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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지 귀화선수 에일린 프리쉐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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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지 귀화선수 에일린 프리쉐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이란?
  • 유진규 기자
  • 승인 2018.02.0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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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유진규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뛰는 푸른 눈의 태극전사들이 많다. 루지 국가대표 에일린 프리쉐(26)도 이들 중 하나다.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즈는 9일 평창에서 프리쉐와 전화 인터뷰를 나눴다. 귀화 선수로 한국을 대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서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였다.

 

 

뉴욕 타임즈와 전화 인터뷰에서 프리쉐는 “약간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한국인이라고 느끼진 않는다. 한국말도 못 한다”라고 운을 떼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대표로 선발되지 못했을 때)난 당시 크게 좌절했다. 더 이상 루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2014년 독일은 루지에 걸린 금메달 4개를 석권했다. 프리쉐는 2015년 22세의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다.

대한루지경기연맹은 2015년 12월, 독일인 코치 슈테판 자르토어를 선임했고 그가 프리쉐의 한국 귀화를 추진했다. 프리쉐는 처음엔 이를 거부했으나 2016년 초 한국의 분단 상황이 과거 동·서독 분단 상황과 닮아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프리쉐는 “한국이 처한 역사적 배경이 독일을 떠올리게 해 귀화가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처음엔 대표팀 동료들이 내가 그냥 외국인이라고 생각하면 어쩌나, 내가 그들의 자리를 뺏는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을까, 그들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까 걱정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프리쉐는 한국 귀화 면접 심사를 통과했던 2016년 12월을 떠올렸다. 그는 “한국의 역사 이야기와 애국가를 불러 통과했다”며 “다시 루지에 흥미를 되찾았고, 독일에서 훈련할 땐 알지 못했던 여러 노하우들을 얻었다. 한국 대표로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국 루지 대표 프리쉐는 동계 훈련 중 발 부상을 당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세기 루지 대표팀 코치는 뉴욕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에일린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웠다. 프리쉐는 열심히 훈련했고 훈련 기간 동안 의미 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훈련을 도왔고 노하우를 전수했으며 루지 썰매 관리까지 돕는 등 열심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 전체 선수는 144명이고 이 중 19명이 한국 국적을 취득한 귀화 선수다. 올림픽 헌장 41조 부칙에 따르면 선수들은 국적을 변경할 수 있으나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선 최소 3년의 유예 기간이 지나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귀화 선수 중엔 이중 국적자도 있다.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여러 종목에 선수를 출전시켜야할 필요가 있었으나 몇몇 종목에선 자체적으로 선수를 수급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 동계올림픽에서 통산 53개의 메달을 땄으나 42개의 메달이 쇼트트랙에서 나왔고 9개는 스피드스케이팅, 2개는 피겨 스케이팅에서 얻었다.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같은 슬라이딩 종목에서 나온 메달은 없었다.

한국은 동계 스포츠 개최국들이 흔히 택하는 방법인 취약 종목에 외국인 코치를 고용하고 외국 선수들의 귀화를 추진했다. 독일 출신 루지 대표 프리쉐를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출신의 하키 대표들, 바이애슬론에도 러시아 출신 선수, 아이스 댄스에도 미국 출신 알렉산더 겜린이 있다. 노르웨이 출신 아버지와 부산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도 크로스컨트리 스키 대표로 나선다.

푸른 눈의 한국 대표 선수들은 한국말에 서투르다. 하지만 한국에서 나고 자란 선수들과 똑같이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에 메달을 안기겠다는 공통된 마음가짐으로 경기장에 나선다. 이들의 선전에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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