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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우도환, "행복의 기준 변하지 않는 배우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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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우도환, "행복의 기준 변하지 않는 배우이고 싶다"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7.12.2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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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Tip!] 날카로운 눈매와 깊은 눈, 낮은 목소리. 신인답지 않은 담백한 연기력은 배우 우도환을 표현하는 여러 수식들 중 하나다. 우도환은 2017년 드라마 ‘구해줘’와 ‘매드독’을 통해 쉼 없이 달렸다. 그 결과 가장 주목 받는 신인 배우가 됐다. 우도환은 담대하면서도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스포츠Q(큐) 글 이은혜·사진 주현희 기자] 2011년 데뷔한 우도환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자신을 알리기 시작했다. 영화 ‘마스터’ 속 김엄마(진경) 옆을 지키던 인물로 기억되던 우도환은 드라마 ‘구해줘’와 ‘매드독’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구해줘’의 석동철과 ‘매드독’의 김민준이 미묘하게 섞여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 우도환과의 인터뷰는 지난 18일 오후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스포츠Q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 ‘구해줘’의 석동철 ‘매드독’의 김민준 그리고 우도환

 

우도환

 

우도환은 2017년을 가장 바쁘게 보낸 배우들 중 한 사람이다. 지난 9월 케이블채널 OCN ‘구해줘’가 종영한 이후 곧바로 KBS 2TV ‘매드독’에 출연했다. 두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열일의 아이콘’이 된 우도환은 다른 매력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매드독’ 합류까지 약 10일간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구해줘’의 동철이를 보내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우도환 역시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구해줘’ 끝나고 2주 정도 시간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시청자분들이 민준이 자체로 받아주실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어요. 단기간 안에 동철이를 빼내려고 많이 노력했거든요. 특히 사투리요. 그게 가장 우려한 부분이기도 해요.”

우도환의 걱정은 기우였지만 실제로 석동철과 김민준은 차이점이 큰 캐릭터들이다. 한쪽이 거칠고 즉흥적인 면이 있다면 다른 한쪽은 부드럽고 아주 계획적이다. 우도환은 동철이를 보내고 새로운 캐릭터인 민준이를 만나며 차별성을 두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썼다.

 

 

우도환

 

“동철이에게 생각은 행동에 대한 합리화의 시간이거든요.(웃음) 반대로 민준이는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정확하게 모든 행동과 동선을 짜고 움직여요. 또 동철이는 빠르고 민준이는 느긋하죠. 그래서 서 있는 자세부터 다르게 했고, 민준이를 연기하면서는 커피도 많이 마시고 책도 많이 봤죠.”

‘구해줘’와 ‘매드독’은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소재들을 사용했다. 독특한 소재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 극적인 반전 등으로 주목 받았던 두 작품에서 우도환은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과 뛰어난 연기력을 보였다. 독특한 소재에 마음을 빼앗긴 부분이 있는지 물었더니 “사실 ‘구해줘’는 사이비 드라마인줄 몰랐어요.”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구해줘’는 동철이 캐릭터에 끌려서 오디션 봤고, 사이비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매드독’도 깊게 들어가 보니 우리나라의 아픈 사건이 숨겨져 있었고 좋은 의도인 걸 알고 더 책임감 있게 작품에 참여했던 것뿐이에요.”

◆ “2017년 10번째 본 오디션이 ‘구해줘’… 80번 넘게 오디션 봐”

 

우도환

 

우도환이 배우로 대중들에게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마스터’를 통해서였다. 진경의 옆을 지키는 인물로 등장했던 우도환은 많지 않은 대사와 분량에도 신스틸러가 됐다. 우도환은 ‘마스터’를 통한 관심이 너무나 신기했고 감사했다며 두 손을 모았다.

‘마스터’ 뿐 아니라 ‘우리집에 사는 남자’, ‘구해줘’, ‘매드독’ 등 출연 작품들에서 다소 무거운 분위기의 캐릭터들을 연기했던 우도환은 “가벼운 캐릭터를 하게 되더라도 마냥 가볍게 연기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연 있는 캐릭터들에게 매력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며 “제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니까요.(웃음) 이 캐릭터가 이런 행동을 할 때는 분명 이유가 있다는 느낌을 늘 주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우도환에게 의외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작품에 출연하지 않는 동안 80번이 넘는 오디션을 봤고, 올해 본 열 번째 오디션이 ‘구해줘’라는 것이다. “일주일에 오디션 두 개씩 보기도 했어요.”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던 우도환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오디션이 일상이던 시간을 회상했다.

“오디션이 정말 가슴 아픈 게, 준비하면서 짧으면 3일 길면 일주일 정도를 그 배역으로 살게 돼요. 근데 끝나면 그냥 없애야 한다는 거예요. 그게 80번 정도 반복되면 어쩔 수 없이 힘이 빠지는 순간이 와요. 그때마다 ‘기회를 만들려고 여기 온 건데 힘 빠지면 안 돼’ 이런 생각을 했고,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어요.”

우도환은 수많은 오디션을 거치며 자신만이 낼 수 있는 느낌들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는 ‘나는 누구인가’, ‘나만의 것은 뭘까’, ‘나만의 연기는 어떤 느낌일까’를 고민하며 천천히 성장해 왔다.

◆ “행복의 기준이 변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

 

우도환

 

우도환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그가 스스로에게 꽤 엄격한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역시 “남들에게는 안 그러는데 스스로에게는 엄격해요.”라며 이를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우도환은 최근 자신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요즘은 책임감을 많이 느껴요. 수식어가 많이 생겼고 드라마에서 주연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시작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작품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려고 긴장하고 있어요.”

우도환에게 2017년은 가장 주목 받는 배우로 성장함과 동시에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한 해였다. 배우로서 남다른 성취를 이뤄낸 우도환이 스물여섯 청년의 시선으로 보고 느낀 2017년은 어떤 한 해였을까. 그는 “저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어준 한 해”라고 평가했다.

“저 사실 이렇게 인터뷰 하는 시간 정말 좋았어요. 덕분에 올해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었거든요. 올 한 해는 정말 많은 게 바뀌었어요. 저에게 많은걸 느끼게 해주고 배우게 해 준 고마운 해였던 것 같아요.”

 

우도환

 

한 해를 돌아보던 우도환은 오는 2018년 새해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항상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서 재미있는 것 같다”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인 우도환은 작품 등 활동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 같다는 예상을 깨고 ‘행복’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우도환이라는 사람은 내년에도 행복의 기준이 똑같았으면 좋겠어요. 만화책 보면서, 부모님이 기뻐하는 모습 보면서 행복하고 그 힘으로 살아갈 수 있고. 이런 행복의 기준들이 내년에도 같았으면 좋겠어요. 내년에 기자님 앞에서 똑같은 말을 하고 싶고, 매년 그러고 싶어요. 환경과 상황이 바뀌면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제 행복의 기준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취재후기] 진지한 이야기가 오가다보니 인터뷰 중반 분위기가 경직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우도환을 언제 처음 봤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마법처럼 공기가 바뀌고, 웃음이 터지고, 틈 없이 대화가 이어졌다. 연기와 작품부터 개강을 앞둔 계절학기 이야기 그리고 공통점 하나를 찾아내며 더 편안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인터뷰가 진행된 건 한 시간 남짓. 그 시간동안 배우 우도환과 스물여섯 청년 우도환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마스터의 걔’라 불렸던 배우는 석동철과 김민준을 거치며 마침내 우도환이 됐다. 우도환이 모든 사람들에게 미쁜 배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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