥'의 성패를 떠나서 앞으로 주체적인 여성이 영화에서 더 많이 다뤄졌음 좋겠습니다."

김혜수는 영화 '미옥'의 흥행 성공과 실패를 떠나 여성 중심 영화가 계속해서 관객들에게 주목받고 제작되기를 바란다는 생각을 전했다.

"'미옥'이 잘된다고 해서 여성 영화의 신기류가 열리는 게 아니에요. 또 '미옥'이 망했다고 해서 절대 여성 주연 영화는 안된다는 것도 아니죠. '미옥'이 아쉬운 찬스였다고 혼나고 욕 먹을 수 있어요. 하지만 여성 중심 영화는 절대 안된다는 마음은 안돼요."

그렇다면 김혜수가 손에 꼽은 올해의 여성 중심 영화는 무엇일까? 김혜수는 신예 이수경의 연기가 빛났던 영화 '용순'을 호평했다.

"'용순'의 제작비가 1억이었대요. 근데 그 영화를 너무 잘 봐서 감독님에게 시나리오를 달라고 부탁했었어요. '용순'은 잘 만든 여성영화예요."

[취재후기] 김혜수는 김혜수였다. 영화 '미옥'에 대해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에 그는 피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미옥'은 개봉 이후 현재 흥행과 평론,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김혜수의 말 처럼 '미옥' 이후로 앞으로 한국영화에서의 여성 영화에 대한 꾸준한 논의가 이뤄진다면 양질의 작품들이 제작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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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별 기자  juhanbyeol@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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