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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감독선임위원장에 김판곤 선임, 한국 축구 장기감독 체제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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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감독선임위원장에 김판곤 선임, 한국 축구 장기감독 체제로 갈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2.2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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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50명, 1년 미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을 거쳐간 역대 사령탑의 수와 그 재임 기간이다. 1948년 이후 런던 올림픽 이후 출범한 축구대표팀은 긴 역사를 자랑하지만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로 여겨졌다.

한국 축구의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눈이 높았던 탓도 있지만 감독 선정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이 없었던 것도 크나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이젠 달라질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는 2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연 뒤 “신설된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 겸 부회장에 김판곤(48) 전 홍콩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 김판곤 전 홍콩 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 대한축구협회 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 겸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는 남녀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을 관리, 지원하는 분과위원회. 해당 대표팀의 감독 선임과 해임 권한도 함께 가진다. 내년 러시아 월드컵과 여자 아시안컵,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앞둔 각 대표팀의 전력 강화는 물론이고 2020년 도쿄 올림픽 감독 선임 등이 당장 산적한 과제다.

김판곤 위원장은 마산창신고, 호남대를 졸업하고 1990년대 초중반 울산과 전북에서 프로 선수로 뛰었다. 2000년엔 홍콩으로 건너가 4년 동안 현지 클럽팀에서 선수와 감독을 병행했고 이후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부산아이파크 수석코치와 감독대행을 맡은 뒤 2011년엔 경남FC 수석코치를 맡았다.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홍콩의 러브콜을 받았다. 2012년부터 홍콩 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을 지휘하며 기술위원장 역할까지 수행했다. 각종 대회에서 괄목할 성과를 보이며 ‘홍콩의 히딩크’로도 불렸다.

대한축구협회는 김판곤 위원장 선임에 대해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지도자로서 역량과 행정 업무에 필요한 자질은 충분히 검증된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대표 선수를 경험하지 않은 축구인들도 능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중요한 직책을 맡을 수 있는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요아힘 뢰브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은 2006년 월드컵 이후 전차군단의 지휘봉을 잡고는 3번째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선 팀을 3위로 이끌었고 4년 뒤 브라질 대회에선 독일에 4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왼쪽)이 26일 이사회에서 안건을 의결시키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화려한 커리어를 남긴 뢰브 감독이 아니라도 충분한 재임기간을 보장받았던 감독들은 적지 않다. 파비오 카펠로는 2007년 12월부터 잉글랜드 대표팀의 사령탑에 오른 뒤 2012년 2월까지 자리를 지켰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선 독일과 16강전에서 1-4로 져 고배를 마시고도 감독직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모르텐 올센 덴마크 전 감독도 유명한 장수 감독이다. 그는 2000년 덴마크 지휘봉을 잡은 뒤 2015년까지 무려 15년간 팀을 이끌었다. 재임시절 열린 4차례 월드컵에서 단 2번만 본선에 나섰다. 최고 성적도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에 불과했다.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 8강에 진출했던 것을 생각하면 기적적인 성과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충분한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한국은 감독에게 부임 초기부터 성과를 내길 바랐다. 선임 과정에서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했고 이는 축구팬들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장수 감독 체제로 나아가기 위해 한국이 김판곤 위원장을 필두로 감독 선임 과정 절차의 문제점을 지워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협회는 이와 함께 공석이었던 미래전략기획단장에 유대우 이사, 소통실장에는 김성남 화성FC 감독을 선임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2018년도 대한축구협회 예산 의결도 있었다. 2017년(778억 원)에 비해 25% 증가한 975억 2024만 원이다. 또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통과에 따른 선수단 포상금을 총액 25억 범위 내에서 지급하기로 결의하고 선수별 세부 등급 기준은 추후 신태용 감독과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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