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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공연현장] '슈퍼쇼7' 슈퍼주니어 '최시원 사과부터 김희철 드럼 연주에 팬 향한 편지까지' 논란 딛고 각오 가득 찬 18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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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공연현장] '슈퍼쇼7' 슈퍼주니어 '최시원 사과부터 김희철 드럼 연주에 팬 향한 편지까지' 논란 딛고 각오 가득 찬 180분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7.12.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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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굳이 우리나라로 한정 짓지 않더라도 대중가요 시장에서 무려 10년이 넘게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은 흔치 않다. 지난 2005년 1집 앨범 'SuperJunior 05'로 가요계에 데뷔한 슈퍼주니어는 지난달 발표한 정규 8집 앨범으로 무려 13년째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기적은 여러분이 만든 겁니다" (리더 이특)

최시원의 프렌치불독, 강인의 음주 물의 등 각종 논란에 시달리며 공연을 개최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 않았던 슈퍼주니어는 서울 공연을 마무리한 뒤 팬들에게 ‘기적’이라며 진정성 넘치는 감사를 전했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슈퍼주니어의 일곱 번째 월드투어 '슈퍼쇼7'에서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2만5000여 관객들의 호응을 받으며 '글로벌 한류돌'의 면모를 과시했다.

 

'슈퍼쇼7' 슈퍼주니어 [사진 = SJ레이블 제공]

 

◆ 영상 연출 신동& 무대 연출 은혁 '환상의 콜라보레이션'

2년 만에 개최된 ‘슈퍼쇼’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다양한 멤버들의 개성이 잘 드러난 영상과 무대 연출이었다. 이날 콘서트의 모든 영상 연출은 멤버 신동이, 무대 연출은 은혁이 맡았다고 알려져 현장의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콘서트에 나온 6개의 VCR을 포함한 모든 영상을 연출한 신동은 "이번 공연을 마친 뒤 계속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팬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보여 달라고 부탁했다.

동료인 신동의 연출로 촬영 중 힘이 들어도 화를 낼 수가 없었다고 밝힌 김희철은 "신동이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뮤직 비디오를 한 시간만에 찍었다"며 ‘화면이 어떻게 붙어야 하는지를 아는 친구’란 설명과 더불어 신동의 능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김희철은 무대 연출을 맡은 은혁의 디렉션에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은혁이 무대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몰라하는 나를 위해 포인트를 전부 짚어줬다"며 무대 연출을 꼼꼼하게 완성한 은혁에게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슈퍼쇼7' 슈퍼주니어 [사진 = SJ레이블 제공]

 

◆ 데뷔곡서 정규 8집 'BLACK SUIT'까지 슈퍼주니어 역사가 담긴 ‘슈퍼쇼7’

이날 첫 무대 시작 전 슈퍼주니어는 이번 공연의 콘셉트를 알리는 강렬한 영상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압도하며 3시간 공연의 출발을 알렸다. 첫인사로 무대에 대한 떨림을 전한 슈퍼주니어는 콘서트를 통해 팬들과 항상 하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슈퍼주니어 멤버들의 연출로 완성된 이번 공연의 시작은 정규 8집 'PLAY'의 타이틀곡 'BLACK SUIT'이었다. 화려한 문을 연 무대에서는 수록곡 '씬 스틸러(Scene stealer)'의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MAMACITA’, ‘SHIRT’, ‘예뻐 보여(GIRLFRIEND)’, ‘THIS IS LOVE’, ‘시간차’, ‘너라고’ 등 다채로운 무대를 이어가던 슈퍼주니어는 현장 팬들을 위한 VCR영상을 공개하며 ‘팬심’을 충족시켰다. 이날 공개된 영상 중 일부는 세계 투어를 마친 뒤 하나의 영상으로 제작돼 팬들에게 공개된다고 알려져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이날 무대에서 처음으로 팬들의 큰 주목을 받았던 건 동해의 자작곡인 '비처럼 가지 마요'의 인상적인 무대 및 영상 연출이었다. 곡의 시작과 동시에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현장의 대형 스크린에 나타난 동해. 연주를 마친 화면 속 동해는 그대로 무대 위로 걸어나오며 팬들에게 큰 환호를 이끌어냈다. 거대한 화면에 펼쳐진 모노톤의 영상에 대부분의 관객들은 녹화된 클립이라고 착각할 법한 상황이었기에 이날의 무대 연출은 더욱 빛났다.

이날 콘서트를 통해 들을 수 있었던 건 '비처럼 가지 마요'와 같은 8집 수록곡뿐만이 아니었다. 5집 수록곡인 '기억을 따라' 10주년 스페셜 앨범 속의 '별이 뜬다'가 연이어 공개됐다. 특히 '별이 뜬다' 무대에서는 원형 회전 무대를 이용하며 팬들을 두루 살피는 연출로 객석과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

무대를 마친 슈퍼주니어는 영상을 통해 '슈퍼레인저'로 변신한 모습을 보인 뒤 무대에 등장했다. '슈퍼레인저' 복장 그대로 등장한 슈퍼주니어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귀여운 무대 연출로 데뷔 당시 '비글미' 넘쳤던 모습을 그대로 재연했다.

이어 복장 그대로 트로트 유닛인 '슈퍼주니어T'의 히트곡 '로꾸거!'를 부른 이들은 자신의 초심을 확인하려는 듯 정규 1집의 타이틀곡 '트윈스(TWINS)'로 객석을 뜨겁게 달궜다.

