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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전환' 한현희가 부르는 희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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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전환' 한현희가 부르는 희망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2.0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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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실패학' 넥센 보직이동…"10승 넘기고 싶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위대한 도전을 앞뒀지만 여유가 넘쳤다.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우러나오는 여유였다.

중간계투로서 2년 동안 팀 계투진의 버팀목이 됐던 한현희(21·넥센)가 프로 입단 4년차인 내년, 선발로 보직을 바꾼다. 토종 선발투수가 부족한 넥센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서다.

한현희는 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4 카스포인트 어워즈에서 내년 선발 전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양현종과 함께 무대에 오른 한현희는 “일단 부딪쳐봐야 알겠지만 항상 자신은 있다. 10승은 꼭 넘고 싶다”고 목표를 공개했다.

이어 옆에 앉은 양현종을 보더니 “내년에 현종이 형과 맞대결을 했을 때 더 잘 던지겠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 한현희가 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4 카스포인트 어워즈에서 카스포인트 투수 부문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좌완일색' 선발진에 숨통 틔우다

비록 필승계투조의 한 자리가 비게 되지만 내년 시즌 한현희의 선발진 합류는 넥센 입장에서 불가피한 조치였다.

그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좌완 강윤구는 오는 22일 상무 입대로 2년간 자리를 비운다. 여기에 올시즌 선발로 뛴 문성현과 하영민은 기복이 심해 내년 시즌 붙박이 선발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포스트시즌에서 앤디 밴헤켄-헨리 소사-오재영의 3선발 체제를 가동한 염경엽 넥센 감독은 “나도 4선발로 투수 로테이션을 짜고 싶다. 하지만 마땅한 자원이 없다”며 입맛을 다셨다.

선발진 유형의 다양화를 위해서도 한현희가 필요했다. 기존 밴헤켄과 새로 영입한 라이언 피어밴드, 그리고 오재영은 모두 좌완이다.

다른 유형의 선발투수가 있어야 3연전 시리즈에서 상대 타자들의 적응력을 떨어뜨릴 수 있을 터. 이에 우완 사이드암이면서 선발 경험이 있는 한현희가 선발진에 합류했다.

◆ 고교시절 '언터처블 모드', 재현 가능할까

2012시즌 이후 3년 만에 오를 선발 마운드이지만 한현희는 자신이 있었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함께 무대에 오른 양현종은 “나는 원래 외국인 투수들을 내년 시즌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현희가 나를 보자마자 투수 타이틀을 다 가져가겠다고 했다”며 한현희의 엄청난 자신감을 폭로(?)했다.

경남고 재학 시절 팀 내 에이스 역할을 했던 한현희는 2학년 때부터 남다른 투구를 자랑했다.

사이드암 투수로 직구 최고시속 148㎞를 자랑한 그는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등 부산지역에서 38이닝 동안 63탈삼진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사실상 적수가 없었기에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로부터도 큰 관심을 받았다.

2011년 210탈삼진 10볼넷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탄 한현희는 넥센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듬해에도 선발로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그해 6월 22일 목동 삼성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른 그는 최고구속 151㎞를 찍으며 5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그 이후에도 선발로 나와 호투했다.

하지만 한현희의 선발 등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불펜이 약한 팀 사정 상 필승조로 자리를 옮긴 그는 중간과 마무리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오르며 마당쇠 역할을 했다. 이것이 올시즌까지 이어졌다. 2년 연속 홀드왕은 팀을 위해 보직을 바꾼 한현희에게 주어진 훈장이었다.

2년 넘게 불펜 필승조로 등판한 한현희는 이제 팀을 위해 또 한 번 보직을 바꾼다. 관건은 체력관리다. 선발투수와 불펜투수가 컨디션을 관리하는 방법이 다른 만큼 겨우 내 선발로서 몸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현희는 “중간계투만큼 선발도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더 열심히 해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내년 시즌 새 도전을 향한 각오를 밝혔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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