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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감독, 이라크 잡고 4강행에 국민영웅 된 이유는? [2018 AFC U-23 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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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감독, 이라크 잡고 4강행에 국민영웅 된 이유는? [2018 AFC U-23 챔피언십]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1.2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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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때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던 박항서(59)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쾌거를 이뤄냈다. 베트남의 주력인 U-23 대표팀을 이끌고 이라크를 꺾어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행을 달성했기 때문.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을 ‘국민영웅’으로 추앙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21일 이라크와 대회 8강전에서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3 승리, 4강에 진출했다.

 

▲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을 4강에 올려놨다. 베트남 국민들은 박 감독을 영웅으로 추앙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박항서 감독을 향한 베트남 내 폭발적 지지가 다소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한국은 대회 4강에 진출하고도 국내에서 큰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고작 아시아 대회라는 인식이 있고 우승을 당연한 목표로 내세우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답답한 경기력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대표팀 혹은 U-23 대표팀에 발탁돼야 할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등이 빠져 있어 상대적으로 더욱 답답하게 느끼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베트남은 상황이 다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베트남은 112위에 머물러 있다. 59위 한국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과 베트남의 상대전적에서도 A대표팀에선 17승 6무 2패, U-23 대표팀은 3전 전승으로 한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게다가 베트남 U-23 대표팀은 자국 내에서 A대표팀보다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팀이다. 주인공으로 한 만화가 선풍적 인기를 얻었다. 베트남축구협회에서도 이들에게 아낌없는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유려한 드리블 돌파와 짧은 공간에서 세밀한 패스 플레이 등으로 파란을 일으키며 국민적 열기에 화답하고 있다.

게다가 박항서 감독의 부임 이후 행보가 박수를 이끌어 낼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있다. 국내에서 경남FC, 전남 드래곤즈, 상주 상무를 거쳐 창원시청의 지휘봉을 잡았던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 베트남 선수들이 20일 이라크를 승부차기 끝에 꺾은 뒤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사진=AFC 공식 페이스북 캡처]

 

불과 3개월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 감독은 놀랄만한 성과를 내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베트남 내에서는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다.

한국도 지난 11일 베트남과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만나 고전했다. 전반 16분 상대의 날카로운 측면 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꾸앙 하이가 절묘한 왼발 논스톱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조영욱과 이근호의 연속골로 가까스로 승리를 챙겼지만 진땀을 흘린 경기였다.

이어 호주를 꺾고 시리아와 비기며 조 2위로 8강 토너먼트 라운드에 진출한 베트남은 이라크마저 잠재우며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고 그 중심에 박항서 감독이 있었다.

베트남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베트남 대표팀과 박항서 감독을 연호했다. 마치 한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을 이뤄냈을 때와 유사한 분위기다.

4강에선 카타르와 격돌한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카타르마저 격침시키고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꺾는다면 결승은 한국과 베트남의 대결이 된다. 한국과 베트남의 결승 맞대결 성사 여부가 남은 대회 일정 중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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