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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에 골든글러브까지, 넥센히어로즈 김하성의 '2인자 징크스'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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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에 골든글러브까지, 넥센히어로즈 김하성의 '2인자 징크스' [SQ포커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2.14 0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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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애초에 상 복이 없는 걸까. 아니면 상대가 유난히 강한 걸까.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김하성(22)의 불운이 계속되고 있다.

성적이 안 좋았다면 억울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다른 것으로 인해 계속 밀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김하성은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7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김선빈(KIA 타이거즈)에 밀려 유격수 황금장갑을 품는 데 실패했다. 언론인들로 구성된 투표인단 86명(득표율 24.1%)은 김하성을 택했다. 하지만 253표(득표율 70.9%)를 획득한 김선빈(KIA 타이거즈)에 크게 밀렸다. 무려 167표차로 2위에 머물렀다.

사실 성적으로만 봤을 때 김하성이 김선빈에 크게 밀린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하성은 2017시즌 23홈런 114타점, 장타율 0.513로, 5홈런 64타점 장타율 0.477를 기록한 김선빈보다 앞섰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역시 4.91로 타이를 이뤄, 밀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투표인단의 선택은 김선빈이었다. 넥센이 올해 후반기 부진으로 7위에 그쳤던 반면, KIA는 김선빈의 활약 속에 통합우승을 차지했다고 투표인단이 인식한 것 같다. 김선빈에 ‘우승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이야기다. 박빙을 이룬 2루수 부문에서 안치홍(140표‧득표율 39.2%)이 박민우(134표‧득표율 37.5%)를 제치고 골든글러브를 획득한 것도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다.

 

 

김하성이 시상식에서 아쉬움을 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KBO 시상식에서 구자국(삼성 라이온즈), 조무근(당시 kt 위즈‧현 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신인상 후보에 올랐는데, 유효표 100표 중 60표를 받은 구자욱에 크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김하성은 34표를 얻는 데 그쳤다.

2015년 성적을 비교해보면 김하성은 구자욱에 타율에서 밀렸을 뿐(김하성 0.290 vs 구자욱 0.349), 안타(148개 vs 143개), 홈런(19개 vs 11개), 타점(73개 vs 57개), 도루(22개 vs 17개)에서 모두 앞섰다. 출루율과 장타율에서 뒤진 것이 구자욱 쪽으로 쏠린 이유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구자욱의 소속팀 삼성이 2015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게 프리미엄으로 붙었다는 주장이 오히려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김하성은 2015년부터 매년 좋은 성적을 내고도 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5년과 지난해 황금장갑은 ‘우승팀 유격수’ 김재호(두산 베어스)가 가져갔다. 그리고 올해도 통합우승을 차지한 김선빈이 웃었다.

참으로 지독한 ‘2인자 징크스’다. 과연 개인 스탯은 조금 떨어져도 팀 성적이 좋으면 골든글러브를 가져가는 것일까. 마치 격투기에서 잘 싸우고도 판정에서 패하는 것 같은 기분일 터. 김하성의 ‘불운의 연결고리’는 언제 끊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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