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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하이라이트] 스리백 아닌 4-4-2가 답! 김신욱-이재성-정우영-조현우 '원더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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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하이라이트] 스리백 아닌 4-4-2가 답! 김신욱-이재성-정우영-조현우 '원더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2.1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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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몰라보게 달라졌다. 북한에 쩔쩔맸던 공격은 가히 위협적이었고 수비는 탄탄했다. 비결은 맞춤옷 같은 4-4-2 전술 덕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 아니노모토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스포티비 생중계)에서 이른 실점에도 김신욱(2골), 정우영, 염기훈의 골로 4-1 대승을 거뒀다.

2승 1무(승점 7)를 거둔 대표팀은 일본(2승 1패, 승점 6)을 제치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대회 첫 2연속 우승 쾌거.

 

▲ 김신욱(왼쪽에서 2번째)이 16일 일본과 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염기훈(왼쪽)의 쐐기골에 자신의 득점처럼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표팀은 지난 북한전 스리백을 사용했지만 상대의 압박수비에 고전했고 공격에서도 자책골로 간신히 승점 3을 따냈다. 이에 신 감독은 지난달 콜롬비아, 세르비아를 상대로 대성공을 거뒀던 4-4-2 포메이션을 다시 꺼내들었다.

일본이 두려워했던 ‘진격의 거인’ 김신욱과 부상으로 1,2차전 결장했던 이근호를 내세웠다. 둘은 울산 현대 시절 투톱으로 ‘특급 케미’를 보이며 팀을 아시아 정상으로 이끌었던 경험이 있었다.

신태용 감독의 배수의 진은 적중했다. 이근호는 지난달 콜롬비아, 세르비아전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헤집어 놨고 김신욱은 높이로 상대를 제압했다.

둘이 일본 수비진을 흔들자 측면 공격도 살아났다. 왼발잡이로 오른쪽 측면에 자리잡은 ‘빈대발 윙어’ 이재성은 끊임없이 중앙으로 파고들며 이근호, 김신욱과 연계 플레이를 펼쳤고 김민우는 왼쪽에서 빠른 스피드로 끊임없이 상대 뒷공간을 노렸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전반 3분 만에 장현수가 수비 뒷공간을 노린 상대 공격수를 밀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J1리그 득점왕 고바야시 유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순식간에 흐름을 바꿔놨다. 실점 이후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김신욱이 선봉에 섰다. 높이를 활용해 일본 수비진에 ‘멘붕’을 안겼다. 전반 12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왼쪽에서 김진수가 올린 크로스를 김신욱이 헤더로 연결했다. 일본 수비는 김신욱의 높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전반 22분엔 세트피스로 골을 만들어냈다. 아크 오른쪽에서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정우영이 명품 무회전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정우영의 대표팀 마수걸이 득점포.

 

▲ 정우영이 강력한 무회전 프리킥으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역전에 만족하지 않았다. 전반 34분 이재성이 저돌적인 돌파에 이어 측면 빈공간을 파고드는 김신욱에게 공을 넘겼다. 김신욱은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왼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반면 수비벽도 단단했다. 촘촘한 두 줄 수비를 펼쳤고 간격이 잘 지켜졌다.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일본으로서도 공격의 활로를 찾기 힘들었다.

후반 22분 시종일관 피치 곳곳을 누빈 이근호가 물러나고 ‘염긱스’ 염기훈이 피치를 밟았다. 1분 뒤인 후반 23분 프리킥 찬스에서 염기훈이 마법을 일으켰다. 상대 수비벽을 절묘하게 피해간 프리킥은 고바야시의 발을 맞고 다시 한 번 골네트를 갈랐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신태용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공격을 진두지휘하던 이재성이 나가고 수비수 정승현이 들어갔다.

장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로 올라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신태용 감독은 예상과 다른 선택을 했다. 지난 북한전에서 실패로 끝난 스리백을 다시 한 번 실험했다. 3-4-3 형태였다. 김민우가 오른쪽에서 이재성의 반대발 윙어의 역할을 그대로 맡았다.

그러나 오히려 수비가 흔들리는 효과를 낳았다. 3명의 중앙 수비수가 상대 공격 2명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고 결정적인 헤더를 허용했다. 조현우의 슈퍼세이브로 간신히 실점을 면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맞설 독일, 스웨덴, 멕시코는 모두 한국보다 강팀이다. 수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어설픈 스리백 전술은 공격력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한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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