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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온탕 오간 두산베어스 허경민의 2년, 건강-변화 그리고 원클럽맨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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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온탕 오간 두산베어스 허경민의 2년, 건강-변화 그리고 원클럽맨을 말하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2.0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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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타율 0.257 40타점 50득점.

지난 시즌 허경민(28)의 성적이다. 두산 베어스 주전 3루수이자 국가대표 출신 선수의 성적이라고 보기엔 다소 부끄러운 성적이었다. 누구보다 이를 잘 알기에 시즌 종료 후에도 달리고 또 달린 허경민이다. 그는 보다 나은 시즌을 예고하며 호주 전지훈련지에서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7일 두산과 인터뷰를 통해 허경민은 부진했던 지난 시즌에 대해 돌아봤다. 그는 “일단 안 아픈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느낀 지난해였다”며 “마무리 캠프를 다녀 뒤 몸 관리를 더 철저하게 가져갔다. 치료와 재활을 병행한 탓인지, 지금은 다행히 괜찮다”고 밝혔다.

 

▲ 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이 호주 팀 전지훈련지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2년 전 허경민은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6 81타점 96득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팀의 5번째 우승을 이끌었고 시즌 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선발됐다.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경기를 치러서였을까. 지난해 부진이 찾아왔다. 몸은 아팠고 타석에선 좀처럼 공이 맞지 않았다.

그는 “재작년에는 야구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시즌이었다. 반대로 작년은 야구하면서 가장 아픈 시즌이었다. 그렇게 한 해를 보내니 경기에 나가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알겠더라”며 “또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 도 절실히 느꼈다. 그래도 20대에 실패한 건 다행이다. 빨리 실패해야 성숙해진다고 하지 않나. 작년 경험을 토대로 한 단계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평소에도 플레이 하나하나에 대한 생각이 많아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하는 허경민은 시즌을 마치고 많은 반성을 했다.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주전급 선수들은 대체로 휴식을 취하는 것과 달리 허경민은 지난해 말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다.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계기가 됐다. “마무리 캠프에서 타격 코치님과 잘 안 됐던 부분을 고치려 노력했다. 기술적으로 많은 얘기를 했다”고 밝힌 허경민은 “나름의 성과가 있었는데 그 연장 선상에서 지금 다양한 것들을 시험해 보고 있다”며 “캠프 초반인만큼 구체적인 평가는 힘들지만 생각대로 되고 있는 것 같다. 호주로 오기 전 계획한 부분들이 잘 진행되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경민은 생각이 많고 부진할 때는 다소 의기소침해 있기도 하는 스타일이다. 새로 합류한 코지 고토 타격 코치, 조성환 수비 코치는 허경민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고 있다.

 

▲ 허경민은 지난 시즌 부진을 돌아보며 "작년 경험을 토대로 한 단계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그는 “내 기를 살려주려고 하시는지 일부러 칭찬을 해 주신다. 너무 감사드린다”며 “나는 아직 부족한 선수다. 이 곳 호주에서 코치님들께 새로운 야구를 배우고 있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나이로 29세. 어느덧 서른을 앞둔 허경민은 야구관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를 이뤘다. “사실 그 동안은 내 생각과 방식대로 야구를 했다. 코치님들의 말씀을 들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야구를 한 게 사실”이라며 “지금은 다르다. 나는 이제 어린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야 함을 느꼈다. 코치님들의 지적이 와 닿는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2009년에 두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벌써 10년차 중고참이다. 그는 “사실 입단할 때만 해도 20살 친구들이 정말 많았다. 우리 팀은 물론 다른 구단에 친구들이 수두룩했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 몇 명 안 남았더라. 아주 묘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10년이란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그 시간을 한 팀에서 보냈다는 게 개인적으로 기쁘다”며 “10년을 하니 15년이 욕심 난다. 15년을 채우면 또 다른 욕심이 생길 것이다. 팬들에게 좋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간절한 마음을 나타냈다.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허경민이다. 올 시즌은 어떤 목표를 향해 뛸까. “내 목표를 수치로 정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닌 것 같다”며 “새 시즌이 다음달 24일 시작하는데 모든 것이 끝나는 12월까지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지금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누구보다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는 허경민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만을 믿고 캠프 초반부터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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