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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영화 '7호실' 신하균,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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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영화 '7호실' 신하균,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의 탄생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7.11.2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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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Tip!] 안정적인 연기력과 색다른 분위기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장악하는데 성공한 배우 신하균이 영화 ‘7호실’(감독 이용승)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영화 ‘7호실’ 속 신하균은 지독하게도 현실적이지만 어딘가 이질적인 느낌의 두식을 연기했다. 무척이나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선택을 해 나가는 두식이라는 캐릭터는 신하균의 연기로 더욱 빛나게 됐다.

[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이용승 감독이 영화 ‘7호실’로 상업 영화의 세계로 진출했다. 감각적인 전개와 매력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였던 이용승 감독은 이번 ‘7호실’을 통해서는 뛰어난 공간 감각과 이야기 전개 능력을 선보였다.

 

영화 '7호실' 신하균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감독의 재치와 감각만큼이나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배우 신하균의 연기다. 신하균은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연기를 아주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또 하나의 작품을 마무리 했다.

◆ “영화 ‘7호실’ 속 두식, 관객들이 미워할 수 없게 만들고 싶었다”

영화 ‘7호실’ 속 두식은 DVD 방을 운영하고 있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의 구석진 골목에 위치한 DVD방은 월세를 낼 수 없을 정도로 장사가 안 된다. 부동산업자와 건물 관리인 앞에서는 철저한 ‘을’인 두식은 아르바이트생 태정(엑소 디오), 한욱(김도영) 앞에서는 ‘갑’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상황을 겪게 되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선택을 하지만 어쩐지 두식을 향한 비난 보다는 ‘짠하다’라는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든다.

“두식이 감정의 폭이 워낙 넓어요. 영화적으로 캐릭터를 관객들이 미워할 수 없고, 거기서 오는 간극이 재미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감독님도 생활 연기를 요구 했고요. 리얼하게 잘 살리면 재미있게 보여서 안 좋은 선택을 하는 두식이지만 이 사람을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거기에 중점을 둔 거죠.”

 

신하균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7호실’ 속 신하균은 두식을 연기하며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이용승 감독이 요구한 ‘생활연기’를 신하균은 완벽하게 소화한 것이다. 신하균은 시나리오에 자신이 해야 할 것들이 정확하게 나와 있었기 때문에 캐릭터 분석에 도움을 받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 것은 그의 연기 자체였다.

“시나리오에 자세하게 나와 있었어요. 오히려 제가 캐릭터 분석을 하는데 도움을 받았을 정도죠. 바닥 닦는 것도 그렇고, 태정이와 싸우다 갑자기 ‘도와 달라’고 하는 것도요. 비굴하고 약한 모습들이 두식이를 더 입체적으로 만들게 한 것 같아요.”

◆ ‘7호실’ 두식의 과거?

영화 ‘7호실’은 갑과 을의 이야기이면서 ‘을들의 이야기’다. 신하균이 연기한 두식은 갑과 을 이야기의 중심에서 균형을 맞춰야 했다. 신하균은 꽤나 현실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두식을 연기하기 위해 이용승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주변을 돌아보기도 했다.

“감독님과는 이야기해 본 적이 있어요. 강남에도 DVD방이 꽤 많더라고요. 그렇게 많이 남아 있는지 몰랐어요. 안 되지만 어쩔 수 없이 줄을 놓지 못하는 분들이 워낙 많다는 것도 알게 됐고, 주변에 그렇게 살고 있는 친구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이건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거든요. 그리고 우리가 고민해서 어떻게 좀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는…. ‘해답은 없는데 문제점은 있으니 그 고민을 해 보자’ 이런 거죠.”

 

신하균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7호실’은 전개를 이어가며 공개되지 않는 두식의 과거를 그의 가족들을 통해 조명한다. 화목하고 평범해 보이는 누나와 매형, 조카는 두식이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은 두식이 얼마나 가족들에게는 소중한 존재인지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소화한다.

두식과 가족들의 대화 내용은 그동안 그가 어떻게 살아 왔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두식이 DVD방을 하기 전에는 야채장사를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점 등이 가족들과의 대화를 통해 공개되는 것이다.

“대놓고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그냥 그렇게 살았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이용승 감독님하고 한 적이 있어요. 두식이에게는 정말 평범하게 혹은 정말 잘 나가던 과거가 있을 수 있겠죠. 모범적으로 대학 나오고, 회사 다니다 그만두고 야채장사 했을 수도 있고요. 성실하게 살아 온 사람이 이렇게까지 왔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 영화 막판에 교감 선생님 대사도 ‘성실하게 살았습니다’ 잖아요. 그 대사를 할 때 두식이가 바라보거든요. 아이러니 한 거죠.”

