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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제주 감독 "이제는 내려놓아야 할 때" 자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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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제주 감독 "이제는 내려놓아야 할 때" 자진 사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03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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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다섯 시즌 재임…"전주대 복귀해 후진 양성"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이제는 내려놓을 시점이라고 생각했어요. 학교로 돌아가야죠."

박경훈(53)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 5년 제주 생활을 마치고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박경훈 감독은 지난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대상 시상식을 마친 뒤 장석수 제주 대표이사를 만나 자진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장석수 대표이사는 박경훈 감독과 계약기간이 내년 말까지임을 들어 숙고의 시간을 갖자고 했지만 박경훈 감독의 뜻이 워낙 완강해 3일자로 사퇴를 확정했다. 제주는 아직 후임 감독에 대해 결정하지 않았지만 전신인 유공, 부천 SK을 포함한 제주 출신 축구인들을 후보군으로 올려놓고 있다.

▲ 박경훈 제주 감독이 다섯 시즌 생활을 마치고 자진 사퇴했다. 박경훈 감독은 전주대로 복귀해 축구 후학들을 양성할 계획이다. [사진=스포츠Q DB]

박경훈 감독은 당초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박경훈 감독은 지난해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한 뒤 올 시즌 상위 스플릿 진출과 함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했다. 비록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뜻을 이루진 못했지만 상위 스플릿 진출을 이뤄내면서 절반의 목적을 달성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몸도 많이 상했고 지쳐있음을 깨달았다. 이제는 떠나는 시점이라고 생각했다"며 "무엇보다도 어느새 조급해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감독이라면 기다림의 미학도 있어야 하는데 뒤돌아보니 내가 먼저 급해져있더라"고 사퇴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박 감독은 "본연의 모습, 초심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에도 팀을 이끌어가기엔 무리였다"며 "시상식을 마친 뒤 대표이사를 만나 물러나겠다고 얘기했다. 처음에는 만류했지만 어차피 결심을 굳혔으면 얼른 새로운 감독을 찾아야 하고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뜻을 확실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박경훈 감독은 2009년 10월 제주의 지휘봉을 잡은 뒤 2010년 시즌부터 제주를 강팀으로 변모시켰다.

부임 첫 시즌인 2010년에는 20승 11무 5패의 전적으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 서울과 자웅을 겨뤘다. 2011년에는 전년도 준우승팀 자격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갔다. 박 감독은 다섯 시즌 동안 제주에서 76승 59무 52패를 기록했다.

박 감독은 단순한 승패 기록 말고도 인기가 없는 제주를 바꿔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제주 구단의 활발한 마케팅 활동에 맞춰 배우 김보성의 '으리(의리)' 컨셉트에 맞춘 가죽 재킷 패션을 비롯해 군복 패션, 오케스트라 마에스트로 변신까지 팬들을 끌어모으는 일에 앞장섰다.

그 결과 제주의 평균 관중 규모도 늘어났다. 2010년 당시 5758명에 그쳤던 제주의 평균 관중은 올해 6712명으로 늘어나 7000명을 바라보고 있다.

박경훈 감독의 계획은 학교로 돌아가는 것. 2008년부터 제주 구단을 맡기 전까지 2년 동안 전주대 축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박경훈 감독은 "당초 2년 휴직기간을 두고 제주를 맡았는데 성적이 잘 나오면서 휴직을 5년까지 늘렸다. 이젠 학교로 돌아가야 할 때"라며 "전주대에 있으면서 나 스스로가 많이 성장하고 축구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고 생각한다. K리그 5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전주대로 돌아가 뒤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또 박 감독은 "짧게 한 학기 정도만 더 쉬면서 영국으로 가서 마음을 추스리면서 세계 축구의 흐름도 살펴볼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경훈 감독은 전주대에 재직하면서 추후 다시 프로구단의 제의가 있을 경우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사실 5년 전에도 제주의 감독을 맡은 것 자체가 깜짝 놀랄 일이었다. 인생을 살면서 내 마음대로 되겠느냐"며 "하지만 다시 한번 기회가 온다면 그 때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당분간은 몸을 추스리면서 전주대에서 후진을 양성하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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