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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즐라탄이 인종차별에 맞서는 방법, "내 성격이 악명 높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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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즐라탄이 인종차별에 맞서는 방법, "내 성격이 악명 높은 이유?"
  • 유진규 기자
  • 승인 2018.01.09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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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유진규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스웨덴)가 자신이 보이지 않는 인종 차별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다른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해 스웨덴 최고의 선수가 됐다고 자부심을 표현했다.

'상남자' 즐라탄은 세계적인 스타임에도 자유분방한 성격, 거침없는 말투와 기행으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이번 일도 이런 성격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즐라탄은 8일(한국시간) 인터 밀란 시절 동료인 올리비에 다쿠르가 진행하는 스페인 방송 프로그램에서 “내가 금발에 이름이 안데르손, 스벤손이었다면 사람들은 내가 은행에서 강도짓을 해도 감싸주려 했을 것”이라며 “보이지 않는 인종 차별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즐라탄은 스웨덴 말뫼 시 외곽 로센고드에서 태어났다. 로센고드는 스웨덴 사람을 포함해 소말리아, 터키, 유고 연방과 폴란드 등에서 온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다. 그의 아버지는 보스니아인이고 어머니는 크로아티아인이다. 그의 성인 ‘이브라히모비치’는 동유럽계 성이며 ‘즐라탄‘은 슬라비아어로 황금이라는 뜻이다. 동유럽계 이민자 2세인 즐라탄은 스웨덴 내 보이지 않는 차별의 산 증인이다.

즐라탄은 젊은 시절 감독과 불화로 대표팀 은퇴 발언 등 기행도 많아 스웨덴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다. 이에 즐라탄은 “미디어가 묘사하는 내 오만하고 악명 높은 성격은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나와 같은 실수를 하면 사람들은 그를 감싸려 할 것이다. 내 경우에는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상관없다. 그게 나를 더 강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했다. 자신을 둘러싼 미디어와 갈등이 '다름'에서 기인했음을 시사했다.

2015년 유럽연합(EU)의 후원으로 영국 문화원과 이주 정책 그룹이 38개 국가를 대상으로 다문화 수준 정도를 측정한 이민자통합정책지수(MIPEX, Migrant Integration Policy Index)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스웨덴은 이 중 1위를 차지했고 세계에서 가장 이민자에 관대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스웨덴 칼스타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스웨덴 내 스웨덴 태생 인구와 외국 태생 인구 사이엔 소득과 취업률에서 큰 차이가 존재한다. 비스웨덴 출신 인구의 경우 고학력층의 취업률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았고 고등 교육을 받지 않은 비스웨덴 출신의 취업률도 가장 낮았다. 스웨덴 태생 인구층의 실업률은 2.5~3.5%다. 하지만 스웨덴 내 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 라틴 아메리카계를 합친 실업률은 무려 60.7%에 달했다.

숱한 차별을 딛고 스웨덴을 넘어 유럽을 대표하는 스타가 된 즐라탄은 “나는 스웨덴 역사상 최고의 선수다. 다른 이들이 올해의 스웨덴 선수상을 받은 것은 두 차례가 최다지만 난 11번을 탔다. 나는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것을 해냈다”며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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