데뷔곡의 감격적인 무대를 마친 슈퍼주니어는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라이브 밴드와 함께 했다며 풍성한 사운드의 비결을 공개했다. 슈퍼주니어는 일일이 세션 멤버들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RUNAWAY' 'TOO MANY BEAUTIFUL GIRLS' 'MAGIC'의 연이은 무대로 분위기를 고조시킨 슈퍼주니어는 특별한 무대를 준비하며 시선을 끌었다. 최근 논란에 휩싸이며 정규 8집 활동에 함께하지 못했던 최시원의 단독 스테이지였다.

최시원은 이날 단독 무대를 통해 그간의 한을 풀어내려는 듯 팬들의 환호성을 끊임 없이 요구했다. 무대 퍼포먼스를 선보일 멤버로 김희철 신동 은혁을 불러낸 최시원은 이들의 코믹스런 춤사위에 디제잉을 통해 BGM을 만들어내며 멋진 협업을 완성했다.

이날 최시원은 콘서트 시작 당시 앞선 무대 인사에서 울컥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짧은 인사를 뒤로 하고 무대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인 최시원은 튀지 않는 퍼포먼스로 도리어 객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현장의 팬들은 이미 최시원의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듯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자신의 스타를 다독였다.

SM 'STATION' 시즌 2의 36째 곡인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통해 멋진 디제잉 실력을 과시한 최시원에게 팬들은 환호성을 보냈다. 이어 최시원은 자신이 작곡한 '온 앤 온(ON AND ON)'을 통해 이번 한국 활동에 참여하지 못한 한을 풀어내려는 듯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슈파 두파(SUPER DUPER)'에 이어 슈퍼주니어 최고의 히트곡인 '쏘리쏘리' '미스터 심플' '미인아'의 무대가 이어져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슈파 두파(SUPER DUPER)' 무대에선 마무리 전 최시원의 단독 댄스 스테이지가 펼쳐지며 슈퍼쇼는 더욱 끌어올랐다.

 

'슈퍼쇼7' 슈퍼주니어 시원 [사진 = SJ레이블 제공]

 

◆ 리더 이특 편지에 최시원의 사과까지 ‘새 출발 다짐한 슈퍼주니어’

화려한 무대를 폭풍처럼 선보인 슈퍼주니어. 이들은 리더 이특의 편지 낭독을 통해 그간 논란 등에도 변함없이 자신들에게 지지를 보여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특은 "첫 1위 이후 우리에게 팬들은 수 많은 상을 선물해줬다"며 "그렇게 13년을 지난 철부지 아이돌은 어느덧 가요계의 큰 선배로 자랐다"고 회상했다.

이특은 이어 "시간이 흐른다는 건 슬프면서도 자연스러운 일이다"라며 "팬들과 같은 시간 같은 하늘에 있다는 것에 행복했다. 앞으로 더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들을 만들어 가고 싶다"라고 말한 뒤 팬들을 향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특은 한경 등 탈퇴한 멤버들과 강인 등 공연에 함께하지 못한 멤버의 이름까지 하나씩 열거하며 지금까지 그들과 함께 했던 추억에 잠긴 듯 눈물을 쏟아냈다.

이특이 편지를 낭독하는 동안 객석에선 공연을 바라보는 멤버 규현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규현을 본 현장의 팬들은 엄청난 환호성을 질렀다. 막내 규현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한 마음을 편지를 통해 전한 이특. 그는 긴 편지 낭독 끝에 객석의 규현에게 장난스레 하트를 요구했다. 화면 속 규현이 이특과 팬들을 향해 대형 하트를 그리며 바로 화답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

최근 논란을 일으킨 최시원의 발언도 관객의 이목을 집중했다. 공연 내내 침묵을 지켰던 최시원은 앙코르 무대 이후에 자신의 현재 심경을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심려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무대에 서기까지 굉장히 힘든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사랑으로 보듬어준 멤버들에게 고맙단 인사를 하고 싶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이어 최시원은 "어떤 순간이 와도 함께 하자는 멤버들의 말이 고마웠다"며 "이 자리에 서기까지 품어주고 믿어준 팬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다"고 전한 뒤 길었던 끝인사를 마쳤다. 현장의 멤버들은 고개 숙인 최시원을 둘러싼 뒤 함께 고개를 숙이며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 그를 응원했다.

앙코르 무대 전 최시원은 "정말 그저 감사드린단 말씀밖에 할 말이 없다"며 짧은 소감을 건넨 바 있다. 입을 열기에 앞서 망설이는 듯한 몸짓과 말투는 평소의 최시원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최시원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희철은 "일련의 사건으로 월드 투어를 돌 수 없을 거란 소리까지 들었다"며 "언제가 마지막 무대가 될지 몰라 참 슬프지만 한국에서 ‘슈퍼쇼7’의 첫 시작을 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긴 여운이 남는 공연 소감을 전했다.

긴 공연 소감 끝에 멤버들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관객들은 그대로 남아 앙코르를 외쳤다. 이날 영상을 통해 시작된 앙코르 무대를 통해 슈퍼주니어는 색다른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새로운 출발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원형 무대를 통해 현장의 모든 관객에게 드럼 연주 실력을 과시한 김희철은 레드&블랙의 강렬한 영상을 통해 스크린에서 재조명됐다. 김희철의 연주를 큐(cue) 삼아 10주년 기념 곡인 '데블'을 부른 슈퍼주니어는 데뷔 앨범의 수록곡인 '미라클'의 무대를 마지막으로 무리일 것 같았던 공연을 기적처럼 마쳤다. 리더 이특은 마지막 소감에서 "기적은 여러분이 만든 겁니다"라며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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