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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만 '마이웨이', 박수 받아 마땅한 이유?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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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만 '마이웨이', 박수 받아 마땅한 이유? [SQ포커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1.28 0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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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아레나=스포츠Q(큐) 글 이세영‧사진 주현희 기자] “이제 ‘천사 골리앗’이 되기 위해 계속 경기를 하겠다.”

1년만의 격투기 복귀전에서 승리를 거둔 최홍만(37‧엔젤스파이팅)은 이제 주위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병마와 싸우는 어린이들을 위해 경기장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자신도 한때 병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기에 메시지의 울림이 컸다.

▲ 최홍만(왼쪽)이 27일 복귀전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27일 서울 KBS아레나홀에서 열린 엔젤스파이팅 05 ‘별들의 전쟁’ 입식격투기 무제한급 경기. 메인이벤트로 치러진 이 경기에 나선 최홍만은 일본의 베테랑 우치다 노보루(42)에게 3라운드 한 차례 다운을 빼앗으며 3-0 판정승을 거뒀다.

최홍만 본인에게 의미 있는 승리였다.

그는 2007년 9월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벌어진 K-1 월드 그랑프리 개막전에서 마이티 모를 판정승으로 꺾은 뒤 국내에서 승리가 없었다. 이후 입식격투기 4연패 늪에 빠져 있었다.

지난해 11월엔 중국 실크로드 히어로 킥복싱 대회에서 신장 177㎝ 저우진펑에 판정패해 정신적인 충격이 컸다.

종합격투기(MMA)에서도 일본과 중국에서만 승리했을 뿐 한국에서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33에서는 마이티 모에게 KO패를 당했다.

▲ 최홍만(오른쪽)이 27일 복귀전에서 니킥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승리가 최홍만에게 의미 있는 또 하나는 바로 희귀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준 점이다.

복귀전을 치르기 전에도 엔젤스파이팅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희귀 난치병에 관심이 많았다. 힘들게 투병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수술비와 생활 안정자금을 선물하고 싶어서 평소 친분이 있는 정준호 회장님의 엔젤스파이팅에 출전하게 됐다. 환아와 가족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 격투기 인생 마지막을 엔젤스파이팅과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결연한 마음가짐으로 케이지에 오른 최홍만의 눈빛은 살아있었다. 1라운드 버저가 울리자마자 연속 펀치를 가하며 상대를 당황하게 만든 그는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으며 빈틈을 주지 않았다. 3라운드에는 강력한 왼손 스트레이트로 다운을 빼앗기도 했다. K-1 시절 그의 퍼포먼스를 기억하고 있는 팬들에게 잠시나마 향수를 일으킨 대목이었다.

▲ 최홍만이 27일 복귀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펀치를 날리고 있다.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마이크를 잡은 최홍만은 앞으로도 엔젤스파이팅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몇몇 격투기 팬들에게는 의외의 발언으로 다가왔을 터. 이들은 최홍만이 파이터로서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기에 이제는 은퇴할 것이라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홍만은 “원래 내 별명이 ‘테크노 골리앗’이었다. 이제 ‘천사 골리앗’이 되기 위해 계속 경기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엔젤스파이팅은 ‘사랑, 나눔, 봉사’를 목적으로 탄생한 격투기 이벤트로, 대회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 화제성이 있는 자신의 퍼포먼스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동한 최홍만은 복귀 무대를 엔젤스파이팅으로 선택했다.

▲ 최홍만이 27일 복귀전 승리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그는 “전성기 때 경기를 하고 6년 동안 쉬었다. 그래서 몸이 예전 같지 않았다”면서 “엔젤스파이팅이라는 좋은 대회를 알게 돼서 난치병 환우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고자 이 자리에 섰다. 앞으로 열심히 해서 도움이 되겠다”고 웃어보였다.

입식격투기 선수로서 최정점을 찍고 뇌하수체 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뒤 기량이 하락한 최홍만. 병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던 그이기에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이 묻어나왔다.

‘천사 골리앗’이 되겠다고 선언한 최홍만의 ‘착한 마이웨이’에 그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던 격투기 팬들도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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