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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지금은 '하정우 시대'? "'신과 함께'·'1987' 동시 개봉, 팬들이 기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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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지금은 '하정우 시대'? "'신과 함께'·'1987' 동시 개봉, 팬들이 기뻐해"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8.01.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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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자타공인 '연기 잘 하는 배우' 하정우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무려 두 작품이다. '신과 함께'와 '1987'에서 하정우는 또다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흥행도 순조롭다. 그야말로 지금은 '하정우 시대'다.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야, 4885… 너지?"

영화 '추격자'의 최고의 명대사는 중호(김윤석 분)가 차를 타고 범행 현장을 유유히 나가는 영민(하정우 분)을 붙잡고 하는 대사다. 인지도가 다소 낮았던 배우 하정우는 영화 '추격자'에서 소름끼치는 연쇄살인마 연기를 펼치며 영화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추격자'의 흥행 이후 하정우는 '믿고 보는 배우'로 손꼽혔다. '황해'에서 하정우가 보여준 '김 먹방'은 패러디가 봇물처럼 쏟아졌고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서는 혼자서 극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는 무서운 연기력을 보여줬다. 영화 '아가씨'에서는 능청맞은 고판돌 역으로 두 여주인공 사이의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터널'에서는 좁은 터널 속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주인공 정수의 간절함을 신들린 연기로 보여줬다. 매 필모그래피 마다 관객은 하정우에게 열광했다.

 

충무로 대표 '흥행보증수표' 하정우 [사진 = 딜라이트 제공]

 

# 지금은 하정우 시대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은 극장가의 성수기다. 대작 영화들이 12월 한 달 동안 쏟아진다. 하정우는 '박' 터지는 12월 영화가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한국산 블록버스터 영화 '신과 함께'와 1987년 6월 민주화항쟁을 재조명한 '1987'의 주연으로 발탁된 그는 기대만큼의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두 영화를 흥행으로 이끌었다. 단 일주일 간격을 두고 개봉한 두편의 대작영화에 하정우가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사실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하정우 시대가 열렸다는 기자의 칭찬에 하정우는 "이미 옛날에 열리긴 열렸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아이돌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어요. 요새 (영화) 예매율이 좋아 피곤해도 돼요"라며 두 영화의 좋은 흥행 스코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자신이 출연한 두 영화가 나란히 흥행하는 것은 배우로서 기쁜 일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당혹스럽기도 하다. 두 영화의 동시 개봉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하정우는 "두 영화가 (흥행)성적 편차가 크면 난감했을 것 같아요"라며 솔직한 답변을 했다.

"'신과 함께'와 '1987' 두 편 다 반응이 좋아 감사하고 있어요. 또 다른 경쟁작인 '강철비'는 제가 소속된 아티스트 컴퍼니의 정우성 대표가 주연으로 출연해요. 세 영화와 저는 인연이 있는 셈이죠. 누군가는 저보고 '생태계 교란종'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정우는 정우성·이정재가 설립한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 아티스트컴퍼니와 지난 2017년 전속계약을 맺었다. 소속사 대표-소속 배우라는 독특한 관계 탓에 서로 경쟁작의 주연을 맡았음에도 함께 화보 촬영을 하는 웃지 못 할 일도 벌어졌다. 하정우는 "화보 찍으시는 분이 처음이래요. 경쟁상대 배우 둘이 함께 표지모델을 하는 건."이라며 유쾌했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 '1987'의 '최환', '신과 함께'의 강림차사

'신과 함께'는 판타지가 섞인 블록버스터 영화다. 반면 '1987'은 실화와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두 영화의 톤과 매너가 달랐기 때문에 연기하는 방식도 다르지 않았을까?

하정우는 두 영화의 캐릭터에 다르게 접근했다고 말했다. '1987'은 무게감을 덜고 가볍게 접근하고 '신과 함께'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 상반된 영화인만큼 연기 방법 또한 달랐다.

 

하정우는 12월 개봉한 '신과함께'와 '1987' 두편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사진 = 딜라이트 제공]

 

하정우는 "'1987'은 영화가 무거운 만큼 무게감을 낮췄죠 애드리브도 추가하며 가볍게 연기를 해나가고자 했어요. 반면 '신과 함께'에서의 강림은 관객들에게 저승을 설명하는 길잡이 역할이니, 그런 만큼 더 크게, 섬세하기보다는 덩어리 째로 캐릭터에 접근하고자 노력했죠."라며 각 캐릭터의 연기 톤에 대해 설명했다.

'신과 함께'는 하정우가 기존에 해왔던 연기들과는 달랐다. 바로 '그린매트'의 존재다. CG작업이 많았던 '신과 함께'인 만큼 하정우는 새로운 연기에 도전해야했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서 홀로 사투를 펼치는 연기를 해야만 했던 것에 대해 하정우는 "창피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스튜디오에)아무것도 없었어요. 칼을 휘둘렀을 때 허공에다가 대고 그냥 휘두르는 거예요. 민망하고 부끄럽죠. 하지만 계속 하다보니 괜찮더라고요. 배우들과 함께 민망한 감정을 공유하며 극복해갔어요."

# 웹툰 원작 '신과 함께', 원작과 비교하자면?

'신과 함께'의 개봉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주호민 작가의 원작 웹툰이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신과 함께' 영화의 이야기가 원작과 설정이 달라진다는 사실에 많은 원작 팬들이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정우는 원작 팬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영화 '신과함께' 만의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원작 팬들의 반응을 무시할 수 없어요. 저는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팬인데, 1990년대 '스타쉽 트루퍼스'라는 스타크래프트 원작의 영화가 만들어졌어요. 그걸 보는데 제가 좋아하는 프로토스가 나오지 않아 실망했죠. 질럿 한마리라도 보고 싶었는데… 원작 팬들은 이렇게 작은 것 하나에 아쉬워 할 수 있어요"

하정우는 웹툰과 다른 영화 '신과 함께'의 강점에 대해 "볼거리가 많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 2018년에도 '열일', 하정우의 스케줄은?

 

하정우는 2018년 새로운 영화로 영화팬들을 기쁘게 할 예정이다. [사진 = 딜라이트 제공]

 

이제 막 시작된 2018년에도 하정우는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며 바쁜 한해를 보낸다. 벌써 알려진 작품만 해도 두 작품이다. 'PMC'와 '월식'이다. 하정우는 "제가 일단 네 편을 찍었다"며 바쁜 일정에 대해 털어놨다.

"'신과 함께2'와 'PMC'는 내년(2018년)에 개봉해요. 가장 최근 찍은 게 'PMC'에요. 벙커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 대사 80%가 영화고 외국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죠. 보면 꼭 미국영화 같아요. '월식'은 아직 촬영에 들어가지 않았어요. 2월 초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취재후기] '신과 함께' 그리고 '1987', 두 영화에서 하정우는 각기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다. 하지만 '신과 함께'의 강림과 '1987'의 최환 모두 해학과 유쾌함이 살아 있는 캐릭터다.

하정우는 바쁜 스케줄에도 유쾌하고 솔직한 답변으로 인터뷰 현장에 웃음꽃을 피웠다. 그의 연기에서 느껴졌던 호쾌한 매력은 인터뷰에서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유쾌한 매력이 배우 하정우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 아닐까? 이제는 '하정우 시대'라는 말에 이미 예전부터 자신의 시대였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하정우에게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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