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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 탐방](2) 인디밴드 골드멤버 '실험 정신이 움트다'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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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 탐방](2) 인디밴드 골드멤버 '실험 정신이 움트다' (上)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2.10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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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밴드 골드멤버 그들은 클래스가 다르다

[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의 인디레이블 탐방기 두 번째 밴드를 소개할 차례다. 일반대중들은 인디신에 대한 큰 편견을 가지고 있다. 인디밴드하면 거칠고, 가난하고, 무엇인가 미완성의 음악을 한다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편견을 완전히 깨버리는 홍대 주류 밴드가 있다. 바로 골드멤버다. 골드멤버는 지난 2011년 1집 싱글 '아이 미스 아이 러브 유'로 홍대 인디신에 정식 데뷔했다. 데뷔 때부터 특이하면서도 탄탄한 음악성으로 많은 마니아층을 끌어모았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현재는 홍대신 주류 밴드로 분류된다.

이런 인기의 원동력은 어디서 나온 걸까? 이것은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 특이한 시스템과 맴버 구성을 갖춘 골드멤버만의 힘이다. 이를 자세히 알기 위해 이들을 지난 6일 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에서 만났다.

▲ 골드멤버 리더 이주원

◆ 골드멤버 이들은 누구인가?① '멤버구성'

골드멤버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특이한 멤버들의 이력이다. 현재 골드멤버는 리드보컬과 작사작곡을 맞고 있는 이주원과 드럼연주자 박상인으로 구성됐다. 최근까지 4인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두 명의 멤버가 탈퇴를 선언했고 현재 3인조 체제로의 변신을 시도 중이다.

우선 골드멤버의 정신적 지주이자 리더인 이주원부터 살펴보겠다. 홍대신 유명 밴드인 내 귀의 도청장치 멤버 출신인 그는 골드멤버 리더 외에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이주원은 현재 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 실용음악예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대 주류 인디신에서 현직 교수가 팀을 이끄는 최초의 밴드가 바로 골드맴버다.

교수가 인디 밴드 팀을 이끄는 것이 뭐 그리 대수냐는 말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음악적 질이나 금전적 문제 등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이 부분은 잠시 후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 골드멤버 드러머 박상인

박상인은 리더 이주원의 교수라는 직업이 탄생시킨 멤버다. 그는 현재 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이주원의 제자가 바로 박상인이다. 사제지간이 밴드를 이끄는 것이다.

"상인이는 참 우연히 발견한 보석이었죠. 원래 골드멤버 초기 때는 드럼을 프로 세션(외부에서 일시 영입)들을 썼어요. 그래서 항상 드럼을 잘 치는 친구를 찾아야만 했죠. 그러다 재학생인 상인이가 눈에 띄더라고요. 세션 개념으로 시켜봤죠. 정말 잘하더라고요. 단숨에 골드멤버에 합류시켰습니다. 제자를 그룹에 멤버로 집어넣은 거죠. 아직 20대 초반이라 젊어서 여자들에게 반응도 좋고요."

(*즉흥 질문) 그렇다면 같은 팀원인데 호칭은 어떻게 부르나요? 혹시 형이라고?

"상인이는 아직 재학생이라 교수라고 부릅니다."(웃음)

박상인 역시 자신이 골드멤버라는 사실을 너무 자랑스러워 했다. 홍대 주류 밴드의 중심 멤버가 된 사실에 감격한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드럼이 참 어려운데 골드멤버를 통해 더 어려운 세계로 나왔어요. 지금도 실감이 안 나죠. 행복합니다."

◆ 골드멤버 이들은 누구인가?② '밴드 자체가 인디레이블'

'골드멤버라'는 밴드는 홍대 인디신의 교과서와 같은 생존방식을 택하고 있다. 곡을 만드는 제작과정부터 음반 발매, 유통까지 모두 소속사 없이 밴드 자체가 해결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얼핏 힘없는 작은 밴드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이들은 홍대신 주류 밴드다. 그들 사이에서 인기 또한 대단하다. 대중가요에 흠뻑 젖어 있는 우리는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인디레이블과 하는 인터뷰잖아요. 기자님께서 처음에는 소속사가 없으셔서 당황하셨을지 모르죠. 하지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골드멤버 자체가 인디레이블이라는 거예요."

"우리는 밴드 자체가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합니다. 어쩌면 원시적인 구조로 보실 수 있지만, 오히려 이런 구조가 진짜 인디스러운 것일지 모르죠. 제작부터 음원 유통까지 우리가 스스로 준비하고 찾고 하면서 음악 활동을 하고 있어요."

밴드 자체가 인디레이블로 움직인다면 장단점이 존재할 것 같은데?

"분명 장단점이 있죠. 장점이라면 잘됐을 때 밴드에 정말 큰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것이죠. 1집 같은 경우 현재 재고가 남지 않았어요. 음원 수익도 정말 괜찮았죠. 싱글을 낼 때마다 저작권료가 올라가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니까요."

또한, 음악적으로 실험적인 도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에요. 우리가 현재 준비하는 음악이 신시사이저를 바탕으로 한 댄스 느낌이 강한 곡인데 소속사가 있었다면 이런 변화가 큰 음악을 하는 것은 힘든 이야기일 수 있겠죠."

