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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스포츠 분노의 순간 ②] 비리-적폐-소모전, 대한축구협회의 부끄러운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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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스포츠 분노의 순간 ②] 비리-적폐-소모전, 대한축구협회의 부끄러운 민낯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2.07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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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스포츠 결산, 대한축구협회의 잇따른 실책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2017년 축구 국가대표팀의 팬들은 분노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지 못했고, 감독의 전략과 용병술도 믿음직스럽지 않았다. 부랴부랴 사령탑을 울리 슈틸리케에서 신태용으로 교체했지만, 축구팬들의 불만은 현재진행형이다.

대표팀뿐만 아니라 이들을 관리하는 대한축구협회(KFA)도 많은 비난을 받았다. 불법과 비리의 온상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축구보다 돈과 정치가 더 크게 작용하는 조직이 되면서 ‘적폐 협회’의 오명을 썼다.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9월 유명 전직 축구선수를 지낸 축구협회 임원들이 공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소식은 팬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조중연 전 축구협회 회장을 비롯해 이회택 전 부회장, 황보관, 김주성 등 11명은 2011년 7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법인카드로 220여회에 걸쳐 1억1000여만 원을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소식을 접한 팬들은 축구협회를 이대로 둘 수 없다며 개혁의 목소리를 냈다. 집회를 벌이며 협회를 질타했고, 1인 시위도 불사했다. 오랫동안 쌓은 불만을 한꺼번에 표출했다.

이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고개를 숙이며 인적 쇄신을 약속했고, 지난달 8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김호곤 기술위원장 겸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이용수 부회장과 안기헌 전무이사가 차례로 물러났다. 이 자리를 최영일 부회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박지성 유스전략본부장 등 협회와 큰 인연이 없는 인물들이 메웠다. 다만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이 신임 전무이사로 낙점된 부분에 대해서는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조직 개편 이후 대표팀이 11월 A매치 평가전에서 1승 1무를 거둬, 불신 가득했던 여론이 조금은 누그러졌지만 일단 바뀐 인사들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김호곤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9월 거스 히딩크 감독의 대표팀 복귀설과 관련해서도 축구협회는 매끄러운 일처리를 하지 못했다.

히딩크 감독은 9월 14일 네덜란드 현지 기자회견에서 “한국 축구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밝혔으나, 축구협회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후 히딩크 감독이 재단 측을 통해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이 있다는 의사를 6월에 이미 협회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밝혀 논란이 커졌다.

당시 김호곤 전 기술위원장은 “히딩크측으로부터 그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왜 그런 주장을 하는 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제호 거스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이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제의한 것이 알려지면서 김 위원장이 많은 비난을 받았다. 결국 김호곤 위원장은 지난달 초 옷을 벗었다.

한국 축구는 올해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9년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다. 하지만 대표팀을 컨트롤하는 협회 주요 인사들의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적폐 집단’이라는 오명도 썼다. 아무쪼록 새롭게 들어온 인원들이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일하길 축구팬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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