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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단일팀 女 아이스하키 고민, 실험이냐 모의고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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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단일팀 女 아이스하키 고민, 실험이냐 모의고사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2.02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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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실전을 생각해야만 하는 단 한 번의 리허설. 그러나 새라 머레이(30)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의 머리는 다양한 셈법으로 복잡하기만 하다.

남북 단일팀으로 나서게 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오는 4일 인천선학링크에서 스웨덴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큰 대회를 앞둔 평가전이기는 하지만 스웨덴전은 그 중요도가 매우 크다. B조에 함께 편성돼 조별 리그에서 맞붙을 상대이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세계 랭킹 5위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4개 대회 연속 올림픽 4강에 진출했던 경험이 있다. 스웨덴전을 마지막 담금질의 계기로 삼아야 하는 대표팀이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올림픽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남북 단일팀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결국 확정돼 버린 것이다.

한국은 지난해 7월 스웨덴과 강릉하키센터에서 맞붙은 기억이 있다. 지금보다 전열이 정비되지 않았던 당시엔 0-3, 1-4로 패했다. 이후 머레이 감독의 지도 속에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갑작스런 단일팀 결성에 팀 전력을 쉽게 평가할 수 없게 됐다.

이 지점에서 스웨덴전을 앞두고 고민이 생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남북 단일팀은 한국 선수 23명과 북한 선수 12명으로 엔트리가 꾸려진다. 그러나 경기 엔트리는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22명으로 꾸려야 하고 이 중 북한 선수 3명은 반드시 경기에 출전시켜야 한다.

이번에 단일팀에 합류한 북한 선수단은 남측 선수들에 비해 기량이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북 측 12명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한국과 맞붙을 때 모두 북한의 선수로 나섰다. 그러나 당시 한국은 북한을 3-0으로 이겼다.

 

 

머레이 감독도 단일팀 협상이 진행 중일 때 “한국의 백업 선수들이 북한 선수들보다 못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규정을 따라야 하는 만큼 3명을 골라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테스트 혹은 완벽한 모의고사 둘 사이의 기로에 놓여 있다. 북한 선수단의 기량을 실전에서 제대로 검증하자니 단 한 번 뿐인 리허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그렇다고 북한 선수들의 기량 테스트를 포기할 수도 없다.

물론 북한의 12명이 모두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실전에서 더욱 활용도가 특정 선수에게 제한될 수밖에 없는데, 화합에 의미를 둔 단일팀에서 친선경기에서마저 특정선수만 기용하자니 마음이 쓰이는 게 당연하다.

여자 아이스하키 B조 리그 첫 경기는 오는 10일 스위스전으로 이제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전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도 바쁜 시점에서 머레이 감독의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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