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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믹스나인' 남녀공학 출신 허찬미-우태운 탈락으로 본 K팝 시장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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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믹스나인' 남녀공학 출신 허찬미-우태운 탈락으로 본 K팝 시장의 이면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8.01.2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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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믹스나인'이 종영까지 단 1회를 남긴 가운데, 최종 무대를 꾸밀 연습생을 선발했다. 이날 순위 발표에서 유독 시선을 끈 건 살아남은 각 팀원들이 아닌 탈락자였다. 바로 남녀공학 출신의 래퍼 우태운과 가수 허찬미다.

21일 방송된 JTBC ‘믹스나인’에서는 남녀 팀에서 각각 9명이 데뷔조로 선택되는 가운데 이날은 각 팀의 두 배수인 18명이 살아남았다. 먼저 방송된 여성팀에서는 마지막 두 자리를 놓고 허찬미를 비롯한 네 명의 연습생들이 호명됐다. 마지막 한 자리를 남긴 상황에서 이름이 불리지 않으며 탈락한 허찬미는 제작진과 사후 인터뷰에서 "많은 무대를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며 애써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남녀공학 출신의 허찬미가 '믹스나인' 최종 무대에 서지 못했다. [사진 = JTBC '믹스나인' 방송 화면 캡처]

 

탈락 직전 YG 양현석이 “혹시 이 프로그램 뒤에는 뭘 할 생각이냐”고 질문하자 허찬미는 “앞으로 더 노력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고 다짐했다. 1992년생 허찬미는 사실 실력면에서 부족한 부분을 찾기 어려운 참가자다. 마지막 한 자리가 남은 상황에서 허찬미와 대결을 펼친 미스틱의 김수현과 그의 동료 연습생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탈락을 예감하는 발언으로 시선을 끌었다. 허찬미의 막강한 실력을 알기에 보인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날 탈락한 건 허찬미였다.

지난 2010년 혼성 아이돌그룹 남녀공학으로 ‘별빛찬미’로 데뷔한 허찬미는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긴 시간을 보내며 소녀시대 데뷔를 준비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마지막 순간에 소녀시대 멤버에서 탈락한 허찬미는 이후 에프엑스의 데뷔조에도 이름을 올리며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데뷔에 실패했다.

이후 뛰어난 보컬 실력을 인정 받아 남녀공학의 메인보컬 자리를 차지한 그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남녀공학이 해체되기 전까지 활발히 활동했다.

남녀공학 활동 후 파이브돌스로 자리를 옮긴 허찬미는 다시 자리를 잡는 듯 보였지만 결국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2015년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에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갔다.

플레디스에서 더블킥 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옮겨 연습 생활을 하던 허찬미는 2016년 당시 참가한 Mnet '프로듀스101'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최종회 직전이었던 10회까지 출연한 허찬미는 이후에도 걸그룹 멤버로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믹스나인'까지 출연하게 됐다.

하지만 '믹스나인'마저도 허찬미를 외면했다. 좋은 실력에도 데뷔와 탈퇴를 거듭하며 유명 연습생 신분이 된 허찬미를 향해 대다수 누리꾼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남녀공학 출신의 우태운도 '믹스나인' 최종 무대에 서지 못했다. [사진 = JTBC '믹스나인' 방송 화면 캡처]

 

이날 남자 팀에서 마지막까지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다 탈락한 우태운 또한 남녀공학 출신의 래퍼다. 2010년 당시 지혜태운으로 데뷔했던 래퍼 우태운은 유명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블락비 멤버 지코의 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허찬미와 마찬가지로 2010년 혼성 아이돌 그룹 남녀공학으로 데뷔했던 우태운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팀이 해체되자 스피드(SPEED)의 리더로 다시 데뷔했다.

팀 탈퇴 이후 우태운이 선택한 건 솔로 래퍼의 길이었다. 2015년 Mnet '쇼미더머니' 시즌 4에서 프로듀서로 참가한 지코의 형으로 등장한 우태운은 타블로를 비롯한 프로듀서들에게 강도 높은 비판을 받으며 탈락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6년 '쇼미더머니' 시즌 5에서는 인상적인 실력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당시 래퍼 면도와 맞붙었던 우태운은 자신만의 스웨그를 드러내며 4번이나 재대결을 펼친 끝에 아쉽게 탈락했다.

이후 우태운은 결승전 특별 무대곡인 '도깨비'에 플로우식, 해시스완, 보이비, 지투와 함께 파트를 배분받으며 래퍼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었던 우태운은 재기를 위해 '믹스나인'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또 다시 참담했다. "뭘 위해 여기에 참가했느냐"는 양현석의 질문에 "뭐라도 증명해 내겠다"는 답을 내놨던 우태운은 최종 결과물 없이 씁쓸하게 자리를 떠나야 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연습생으로 보내고 데뷔까지 했던 허찬미와 우태운의 경우처럼 이들이 갖추지 못한 건 실력이 아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아이돌 멤버들이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양산형 아이돌을 만들어내는 K팝 시장의 어두운 이면이 이번 ‘믹스나인’에서 탈락한 우태운과 허찬미의 모습으로 드러난 것 같아 무척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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