◆ 신하균이 본 배우 도경수, 감독 이용승

신하균은 영화 ‘7호실’을 통해 태정 역의 도경수와 호흡을 맞췄다. 도경수는 아이돌 그룹 엑소의 디오다. 연기에는 여러 번 도전했고, 호평 받았지만 신하균과 호흡을 맞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하균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하균은 “각 배우들이 어떤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며 조심스러운 말을 하다가도 “눈이 너무 좋다”며 도경수의 성장에 대해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극중 신하균과 도경수는 DVD방 운영을 두고 갈등을 겪는다. 신하균은 장사도 안 되고, 가게도 팔리지 않아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도경수는 경영난으로 인해 아르바이트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불만이다.

결국 이 문제로 두 사람은 새로운 갈등과 행동의 이유가 되는 선택들을 하게 된다. 신하균과 도경수는 극이 진행되며 ‘웃기면서도 슬픈’ 상황들을 유연하게 연기하며 남다른 케미를 뽐낸다.

“사실 각자 배우가 어떤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라요. 시너지가 상대 배우 만나면서 나오는 경우도 있고, 없는 걸 끄집어내 주는 연출자를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그게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모르겠지만 잠재력이 크다고 봐요. 눈이 너무 좋고, 말을 안 해도 많은걸 느끼게 해주고 기대돼요.”

“현장에서 경수 씨도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에요. 애드리브 나올 때마다 이런 저런 이야기는 했죠. 그냥 둘이 살가운 장면이 없어서, 사실 애드리브라고 해도 제가 던지면 이 친구는 튕겨내는 반응들이 많았다. 대화를 한다고 해서 잘 주고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본능적으로 나오는 건데 경수 씨는 잘 받아서 현장에서 좀 놀랐어요.”

영화 ‘7호실’은 이용승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용승 감독이 앞서 발표한 영화 ‘10분’ 등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과 세련된 전개를 선보이며 호평 받았다. 그러나 배우 입장에서는 상업 영화에서 이렇다 할 성적이 없는 신인 감독의 작품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신하균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하균은 흥행 등에 대한 걱정보다 이용승 감독의 센스와 디테일에 감탄했고, 현장에서 느낀 여유에 놀라워 했다.

“이용승 감독은 전혀 몰랐어요. 만나기 전에 ‘10분’을 봤어요. 단편 영화인 줄 알고 ‘10분 보면 되겠구나’ 했는데 장편이었어요.(웃음) 디테일이 정말 좋았고, 그래서 ‘7호실’이 기대 됐어요.”

“작업하면서 진짜 좋았어요. 시나리오대로만 찍으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데 준비한 것들 외에 현장에서 나오는 것들이 있거든요. 경험이 많지 않으면 틀 안에 갇힐 수 있는데 감독님은 그렇지 않았어요. ‘이게 더 좋은 것 같네요’ 하시면서 동선을 현장에서 바꾼 적도 있어요. 현장에서 오는 유연함이 정말 좋았어요. 신인만의 재기발랄함도 있지만 현장에서 여유가 있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태도나 이런 것들이 정말 좋았어요. 배우들이 자유롭게 연기하게 하면서도 방치하지 않고, ‘우리 영화의 색은 이런 것’이라고 중심을 잡으려고 말씀하시는데 내공이 느껴지더라고요. 영화를 오래 준비하셨더라고요.”

◆ 데뷔 20년차 배우, 신하균

배우 신하균은 데뷔 20년차 배우가 됐다. 1998년 영화 ‘기막힌 사내들’ 출연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통해 대중들 앞에 섰던 신하균은 매번 다른 매력의 캐릭터들을 선보여 왔다.

신하균은 드라마와 영화, 연극 등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그는 도전적인 캐릭터들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은 물론 브라운관과 스크린 등 작품 전체의 흐름을 장악하며 입지를 다져 왔다. 대중들은 그에게 ‘하균신’(神)이라는 별칭을 붙일 정도가 됐다.

 

신하균 [사진= 스포츠Q DB]

 

그러나 정작 신하균은 여전히 ‘연기’가 어렵다 말하고, ‘하균신’이라는 수식어에 부끄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연기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건 못 찾을 것 같아요. 항상 다르다고 생각 하거든요. 모든 영화가, 모든 캐릭터가 다르잖아요.”

“작품 준비 할 때 제 가슴에 오고, 좋은 부분이 있으면 선택하는 편인데, 그 인물과 저의 접점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많이 걸어요. 걸으면서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계속 생각하고, 그리고 어느 지점을 지나 인물과 동화되고 이런 인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추진력이 생겨요. 주관적으로 가지 않고 객관적으로 봐주는 연출자가 있으니 상의하면서 표현의 수위 조절하는 것. 그런 작업들의 반복이죠. 다음에 어떤 인물을 할지 모르겠지만 또 백지에서 시작할 거예요.”

[취재후기]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영화 ‘7호실’만의 차별화를 묻는 질문이 던져졌다. 신하균의 답변은 흥행보다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많은 분들이 보시면 좋겠지만, 그건 모르는 거니까요. 긴장은 돼요. 사실 만드는 사람 입장은 다 그런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전달하려는 것을 같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근데 그게 우리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요.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보는 시간만큼은 헛되지 않게, 즐거운 시간 보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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