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11 (금)
'서포터에서 선수로' 푸른 날개 꿈 이룬 한성규
상태바
'서포터에서 선수로' 푸른 날개 꿈 이룬 한성규
  • 박현우 기자
  • 승인 2014.12.10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U-20 월드컵 8강·광운대 U리그 우승 주역…수원에서 나고 자라 수원만 응원 '프랜차이즈 스타 예감'

[스포츠Q 박현우 기자] 특정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선수가 자신의 고향팀을 응원하고 언젠가 고향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프로에 진출한 뒤 이적 등을 통해 다른 팀으로 옮길 가능성도 있겠지만 고향팀에서 뛰면서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모든 선수의 로망일지도 모르겠다.

K리그에도 이런 '로망'을 가진 선수가 내년 프로 데뷔를 앞두고 있다.

한성규(21)는 지난달 12일 발표된 2015년도 K리그 신인 자유 선발에서 장현수(용인대), 전현욱(전주대)와 함께 수원의 지명을 받았다. 지난해 터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의 주역으로 활약한 그는 올해 광운대의 2014 U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수원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성규는 어렸을 때부터 수원의 서포터로 팀을 응원했다. 한성규는 화성 안용중과 용인 태성고를 나와 수원 지역 중고등학교를 나오지 못했지만 수원에 대한 애정만큼은 강렬하다. 한성규를 지명한 수원 역시 실력과 함께 뛰어난 충성심을 갖춘 새로운 날개를 얻게 됐다.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신인선수선발 드래프트에서 정식 인사를 한 한성규는  "프로에 가는 것보다 오랫동안 응원했던 수원의 지명을 받은 것이 더 기뻤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수원에 자유계약으로 지명된 한성규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리그 신인선수선발 드래프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실력있는 프랜차이즈 선수를 얻게 된 수원

축구 선수로서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입단하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한성규도 마찬가지였다. 프로무대에 들어선 소감에 "수원 입단은 정말로 꿈꿔왔던 일"이라고 말할 정도다.

프로선수로서 목표도 "수원에서 10년 이상 뛰고 싶다"고 밝힐 정도이니 수원에 대한 충성심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한성규는 지난해 터키 U-20 월드컵에서 U-20 대표팀이 치른 5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8강을 이끌었다. 첫 경기인 쿠바전(1분 출장)과 포르투갈과의 2차전(25분 출장)까지는 후보선수였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서 류승우(21·브라운슈바이크)의 부상으로 75분간 교체출장하며 주전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콜롬비아와 16강전에서 첫 선발출장한 한성규는 연장까지 120분 풀타임을 소화했고 1-1 무승부 후 승부차기에도 키커로 나서 성공시키며 8-7 승부차기 승리에 공헌했다.

8강 이라크전에서는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2-3으로 뒤진 연장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도우며 승부차기로 끌고갔다. 2경기 연속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 성공을 시키긴 했지만 한국은 아쉽게 4-5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한성규는 U-20 월드컵 출전으로 얻은 것이 많았다. 한성규는 "프로는 아마추어보다 파워와 스피드가 좋다. U-20 월드컵에서 체격이 다른 선수들과 맞붙어 본 것이 큰 경험이 됐다"며 프로 입문 전에 세계무대를 경험한 것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 U리그의 우승 경험, K리그로

지난해 세계무대에서 큰 활약을 하고 돌아온 한성규는 올해 U리그에서 우승의 단맛을 맛봤다.

한성규가 소속된 광운대는 지난달 21일 U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단국대에 1-0으로 승리하며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한성규도 측면 미드필더로 출장해 풀타임 활약하며 우승에 공헌했다.

광운대가 결승에서 상대한 단국대에서도 자유계약을 통해 오창현과 최호주, 두 명의 선수가 수원의 리그 라이벌인 포항으로 향하게 됐다. 한성규는 앞으로 이들과 프로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한성규는 "프로에서 만나게 되면 한번 더 이겨주는 걸로 인사를 대신하겠다"며 승자의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프로무대를 향해서는 아직 겸손하다. 한성규는 수원에서 염기훈, 이상호, 서정진, 고차원 등 쟁쟁한 선배들과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해야 한다.

한성규는 "선배들과 경쟁하기는 아직 실력이 부족하지만 좀 더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포터 출신다운 야망만은 숨기지 않았다. 수원의 K리그 마지막 우승은 6년전인 2008년이다. 올해도 전북 현대에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성규는 이에 대해 "3년 안에 수원을 왕좌의 자리에 올려놓겠다"고 당차게 선언했다.

▲ 지난달 21일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에서 열린 2014 U리그 결승전에서 단국대를 상대로 풀타임 출장하며 우승에 기여한 한성규. [사진=스포츠Q DB]

◆ 슈틸리케 감독이 지켜본 결승전, 언젠가 그와 함께

한성규가 활약한 U리그 결승전에는 울리 슈틸리케(60) 국가대표팀 감독도 참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뿐만 아니라 U리그, 유소년 축구 현장까지 두루 둘러보며 새로운 얼굴의 발굴을 도모하고 있다.

여기에 U-20 월드컵대표팀과 광운대 U리그 우승 주역인 한성규가 눈에 띄이지는 않았을까. 본인도 대표팀 감독의 등장에 신경이 쓰일 법하다.

한성규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다. 아쉬울 것은 없다"며 "나중을 기약하겠다"며 언젠가 슈틸리케 감독 밑에서 대표팀에서 뛸 것을 꿈꾸고 있다.

프로무대에 뛰어든 한성규에게도 이제 대표팀은 먼 얘기만은 아니다. 또 청소년대표와 U리그 우승의 엘리트 코스를 거친 그이기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선발될 가능성이 있다.

한성규 자신도 "모든 가능성을 보고 있다. 부상없이 많은 경기를 뛰면서 월드컵에도 나가고 싶다"며 앞으로 목표를 밝혔다.

수원의 '새로운 푸른 날개' 한성규가 입단을 꿈꿔온 고향팀에서 자신의 목표들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스포츠Q 박현우 기자] 오랫동안 응원해온 수원에 입단한 한성규가 9일 2015 K리그 신인선수선발 드래프트 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parkhw8826@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