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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막Q] 뮤지컬 '햄릿:얼라이브', 새 옷 입은 셰익스피어의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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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막Q] 뮤지컬 '햄릿:얼라이브', 새 옷 입은 셰익스피어의 고전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7.12.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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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창작 뮤지컬로 재탄생 됐다. 원작 ‘햄릿’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이고 중심적인 내용들은 그대로 남겼지만, ‘햄릿: 얼라이브’는 아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냈다.

지난달 23일 첫 공연을 시작한 ‘햄릿: 얼라이브’는 고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뮤지컬 '햄릿:얼라이브' [사진= CJ E&M, 로네뜨 제공]

 

원작 ‘햄릿’은 아버지의 죽음을 기점으로 복수를 다짐하고 변화하는 햄릿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는 삶과 죽음, 배신과 복수, 선과 악, 인간의 욕망 등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오랜 시간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다.

‘햄릿: 얼라이브’ 역시 원작이 가진 철학적 의문을 던진다. 그러나 지독하게 어둡고 비극적인 서사가 돋보이는 원작과 달리 ‘햄릿: 얼라이브’는 속도감 있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물론 현대적인 미장센들을 사용하며 새로운 흥미를 더한다.

원작을 토대로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 놓은 ‘햄릿: 얼라이브’는 전개 과정 역시 매끄럽다. 길고 무거운 장면이지만 관객들이 꼭 봐야 하는 주요 부분들은 넘버들과 연결시켜 집중하게 한다. 1막에서 공개되는 ‘나 그대를 따르리라’, ‘복수를 해다오’, ‘수녀원으로 가’, ‘죽음의 서곡’ 등의 넘버들은 인물의 선택과 심리 변화를 조명하고 갈등을 더욱 극대화한다.

 

뮤지컬 '햄릿:얼라이브' [사진= CJ E&M, 로네뜨 제공]

 

원작 ‘햄릿’에서 빠질 수 없는 요릭 역시 등장한다. 그러나 원작이나 연극 작품에서보다 축소된 요릭의 역할은 2막의 넘버 ‘어릿광대 요릭’으로 대체되고, 햄릿의 내적갈등을 담은 넘버 ‘사느냐 죽느냐’는 관객들에게 말을 거는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한다.

‘햄릿: 얼라이브’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깔끔하게 정리 된 넘버들 뿐 아니라 의상과 무대 장치, 조명 등을 통해서도 새로운 햄릿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현대적인 느낌이 강한 의상들을 사용하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고전적인 매력을 살려낸다. 또한 극의 흐름에 따라 변화는 인물들의 심리상태를 의상의 색상으로 표현해낸다.

막이 올리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공중에 떠 있는 띠 모양의 조형물이다. 공연이 진행되며 이 조형물 중앙으로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하는 장치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 장치는 무대를 보는 관객 시선 방향의 또 다른 선택지가 된다.

 

뮤지컬 '햄릿:얼라이브' [사진= CJ E&M, 로네뜨 제공]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 하는 조명 사용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조명은 단순히 인물들을 비추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빛들이 교차되는 지점, 퍼지는 방식 등을 다르게 하며 단조로워질 수 있는 구성에서 탈피할 수 있게 한다.

‘햄릿: 얼라이브’ 속 배우들이 보여주는 연기 역시 뛰어나다. 타이틀롤 햄릿을 연기하는 홍광호는 강약 조절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이며 캐릭터의 위태로움을 담아낸다.

클로디어스 임현수와 거트루드 문혜원은 서로를 지탱하는 힘을 보여주지만 극 후반부에는 문혜원이 독립적 선택을 하는 점이 강조된다. 오필리어 정재은은 순수한 소녀의 모습부터 광기가 더해진 모습으로 절망적이고 비극적인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뮤지컬 '햄릿: 얼라이브' [사진= CJ E&M, 로네뜨 제공]

 

‘햄릿: 얼라이브’에 참여하는 배우들이 가장 많은 칭찬을 받아야 마땅한 지점이 있다. 바로 전막이 끝난 뒤 진행되는 커튼콜이다.

배우들은 긴장이 풀어질만한 커튼콜에서도 자신들이 연기한 캐릭터의 모습으로 무대에 선다. 특히 막이 내려와 얼굴을 가리는 그 순간까지 한 곳을 응시하는 이들의 모습은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 모든 이들과, 살아남은 이의 슬픔을 전달하는 듯 보인다.

‘햄릿:얼라이브’는 어떤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동시에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는 ‘얼라이브’라는 제목과 연결되며 ‘현재의 삶’에 대한 가치를 더한다.

뮤지컬 ‘햄릿:얼라이브’는 오는 1월28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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