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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라트비아] 김신욱 머리가 빚은 4골, 더 이상 신태용호 2옵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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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라트비아] 김신욱 머리가 빚은 4골, 더 이상 신태용호 2옵션 아니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2.0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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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김신욱(30·전북 현대) 활용법을 확실히 찾아냈다. 대표팀에서 그동안 ‘반쪽짜리’ 선수에 불과했던 김신욱이 최종 엔트리 합류를 넘어 대표팀의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떠올랐다.

김신욱은 3일(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트비아와 A매치 친선경기에서 전반 33분 헤더 결승골을 터뜨렸다. 1-0 승리.

김신욱은 이번 터키 전지훈련에서 열린 3연전에서 대표팀의 4골을 전부 책임졌다. 모두 머리로 빚어낸 골이었다. 상대와 상관없이 세트피스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 김신욱(위)이 3일 라트비아와 친선경기에서 헤더로 결승골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까지 범위를 넓히면 최근 6경기 7골의 상승세다. 대표팀 4경기 연속골은 대표팀에서 한 획을 그은 이동국(전북 현대, 2004년)과 박주영(FC서울, 2011년)만이 기록한 뛰어난 성과다. 김신욱도 그만한 능력이 된다는 걸 입증한 것이다.

동아시안컵 전까지 김신욱은 38경기에 나섰지만 3골만을 넣었던 반쪽짜리 선수로 불렸다. 소속팀에선 큰 키를 활용한 헤더 공격은 물론이고 발 밑 기술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대표팀에만 오면 머리만 쓸 줄 아는 선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오해가 있었다. 김신욱이 부진할 때도 있었지만 대표팀 감독들이 그를 기용하는 것은 머리만을 활용하기 위한 선택일 때가 많았다. 주로 지고 있을 때나 경기 후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투입이 대부분이었다. 이를 뻔히 눈치 챈 상대의 수비에 막히기 일쑤였고 김신욱으로선 다양한 플레이를 펼치지도 못하면서 답답한 경기력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 동아시안컵을 계기로 달라졌다. 중국전에서 발로 골을 만들어 냈고 머리로 이재성의 골까지 도왔다. 한일전에선 머리와 발로 한 골씩을 만들어내며 일본을 격침시켰다.

이번 3연전에서도 김신욱은 상대에게 가장 위협적이었다. 몰도바전 후반 교체 투입되서도 위력을 떨쳤다. 코너킥에서 중앙에 머물던 김신욱은 니어 포스트로 빠져 나오며 수비수를 따돌렸고 머리로 공을 돌려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움직임에 박수를 줄 수 있는 장면이었다.

 

▲ 김신욱(오른쪽에서 2번째)가 골을 터뜨리고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자메이카전은 달라진 김신욱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한 판이었다. 최철순의 크로스를 안쪽으로 파고 들며 다이빙 헤더했고, 이어진 상황에선 완벽한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제치고 무방비 상태에서 골을 만들어 냈다. 이번에도 머리였다.

3일 라트비아전에서도 김신욱의 머리는 빛났다. 전반 33분 이승기가 코너킥을 짧게 올렸다. 골키퍼 옆에서 대기하던 김신욱은 순간적으로 앞으로 빠져나가며 감각적인 헤더로 이날의 결승골을 뽑아 냈다.

김신욱은 이번 3연전을 통해 최종 엔트리 승선을 기정사실화 하는 것처럼 보였다. 단순히 골보다는 수비수를 무력화시키는 방법 등을 완벽히 깨우친 것이 더욱 의미 있었다.

대표팀은 4-4-2 포메이션을 주 전술로 활용하고 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한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신욱은 같은 장신 공격수인 석현준(트루아)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석현준이 소속팀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김신욱이 다소 밀리는 모양새였으나 최근 대표팀에서 ‘미친 존재감’을 뽐내며 전세를 역전시켰다.

이젠 월드컵 출전이 문제가 아니다. 후반 교체 투입돼 반전을 노리는 카드 뿐 아니라 선발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신태용 감독에게 확실히 어필했다. 이젠 손흥민과 공존에 대한 해법을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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