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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50도 핀란드에서 뛴 듀크, 서울의 엄동설한에도 끄떡없다?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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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50도 핀란드에서 뛴 듀크, 서울의 엄동설한에도 끄떡없다? [SQ포커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2.13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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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2년 전에 핀란드에서 뛰었다. 그때는 영하 50도였다(!).”

파토우 듀크(32‧서울 GS칼텍스)의 이 말이 나오자마자 인터뷰실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영하 10도만 돼도 온 몸이 저절로 웅크려지는데, 영하 50도인 곳에서 생활해봤다니! 그것도 따뜻한 기후에 적응돼 있을 세네갈 국적의 선수가 추운 나라에서 뛰었다는 게 의외였다. 듀크는 “몸이 적응하기 마련이다”라고 웃었지만 이미 충격을 받은 취재진은 웃을 수 없었다.

 

▲ 듀크(위)가 13일 KGC인삼공사전에서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이번 주 내내 대한민국은 매우 추운 날씨였다. 영하 10도 밑을 내려가는 수은주에 맨살을 맡기면 이내 빨갛게 달아오름을 확인할 수 있다. 추위에 어느 정도 적응돼 있다고 자부하는 한국인들도 막상 한파가 몰려오면 괴롭기 마련이다.

그러니 따뜻한 세네갈 태생인 듀크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13일 대전 KGC인삼공사와 V리그 장충 홈경기를 세트 스코어 3-0 완승으로 이끈 듀크는 날씨가 추워도 이에 대비하면 문제없다고 했다.

취재진이 추위를 버티기 위해 어떤 것들을 동원하느냐고 묻자 “수면양말과 수면잠옷으로 추운 것을 극복하고 있다”고 밝게 웃었다. 겨울에 리그를 치르는 한국의 추위를 익히 잘 아는 듯 했다.

그러면서 “2년 전에는 핀란드리그를 뛰었다. 그때는 영하 50도였다”고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이미 훨씬 추운 곳에서 뛰어봤으니, 추위에 적응하는 건 크게 문제 없어보였다.

 

▲ 듀크가 13일 KGC인삼공사전에서 점수를 뽑은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한국에서 처음으로 뛰지만 듀크는 특유의 친화력과 생활력으로 잘 적응하고 있다. 알고 있는 한국말도 많다. 듀크가 비교적 정확한 발음으로 “감사합니다. 수비. 빨리빨리. 감독님. 안녕하세요. 괜찮아. 진짜. 물 많이 먹어. 이모. 오빠. 엄마”를 내뱉자 그의 통역을 담당하는 이지언 씨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언제 이런 말을 배웠지?’ 하는 눈치였다.

듀크는 지난달 29일 KGC인삼공사전에 이어 이날도 부모님이 보는 앞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3세트 24점(공격 성공률 58.97%)을 올리는 동안 범실이 단 한 개도 없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리그 일정이 빡빡하지만 듀크는 딸로서도 역할을 다하고 있다. “부모님이 한식을 좋아하신다. 주로 맛집 탐방을 한다”고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팀에 대한 헌신도 남다르다. 공격 점유율이 많은 데에 대한 부담이 없느냐는 질문에 “공이 많이 올라와도 최대한 잘 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게 내 역할이라는 것도 잘 안다”면서 “설령 다리가 하나만 있다고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처리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적응도 만점. 팀 스피릿도 만점이다. 비록 이소영(윙 스파이커)이 부상 이탈해 그만큼 화력이 약해졌지만, 책임감을 갖고 공을 때리는 듀크가 있기에 GS칼텍스가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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