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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마녀의 법정’ 정려원 ‘매일 쓰는 일기처럼 꾸준히 사랑받고 싶어요’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7.12.15 08:30 | 최종수정 2017.12.15 09: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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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배우 정려원에겐 ‘아이돌 가수 출신’이란 꼬리표가 항상 따라붙는다. 사실 그가 가수생활을 했던 기간보다 배우로서 활약한 기간이 배가 넘는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아이돌 가수 출신’이란 꼬리표가 싫을 만도 할 텐데 정려원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그 수식어를 ‘내가 왜 버려야 하냐’며 반문할 정도였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연기자로 활약한 정려원은 이번 작품인 ‘마녀의 법정’을 통해 평소 이미지와 완전히 다른 마이듬 캐릭터를 창조해내는 데 성공했다. 본인에게 ‘도전’이었다는 두 글자를 멋지게 ‘성공’으로 바꾼 배우 정려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우 정려원 [사진 = 키이스트 제공]

 

[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카페에서 항상 일기를 쓰더라고요. 저렇게 진지하고 말을 잘하는 사람인지 전혀 몰랐어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KBS 2TV 월화드라마 ‘마녀의 법정’ 종영 기념 인터뷰를 마친 직후 현장의 관계자가 기자에게 전한 이야기다. 도회적인 외모로 항상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것만 추구할 것 같았던 배우 정려원의 이미지는 인터뷰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자신이 겪는 일상 속 매일을 종잇장에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한 글자씩 적어 내려가고 있다는 정려원은 트렌디함 속에 빈티지를 찾고 베스트셀러보다 스테디셀러를 추구하는 진중한 사람이었다.

 

◆ 연기자 정려원이 느낀 위기감을 기회로 ‘주연배우로서 중압감 이겨내다’

 

“내가 원하는 작품을 더 이상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었어요. 너무 빠른 회전 속도로 작품들이 다가오기에 거절도 했죠. 하지만 이 작품은 놓치면 안 된단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 정려원은 ‘마녀의 법정’을 시작하기 전 두려운 마음이 컸다고 고백했다. 대사 처리가 쉽지 않은 전문직 종사자의 역할에 자신과 상당히 다른 마이듬 캐릭터까지 모든 게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정려원의 마음 한편에선 연기자로서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본인이 추구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작품들에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배우로서 고민이 깊어갈 때 즈음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내가 원하는 역할을 할 시간이 줄어들고 있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나이가 더 먹기 전에 '칼을 뽑았으면 제대로 휘두르는 게 좋을 거'란 생각을 했죠.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네요.”(웃음)

드라마가 시작 당시에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면 지금만큼 기쁘지 않았을 것이라며 활짝 웃은 정려원. 그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카메라 공포증을 또 다시 느꼈다고 털어놨다. 현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이후 정려원은 마이듬 캐릭터에 몰입하면서 점차 공포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도 어렵고 이걸 소화시켜서 캐릭터의 이미지를 다시 만드는 것도 어려웠어요. 초반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죠. 갑자기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내가 없으면 촬영을 안 해도 된다는 위험한 생각까지 했어요. 그래서 현장에선 카메라를 만지면서 ‘난 카메라가 무섭지 않다’고 되뇌었어요. 한 장면씩 찍으면서 좀 쉬워지더라고요. 이후엔 감독님들도 편하게 촬영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정려원은 촬영 초반에는 본인이 이 작품을 두려워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후 그는 자신이 마이듬을 바라보는 태도에 변화를 느끼면서 현장의 제작진들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정려원은 “‘배우 정려원’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현장의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주연 배우가 갖는 중압감을 처음 느꼈다며 “촬영 초반엔 현장에서 쥐구멍을 찾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남들이 집중하지 않는 “화장실에 가서 혼자 중압감을 해결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배우 정려원 [사진 = 키이스트 제공]

 

◆ 여성으로서 드라마를 이끌어간 ‘마이듬’ 캐리터에 감사하다

 

정려원이 주연을 맡은 작품은 꽤 있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현장을 혼자서 이끄는 느낌을 받았던 이유는 또 있다. 지금까지 여성 주인공으로서 스토리를 이끄는 작품을 못 만났기 때문이다. 정려원이 다른 작품에서 부담감을 느꼈을 거라고 언급한 이범수 김명민 등의 선배들은 모두 남자 연기자들이었다.

“작가님은 워낙 주관이 센 분이셔서 이 드라마의 내용을 타협하지 않고 소신대로 이끌어가겠다는 생각이 뚜렷했어요. 마이듬 캐릭터가 마지막에 본인 치부가 다 드러나는 일을 다 겪었는데도 지극히 현실적인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지켜가는 모습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김여진 선배랑 의심도 했어요. 처음에만 마이듬 캐릭터가 이끌다가 나중에 남자 주인공이 드라마를 끌고 가는 게 아닌가 하고요. 물론 기우였죠. 작가님이 아니었다면 이런 연기를 하지 못했을 겁니다.”(미소)

정려원은 이 작품을 통해 끝까지 극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준 정도윤 작가와 연기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준 선배 연기자 김여진에게 감사하단 인사를 전했다.

“김여진 선배와 여성 연기자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현실적으로 (40대 안팎의) 우리 나이 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점차 줄어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공감했습니다. 아마 김여진 선배가 없었으면 이 드라마를 저 혼자서 이끌어가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나중에는 김여진 선배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배우 정려원 [사진 = 키이스트 제공]

 

◆ 작품 성공 여부에 작품 선택지 달라져...‘이제는 신경 쓴다’

 

이날 정려원은 자신의 작품 활동을 직장인의 월급에 비유했다. 본인이 만족하는 작품을 꾸준히 하면서 성취감과 돈을 동시에 얻어 기쁘다고 전했다. 이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정려원에게 대중적인 성공은 그저 덤으로 따라오는 일종의 ‘보너스’ 개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생각은 달라졌다.

“원래는 흥행 성적에 연연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마음이 달라졌죠. 성적이 좋지 않으면 하고 싶은 것도 못하더라고요. ‘기회는 성적이 좋은 사람들에게 더 많이 가는 게 맞다’는 사실을 간과했어요. 나도 대체제가 된다는 걸 몰랐죠.”

작품 선택을 위해서 흥행에도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는 정려원은 “이제는 나쁜 성적표를 받으면 괜찮지 않다”고 고백했다. 그는 대중과 소통하는 사람으로서 본인만 만족하는 게 좋은 것이란 생각이 옳은 판단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를 위해 연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남들을 위해 연기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취재 후기] 배우 정려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스태프에게 일일이 손편지를 쓴다는 사실이 SNS를 통해 공개돼 대중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정작 정려원은 이날 “연기를 시작한 2005년부터 함께 일한 스태프에게 손편지는 항상 썼다”고 밝히며 억울해(?) 했다. 또한 “손편지를 무려 3번 이상 받은 사람들도 있어서, 이제는 손편지를 안 쓸 수가 없더라”고 털어놨다. 스태프 사이에서 소문이 난 가운데 지금 와서 중지하면 전에 일한 사람들과 다르게 차별받는다는 느낌을 받을까봐서다. 유독 고생을 많이 하는 제작 현장의 막내들에게 남다른 집착을 한다면서 “잠도 못자는 게 안쓰럽다”고 전한 정려원. 작품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따뜻한 마음씨와 진정성이 느껴지는 배우 정려원이 펼칠 연기 인생이 더욱 기대된다.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홍영준 기자  hidden81@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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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법정#정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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