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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박병은 '카메라 앞에서 자유로움 느낀 완성형 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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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박병은 '카메라 앞에서 자유로움 느낀 완성형 연기자'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7.12.0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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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박병은이 배우 박병은이 크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암살’ 속 일본 장교 카와구치 역부터였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50편 이상 출연한 다작 배우지만 이름을 알리긴 쉽지 않았다. 2000년 드라마 '신 귀공자'를 통해 데뷔한 배우 박병은은 활동한지 벌써 18년차가 됐다. 그리고 올해의 끝자락에 만난 tvN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통해 영화뿐만 아니라 안방에서도 친숙한 배우로 거듭났다. 짧지 않은 연기 인생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을 ‘인생작’이라 표현한 배우 박병은에게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가 지니는 의미와 연기관에 대해 들어봤다.

[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종영 인터뷰에서 박병은은 자신의 연기관과 취미 그리고 자신의 캐릭터인 마상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마상구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박병은 [사진=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 연기자 박병은이 분석한 ‘이번 생은 처음이라’ 속 마상구

배우 박병은은 평소 진지하고 무거운 역할로 이름을 알린 배우 중 하나였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2015년 개봉한 영화 ‘암살’ 속 일본 장교 카와구치 역은 더욱 그랬다. 하지만 평소의 그는 그간 맡았던 캐릭터와 달리 무척 유쾌했다. 박병은은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당시 잔인한 캐릭터인 ‘카와구치의 반전 매력를 표현하기 위해 핸드크림을 적극 활용했다’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그가 가진 유쾌함과 배우의 섬세한 노력이 드러나는 에피소드였다.

그래서였을까. 박병은에 따르면 ‘이번 생은 처음이라’의 박준화 감독은 그에게 유쾌한 면모를 엿봤다며 마상구 역을 제안했다고 한다. 감독과 통화를 한 뒤 평소의 묵직한 캐릭터와 다른 다소 가벼운 캐릭터에 고개를 갸우뚱 했다는 박병은. 그는 “배역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지금까지 캐스팅과 다르게 코믹한 면모가 있어서 놀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박병은은 “감독은 내 연기에서 위트를 느꼈다고 하더라. 의아했다”며 “박준화 감독과 술 한잔을 하면서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후 감독님이 ‘확신이 들었다’며 마상구 역을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시더라. (평소 이미지와 다른 나를 이 배역으로 쓰는 건) 감독도 모험일 수 있다. 감사하단 말씀을 드렸다”고 캐스팅 비화를 설명했다.

박병은은 극중 마상구에 대해 “기본적으로 내가 느낀 캐릭터는 '귀여움'이다”며 “마상구란 인물이 귀엽지 않다면 시청자들에게 이질감이 들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에 이 캐릭터를 만났을 때, 마상구란 인물이 표면적으로는 서른 여덟의 나이에 성공한 회사의 대표이자 마초남이라고 봤다”며 “속은 달랐다. 연애 박사처럼 말을 하지만 알고 보면 훨씬 순수하고 ‘허당끼’가 넘치는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귀여운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애드리브를 적극 활용했다며 “'골목에서 울고 있는 마상구'란 지문을 보고 저절로 두 주먹이 눈을 향해 올라가게 되더라”고 촬영 당시 일화도 덧붙였다.

박병은은 기존 극중 이미지와 다르게 자신의 본래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를 만난 즐거움도 표현했다. 그는 “그간 맡았던 역들이 대체로 어두웠지만 분명 내가 지닌 밝고 쾌활한 면도 많이 있다. 그런 것들을 카메라 앞에서 쏟아내니까 시원한 느낌이었다”며 “작품이 끝나고 나면 보통 시원한 게 많은데 이번엔 섭섭하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마상구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박병은 [사진=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 상대 배우 이솜과 호흡 ‘완벽에 가까웠다’

박병은이 이정도로 주목을 받게 된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극중 연인’ 우수지 역의 배우 이솜과 ‘케미스트리’ 덕분이었다. 이날 박병은은 자신의 애드리브를 그대로 받아치며 차진 연기 호흡을 보인 상대 배우 이솜에 대한 칭찬을 입이 마르도록 했다. 그는 배우 이솜과 호흡이 “정말 좋았다”며 “의례적으로 좋다는 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병은은 “상대방과 불편하거나 사이가 좋지 않았다면 연기에도 드러난다”며 시청자들도 이를 알아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 이솜은) 슛이 들어가기 전인 리딩 당시나 초반에는 낯을 많이 가렸다”며 “상당히 여성스럽고 무척 조심스러운 사람이라서 어려웠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멋있게 그리고 자신있게’ 자기 연기를 펼치더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병은은 이솜에 대해 “좋은 배우란 걸 느끼고 좋은 느낌을 받으니까 나도 더 시너지를 얻었다”며 “영화와 다르게 드라마는 거의 처음이었지만 호흡이 달라 바쁜 와중에서도 준비를 많이 하는 철저한 친구란 걸 느꼈다”고 칭찬했다.

 

◆ 배우 박병은, 이번 작품을 통해 카메라 앞에서 자유로워지다

앞서 진행된 다수의 인터뷰에서 배우 박병은은 tvN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자신의 ‘인생작’이라고 표현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바로 “부담 없이 자신의 잠재적 능력치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것이다.

평소 박병은은 ‘본인에게 관대하지 못한 배우’라고 자신을 칭했다. 연기를 즐기지 못했냐는 질문에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몰두하고 집중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설명한 그는 이런 자신의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무척 힘들다면서도 이를 놓지 못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만큼은 박병은의 연기도 달랐다. 박병은은 “예전에는 NG를 내면 자책했다. 하지만 이번 캐릭터는 그렇지 않았다. 즐거운 NG란 생각이 들었다”며 “상대 배우나 스태프가 웃어주니까 정말 좋았다. 그런 분위기들이 나에게서 엄격했던 것들을 해소시켜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작품의 경험이 이후 연기에 있어서도 훨씬 긍정적인 에너지를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박병은은 “진짜 신기하게도 이번 작품이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안시성' 촬영에 도움이 된다. 카메라 앞에서 자유로워진 느낌이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카메라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본 내 몸짓과 행동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자유로웠다”며 “(이전 작품과 비교해) 내가 카메라 앞에서 평소에 자유롭지 않았단 사실을 깨달았다”며 이 드라마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마상구 캐릭터로 인해 “밝고 코믹한 연기로도 어떤 작품보다도 훨씬 성숙하고 커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박병은. 그는 “좀 더 꾸미지 않은 자유로운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카메라를 좀 더 의식하지 않게 됐다”며 “앞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취재 후기] 배우 박병은은 이날 자신의 오랜 취미를 낚시라고 전했다. 이어 “낚시란 취미는 내가 나이를 많이 먹을 때까지 가지고 갈 평생 취미이자 좋은 친구다”라며 “연기할 때 힘들면 해방구를 주는 유일한 스포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최근 유행하는 ‘도시어부’ 등 낚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낚시를 굳이 카메라 앞에서 해야할까’란 생각이 있다”며 취미와 일을 명확히 구분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유쾌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예능 프로그램에 쏟을 에너지를 모아 연기에 더 쏟아 붓겠다”고 전한 박병은. 이번 작품을 통해 카메라 앞에서도 자유로워졌다고 밝힌 그가 펼칠 연기 인생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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