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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영웅 박항서, 감독 2순위에서 훈장 받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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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영웅 박항서, 감독 2순위에서 훈장 받기까지
  • 유진규 기자
  • 승인 2018.01.3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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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유진규 기자] 박항서(59) 감독이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기까지 어떤 스토리가 있었을까. 사실 그는 베트남축구협회 사령탑 후보군 중 차선책이었다. 

베트남넷은 31일(한국시간) 베트남을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이끈 박항서 감독과 이영진 코치, 트란 쿡 투안 베트남축구협회 부회장이 축하연에서 나눈 대화를 조명했다. 

 

▲ 박항서(오른쪽) 감독은 베트남의 AFC U-23 챔피언십 결승행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베트남 정부로부터 3급 노동훈장을 받았다. [사진=베트남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매체에 따르면 박항서 감독은 “왜 베트남축구협회가 날 감독으로 선택했는지 묻고 싶었다. 당시 한국에는 나보다 낫고 젊은 감독들이 많았다. 사실 난 내가 왜 감독으로 뽑혔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트란 쿡 투안 부회장은 “박항서 감독이 한국의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주역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영진 코치는 “박항서 감독의 키가 베트남 선수들과 비슷하단 점 때문에 선수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다”라고 답해 청중을 웃겼다.

박항서 감독의 신장은 170㎝. 동남아시아 선수들은 대체로 체격이 작다. 

 

▲ 박항서(왼쪽 세 번째) 감독은 베트남의 축구 영웅이다. 지난해 9월 베트남축구협회와 협상 당시 사진. [사진=베트남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박항서 감독은 사실 베트남축구협회의 차선책이었다.

베트남축구협회는 지난해 8월 응우옌 후 탕 감독이 사임한 뒤 후임자를 물색했다. 일본의 2012 런던 하계올림픽 축구 4강을 이끈 다카시 세키즈카 감독이 1순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는 베트남 감독직을 거절하고 지난해 12월 태국 촌부리 지휘봉을 잡았다. 

박항서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한국의 4강 신화 때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고 그해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 감독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경력이 있었다. 

베트남축구협회 제안 당시 내셔널리그(3부) 창원시청을 지휘하고 있던 박항서 감독은 해외 경험이 전무했지만 협회 수뇌부가 서울을 방문하는 성의를 보이면서 계약에 이르렀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축구협회가 당시 내게 관심이 있다고 했다. 베트남 프로 팀이었더라면 고려하는 정도에서 그쳤겠지만 놀랍게도 대표팀 감독직이었다. 당시 나는 한국에서 하부리그 감독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에 대표팀 감독직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축구 변방이던 베트남을 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 올리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베트남 온 국민의 추앙을 받는 히어로로 거듭난 그에게 베트남 정부는 3급 노동훈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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