"하지만 단점도 있기는 합니다. 제가 교수라는 직업이 있다 보니 밴드와 학교 활동을 병행하는데 애로 사항이 많아요. 음악외 활동으로 정말 피곤하고 힘든 부분이 많은 거죠. 소속사가 있다면 이런 부분이 수월하게 풀리겠죠. 그래서 저도 교수라는 포지션이 있는 이상 앞으로는 제대로 된 소속사를 찾아볼 계획입니다. 홀로 할 때 남기는 수익보다는 밴드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에요."

◆ 골드멤버의 '음악적 완성도' 그리고 '고마운 학교'

그룹 자체가 자급자족하는 골드멤버. 그래서 음악적 완성도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너무 독립적이다보니 자칫 음악적인 완성도에서 삐끗해 버릴 경우 직장인 밴드와 차별성을 두기 힘들어지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홀로서기 밴드다 보니 정말 음악성이 중요할 수밖에 없어요. 솔직히 홀로서기를 하는 밴드가 프로다운 음악적 완성도가 없다면 그건 직장인 밴드나 다름없는 거죠. 그래서 소속사가 갖춰진 밴드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음악적 완성도에 신경쓰고 있습니다."

이 교수의 이야기를 듣고 직접 발매 예정인 음원을 들어봤다. 깜짝 놀랐다. 동행했던 취재팀 모두 럭셔리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음원에 녹아들었다. 프로답고 새로운 느낌의 음악적 색깔이 느껴졌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소속사도 없는 독립밴드가 이런 완성도 높은 음악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가?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만드는가?

"학교의 도움이 커요. 모든 게 공짜죠. 교수라는 직업이 이래서 좋은 것 같아요. 골드멤버는 우리 학교의 음악 시스템을 철저하게 활용하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 앨범 제작비는 물론이고 음악적 완성도에서도 큰 성과를 낼 수 있었죠."

"요즘 시설좋은 녹음실이나 작업실이 많이 생겼지만 대부분의 작업 현장은 전문 교육기관의 시스템, 장비와는 비교하기 힘들죠. (좋은 시스템을 활용하니) 당연히 좋은 음악이 나오기 유리하죠. 더군다나 공짜라니."(웃음)

이 교수는 1집 발매과정에 대한 사례를 자세히 설명해줬다.

"1집 제작하는데 100만원이 들었어요. 뮤직비디오 조차 콘텐츠학과 외래 교수님들이 만들어주시고 장비적 부담도 없고 연습실도 마음대로 쓰고…. 좋은 음악이 나오냐 안 나오냐의 차이가 무엇인 줄 아세요? 바로 공짜냐 아니냐의 차이예요. 음악 외적인 부담감이 없다는 소리죠."

"이렇게 저비용으로 앨범을 만들었는데 이 앨범이 엄청 잘된 거예요. 수익이야기는 자세히 하지는 않겠지만 플러스 효과를 엄청 본 거죠. 정말 학교에 항상 너무 고마울 따름이죠."

◆ 자급자족 시스템 골드멤버. 인디신을 향한 기술적 조언

한참 본인들의 자급자족 시스템을 이야기하던 이 교수는 인디신의 현 활동 시스템에 대한 뼈있는 말을 시작했다. 힘겨운 독자 음반 제작구조를 가진 골드멤버만이 말해줄 수 있는 조언들이었다.

"현 주류 인디신은 분명 시스템적 문제가 있어요. 현재 홍대신은 전형적인 약육강식의 구조예요 소수의 주류 밴드와 신생 밴드들이 피라미드 구조로 돼 있죠. 하지만 엉뚱하게도 피라미드 구조에도 불구하고 질서가 없어요. 중구난방이죠. 피라미드 체계 속에서 서로 따로 논다는 소리죠."

"이런 현상 덕분에 우리 같이 독자적 음반구조를 가진 밴드들은 더욱 힘겨운 상황을 맞고 있어요. 각자 가지고 있는 공연 루트들이 있어서 신생 밴드는 공연하기도 힘들고, 이런 이유로 수익이 없다 보니 좋은 음악도 나오지 않고요."

"워낙 음악적 자존심들이 세다 보니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단합하려는 모습이 많이 부족한 거죠. 심지어 어떤 밴드는 자신들의 팬들만 데려와서 공연하고 마치면 사라지는 경우도 있죠. 분명 질서를 잡는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 겁니다."

(*즉흥 질문) 해결책은 뭘까요?

"형님들이 해주셔야 해요. 구심점이 필요한 거죠. 인디신을 천하 통일해 줄 그룹이 나오던지 큰 선배들이 발 벗고 나오시던지. 하지만 음악 하시는 분들이 잘 나서지 않으시니 문제인 거죠. 제대로 가길 원합니다. 어느 구심점 아래에서 체계적으로 단합만 할 수 있다면 홍대신 자체가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형님들 움직여 주세요!"

[㊤편 취재후기] 골드멤버는 역시 자급 자족형 인디밴드들의 본보기 다운 탄탄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인디음악을 즐기고 시도하려는 신생밴드들이 분명 한 번쯤은 살펴봐야 할 그룹임에 틀림없었다. 이 모든 시스템을 완성하고 현재 제대로 된 롤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골드멤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인디레이블 탐방](2) 골드멤버 그들의 음악을 말하다 '사람을 위한 멜로디' (下)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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