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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두산베어스 유희관 2018 다짐, 이강철 코치-장원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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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두산베어스 유희관 2018 다짐, 이강철 코치-장원준처럼!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2.08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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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두 분을 보면 동기부여가 되고 더 큰 목표를 삼을 수 있어 좋다.”

2018시즌을 맞는 두산 베어스 왼손 투수 유희관(32)의 마음은 설렌다. 그러면서도 한켠에는 투수조 조장이라는 책임감도 자리하고 있다.

유희관에게 2017시즌은 아쉬움과 안도감이 교차한 1년이었다. 시즌 초반 컨디션이 좋아 오버 페이스를 했는데, 이것이 중반에 경기력이 떨어진 원인이 됐다. 다행히 후반기에 감을 찾으며 5년 연속 10승을 달성, 제 몫을 했다. 2017시즌 11승 6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한 유희관은 지난해와 같은 5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 유희관이 두산의 시드니 전지훈련장에서 몸을 풀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2013년부터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유희관. 선발투수 6년차면 자칫 목표를 잃을 수 있는 시기다. 유희관은 두 선배들을 롤모델 삼아 더욱 정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산이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호주 시드니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유희관은 구단을 통해 “이강철 수석코치님은 대투수다. 대기록도 갖고 있는 분”이라며 “그래서 코치님께는 내가 먼저 다가갔던 것 같다. ‘저 좀 가르쳐 주세요’, ‘던지는 것 좀 봐 주세요’라고 했다. 그럴 때마다 수석코치님은 ‘다치지 말고 해 오던 대로 하라’고 하셨다. ‘올해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면서 격려해주셨다. 참 감사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우리 팀에 이강철 수석코치님은 물론 매년 기록을 써 내려가는 (장)원준이 형이 있다. 나에게는 롤모델이 두 명이나 있는 셈이다. 두 분을 보면 동기부여가 되고 더 큰 목표를 삼을 수 있어 좋다. 따라가는 입장에서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과거 해태 타이거즈의 왕조를 이끈 이강철 수석코치는 ‘기록의 사나이’다. 10년 연속 10승(1989~1998년), 10년 연속 100탈삼진(1989~1998년)의 대기록을 갖고 있다. 장원준 역시 이 수석코치의 길을 가고 있는데, 8년 연속 10승(2008~2017년), 10년 연속 100탈삼진(2006~2017년)을 달성했다. ‘10시즌 연속 100K’는 좌완 최초며, 올해 삼진 100개 이상을 잡는다면 이 수석코치를 넘게 된다.

자신도 충분히 대단한 기록을 세웠지만, 그보다 더 위대한 업적을 쌓은 투수들이 있기에 동기부여가 되는 유희관이다.

 

▲ 유희관이 러닝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올해 유희관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투수조 조장. 투수조 분위기를 이끌고 후배들을 챙기며 코치들을 보필하느라 정신없다. 이제는 개인보다 동료, 나아가 팀 전체를 봐야 하는 위치가 됐다.

“내가 입단했을 때부터 투수조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앞서 조장을 맡은 선배들이 솔선수범하면서 선수단을 이끌었다. 난 그런 모습을 보고 지금까지 왔다. 배운 점도, 느낀 것도 많다. 모든 선배들을 귀감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선배들처럼 잘 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뒤에 물러나 있기보다 앞에서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형과 동생들의 가교 역할을 하고 좋았던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는 일. 내게 주어진 막중한 임무다. 투수조는 이 분위기만 잘 유지한다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투수들의 리더가 된 유희관의 이유 있는 자신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이닝을 소화해 몸 상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 유희관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시즌에 들어가지 않아 정확히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하면서도 “(장)원준이 형과 내가 많이 던져서 시즌 초반 체력 안배를 해줄 수도 있다는 감독님 인터뷰를 봤고, 몇몇 지인들도 걱정 해주신다. 그렇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 동안 힘들 때마다, 위기가 올 때마다, 내 나름의 방식으로 이겨냈다. 감독님께서 배려해주시고 생각해주시는 만큼, 몸 관리 잘 해서 그라운드에서 보여드리겠다. 우려의 시선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유희관이 자신의 손을 떠난 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주위를 돌아봐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개인 목표도 세웠다. 6년 연속 10승, 4년 연속 180이닝을 달성하고 싶단다.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2018년 첫째 목표로 세운 유희관은 “개인적으로는 6년 연속 10승, 4년 연속 180이닝을 달성하고 싶다.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다들 목표가 없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갖고 있다. 나 역시 이어오던 기록을 계속 이어가고 싶고, 두산 좌완 100승에 더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도록 승수를 쌓고 싶다”고 바람을 표했다.

어느덧 띠동갑이 넘도록 어린 후배들을 맞은 유희관. 프로 10년차에 접어든 그의 각오는 사뭇 진지하다. 이강철 수석코치와 장원준처럼 롱런할 수 있는 투수가 되길 원한다. 올해가 롱런의 이미지를 굳힐 수 있는 시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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