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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순위만큼 흥미진진한 이재호 해설위원 어록, '독설'과 '유머'사이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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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순위만큼 흥미진진한 이재호 해설위원 어록, '독설'과 '유머'사이 [SQ포커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2.09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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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미리미리 하라니깐!”

“돗자리 하나 좋은 거 사주시죠.”

얼핏 들으면 친구사이의 대화 같지만 둘 모두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중계 도중 해설위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서울시청 컬링팀 감독인 이재호 KBS 해설위원이 대회 개막식이 열리기도 전에 어록을 만들 기세다. 컬링 순위만큼 흥미진진하다. 돌직구를 던지는 아슬아슬한 중계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 이재호 해설위원이 '돌직구 해설'로 이목을 끌고 있다. [사진=KBS 중계화면 캡처]

 

장혜지(21)-이기정(23)이 나선 한국 컬링 믹스더블은 전날부터 9일까지 총 4차례 예선전을 치렀다.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인데다, 경험이 많지 않아 실수가 잦았다. 경기력이 들쑥날쑥했다.

평소 선수들을 지도해서인지 이재호 위원은 안 좋은 플레이가 나왔을 땐 거침없이 독설을 내뿜었다.

9일 오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미국과 4번째 경기(9-1 한국 승)를 중계한 이 위원은 2엔드 때 한국 선수들이 점수를 딸 수 있었음에도 상대에 1점을 내주자 “1점을 주는 작전이었나요?”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3엔드에서 뒷심을 발휘해 2점을 뽑았을 때도 “미리미리 하라니까!”라며 아쉬움을 여과 없이 표했다.

반면 미국 선수들이 실수하거나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았을 때는 유머 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5엔드 때 미국이 파워플레이를 했음에도 실수를 연발하며 한국에 1점을 내주자 “감사합니다”라고 외쳤다. 함께 마이크를 잡은 최승돈 캐스터가 “알아듣기 편하게 땡큐(Thank you.)라고 하면 어떨까요?”라고 하자 “그러면 되겠네요”라며 껄껄 웃었다.

이후 한국이 점수를 크게 벌리자 이 위원은 “해설할 맛 납니다”라며 기쁨을 표현했다. 미국이 6엔드에서 경기를 포기했을 땐 “매너 좋게 끝내내요 물고 늘어지지 않고요”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 해설위원은 중계 도중 종종 자신의 이름을 딴 ‘이재호의 컬링노트’를 선보였는데, 한국 선수가 스톤을 굴리기 전에 작전을 예상하는 그림을 띄웠다. 이것이 여러 차례 맞아들어 가자 최승돈 캐스터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이 위원은 “돗자리 좋은 거 하나 사주시죠”라며 어깨를 으쓱였다.

때로는 발언의 수위가 높아 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설 자체에 위트가 있기에 앞으로 더 많은 어록들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 방송사인 SBS는 4년 전 소치에서 ‘컬스데이’ 열풍의 주역이었던 이슬비를 컬링 해설위원으로 영입했다. 이재호 위원 역시 그에 못지않은 화제성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한편 한국 컬링 믹스더블은 2승 2패로 8팀 중 5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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