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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 안 부러운 린드블럼 '팀스피릿', 두산베어스 V6 위해 린동원 아닌 린철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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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 안 부러운 린드블럼 '팀스피릿', 두산베어스 V6 위해 린동원 아닌 린철순으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2.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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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투수 조시 린드블럼(31)이 새 둥지를 택한 이유도, 그 목표도 오로지 우승에 있었다. 그만큼 개인의 목표보다는 두산의 6번째 우승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다.

롯데에서 3시즌을 보내며 얻은 별명은 ‘린동원’이었다. 롯데의 전설적인 투수 최동원과 같이 무쇠팔을 가지고 있고 에이스의 자존심을 살려준 투수이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임에도 팬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다. 이제는 두산의 레전드 박철순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린철순’ 모드다.

 

▲ 두산 베어스의 유니폼을 입은 조시 린드블럼이 6일 팀 1차 스프링캠프인 호주 훈련장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린드블럼을 향한 관심은 두산 뿐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린드블럼은 “두산은 항상 이긴다. 이 팀은 목표가 항상 우승이다. 지난 3년간 두산을 상대하면서 느낀 것도 두산은 이길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며 “또한 지난해 준우승을 하면서 이 팀은 2위가 의미가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두산을 택했다. 나는 늘 이기길 원한다. 이적을 결심했을 때 우승할 수 있는 팀이 중요한 조건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승리만을 생각하는 팀이 좋았다. 우승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즌 목표도 다르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최대 목표로 꼽은 린드블럼은 “공을 손에 쥔 순간 팀 승리를 이끄는 게 나의 역할”이라며 “승리 투수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몇 승을 하는 건 의미가 없다. 그저 팀이 이겨야 한다. 팀이 이기는데 내가 일조하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라고 팀 스피릿을 강조했다.

2015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린드블럼은 KBO리그에서 3시즌 동안 74경기에서 28승 27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데뷔 시즌인 2015년에는 210이닝을 소화하는 강철 어깨를 과시했고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선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피칭으로 에이스의 역할을 다했다.

두산이 7년 동안 팀을 이끈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kt 위즈)를 대신해 그를 택한 이유다. 두산은 총액 145만 달러에 린드블럼과 계약했다. 키 195cm, 체중 105kg의 건장한 체격 또한 니퍼트와 흡사하다. 위력적인 구위, 변화구 구사 능력 등도 유사하지만 다만 보다 젊은 나이는 장점이다.

린드블럼은 “더 이상 두산 타자들을 상대하지 않아도 돼 다행이다. KBO리그 4번째 시즌이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의 장단점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며 “올 시즌 내 기량을 발휘할 자신 있다. 물론 상대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변화를 줄 것이다. 하지만 나 역시 변화를 통해 타자를 상대할 예정이다. 언제나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 린드블럼(왼쪽)이 불펜 피칭을 마치고 포수 양의지, 조인성 코치와 함께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린드블럼은 ‘딸 바보’로도 유명하다. 그의 딸이 건강이 좋지 않아 수술을 받아야 했고 이러한 부분에서 롯데와 갈등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딸은) 지금은 건강하다. 한국에 올 수 있게 두 번째 수술을 연기했다. 가족들이 한국에 와서 팬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며 “부산과 서울은 모두 좋은 곳이다. 나의 가족들, 아이들은 사직은 물론 잠실에서 경기하는 걸 좋아했다. 가족들이 익숙한 곳에서 뛸 수 있다는 점이 두산과 계약하게 된 또 다른 이유”라고 전했다.

롯데의 가을야구는 일찍 마감됐다. 시즌 종료 이후엔 어떻게 보냈을까. “항상 똑같다. 미국에서 운동하고 캠프를 준비하고 있었다. 몸을 만들면서 정신을 가다듬고 있었다”고 말했고 옆에서 이강철 수석코치는 “한국 무대 경험이 많고 메이저리그에서 뛴 선수인 만큼 자신만의 루틴이 확실히 있다. 옆에서 특별히 조언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몸 관리를 잘 한다”고 칭찬했다.

투수조 조장이자 팀 분위기 메이커 유희관과는 유독 각별하다. 그 이유에 대해 “여기서 보자마자 꼭 안아줬다. 처음부터 그가 누구인지 알았다. 그의 영상도 많이 찾아봤다”며 “정말 재미있는 선수 같다. 나와 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잃어버린 나의 형제인지도 모른다”고 웃었다.

린드블럼은 지난 3일 20개, 6일 25개씩 두 차례 불펜 피칭을 했다. 두산 채널인 베어스포티비 영상에 따르면 린드블럼은 첫 불펜투구에서 7개의 구종을 던졌다. 양의지는 그의 투구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 이제 캠프에 온지 일주일 됐을 뿐”이라며 “60~70%의 힘으로 공을 던지고 있다. 개막에 맞춰 완벽히 몸 상태를 끌어 올릴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린드블럼이 맡아야 할 책임이 크다. 니퍼트가 맡았던 1선발 자리를 메워줘야 한다. 그는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만약 내가 개막전에 선발 등판할 수 있다면 그것은 특권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그 동안 어떤 경기든 선발로 나가면 항상 내가 에이스라는 마음가짐으로 투구해왔다. 앞으로도 내가 등판할 차례가 되면 오직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던지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두산 팬들은 언제나 팀을 생각하며 수비에 나갔던 야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며 엉덩이를 두드려줬던 니퍼트의 빈자리를 역시 팀 승리만을 외치는 린드블럼의 가세로 조금씩 지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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