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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흑기사' 서지혜, ‘샤론’으로 재확인한 명품 연기자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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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흑기사' 서지혜, ‘샤론’으로 재확인한 명품 연기자의 품격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8.02.1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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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공포 영화이자 스타 등용문으로 불리는 영화 '여고괴담' 시리즈 4편 '여고괴담4 - 목소리'(2005)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서지혜는 같은 해 방영된 MBC 주말 드라마 '신돈'에서 반야와 노국공주로 혼자서 두 가지 역할을 해내며 인상적인 연기력을 과시했다. 2016년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아나운서 홍혜원 역으로 청와대 홍보수석의 딸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커리어 우먼의 면모를 제대로 표현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던 서지혜는 지난해와 올해를 잇는 드라마 '흑기사'를 통해 매력 넘치는 '질투의 화신' 샤론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그가 생각하는 드라마 '흑기사'와 샤론은 어떤 인물인지 들어봤다.

 

배우 서지혜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KBS 2TV 수목드라마 '흑기사' 종영 인터뷰에서 서지혜는 자신의 연기관과 동료들과 호흡, 촬영 당시 현장의 분위기를 전함과 동시에 자신의 캐릭터인 샤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 연기자 서지혜가 분석한 ‘흑기사’ 속 샤론과 결말

“‘짠’하기도 했지만 시원하기도 했어요.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서 좋았습니다. 내가 샤론으로서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문수호와 정해라는 내가 감히 갈라 놓을 수 없는 사람들이었죠. 인정이 아닌 '포기'였습니다”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250년을 기다려 온 샤론 캐릭터에 대해 서지혜는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단어로 시원섭섭한 감정을 털어놨다. “샤론이 외롭게 재로 변했단 사실이 엄청 슬펐다”며 “아쉬움이라기보단 죽는 것밖에 다른 길(운명)이 없단 생각이 들었다. 샤론은 자기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준비 과정도 무척 길었다. 샤론 역을 소화하기 위해 서지혜는 김인영 작가와 한상우 연출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고백했다. 촬영 전 4화까지 나온 대본을 보고 “매 장면마다 의견을 나눴다”고 전한 그는 드라마에 공개된 이야기는 ‘일부분’이라며 ‘풀 스토리’도 들려줬다.

“사실 샤론이 기다렸던 250년 동안 수호와 해라도 환생하고 죽고 다시 살았다는 거예요. 하지만 이번 생에 250년 만에 셋이 처음으로 만난 거였죠. 보이지 않는 스토리들을 이야기하면서 캐릭터를 구체적으로 상상해 채워갔습니다”

극중 샤론처럼 죽일 듯 짝사랑한 적이 없어 “샤론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고백한 서지혜는 드러난 이야기의 빈 부분을 보면서 자신의 캐릭터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어떻게 몇 백 년이나 한 남자를 그리워하고 사랑할까 이해가 잘 안 갔다”며 초반의 어려움을 털어놨던 서지혜는 “이해를 해야 표현을 하는데 이 사람이 죽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면서 깨달음이 왔다”고 설명했다.

서지혜는 이어 “그런 인물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비밀로 결혼할 수 있을까. 250년 동안 어떻게 한 남자를 바라볼 수 있는지. 이 캐릭터는 짠하고 애잔하고 불쌍하다”는 말로 샤론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동시에 서지혜는 자신의 ‘최애캐’가 된 샤론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현장에서 외롭고 서러웠다”며 “한 번은 김래원에게 ‘오빠에게 나에게 너무한 게 아니냐’고 장난스레 묻기도 했다. 찍다가도 빈정이 상하더라. 그래도 김래원의 태도는 극 중에서 사랑받지 못한 캐릭터 연기에 도움이 됐다(웃음)”고 고백했다.

또한 샤론처럼 짝사랑만 하는 역할은 이제 싫다며 “사랑받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인 서지혜. 그는 “그냥 3명의 남자가 나를 쫒아다닌다면 정말 좋겠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였다.

짝사랑하는 남자의 관심을 얻지는 못했지만 극중 샤론이 늘 외로웠던 건 아니다. 서지혜는 촬영장에서 유독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던 장백희 역의 장미희와 양승구 역의 김설진에 대한 고마움을 털어놨다. 두 사람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케미 아닌 케미가 잘 살았다”며 “백희와 승구를 만나면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라서 진짜 좋았다”고 환하게 웃기도 했다.

드라마에 공개된 이야기가 전부가 아니라는 말에 기자는 조심스럽게 극의 결말에 대해 연기자로서 의견을 구했다. “결말은 정해져 있었다”고 목에 힘을 준 서지혜는 “정해라가 죽는 장면은 슬로베니아에서 미리 촬영한 장면이다”고 설명했다.

그는“드라마를 많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쉬운 생각이 드는 사람들도 많았던 거 같다”며 “그것도 우리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라고 생각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보였다.

 

배우 서지혜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 배우 서지혜, 20대 찾아온 슬럼프를 극복하다

“20대 중반에 연기를 계속해야 하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를 다니면서 학생 서지혜로 돌아가서 살았죠. 당시 자의반 타의반으로 쉬었기 때문에 고민도 많았습니다. 연기 아니면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여기저기 조언도 많이 듣고 포기하지 않는 게 좋단 이야기를 들었어요. 버틸 때까지 버틸 거란 생각을 했어요. 버텨서 승자가 되기로 결심했죠.”

인터뷰 말미 긴 배우 생활 기간 동안 슬럼프는 없었냐는 물음에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미모의 여배우는 이렇게 털어놨다. “이후 연기자로서 달리기 시작했다”고 표현한 서지혜는 올해 비로소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30대 초반은 연기에 욕심을 부리면서 지냈다는 서지혜는 “30대에 들어서면서 열린 시선으로 일을 하다 보니까 연기에 재미를 붙였다”며 미소를 보였다.

연기자가 되지 않았다면 뭐가 됐을 거 갔냐는 질문에 서지혜는 “이 바닥에 온 게 ‘운명 아닌 운명’이란 생각도 든다”고 자신이 가는 길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상상하려고 해도 그게 잘 안 된다”며 고민하던 그는 “직장 다니고 다른 사람들과 같았을 거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었을 것”이라며 머리를 굴렸지만 이내 “성격상 가만히 앉아서 회사에 있는 건 또 아닌 거 같다”라며 활동적인 일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10대부터 활동해 아름다운 외모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던 배우 서지혜는 현재 자신의 연기력으로 이름 석자를 누리꾼들에게 각인시켰다. 쉬는 시간에는 ‘인간 서지혜’로 돌아간다며 8년 넘게 이어온 필라테스와 평소 취미생활을 열거하면서도 “백수처럼 지내면 일이 하고 싶었다”며 “그게 지금 더 '열일'하는 이유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천생 연기자였다.

 

[취재 후기] 서지혜는 예쁜 외모로 각인됐다. 배우 본인으로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대중들은 그를 예쁘다고 느낀다. 연관 검색어에 보이는 레드벨벳 아이린과 외모 비교는 사람들이 느끼는 서지혜의 아름다움을 잘 알 수 있는 좋은 예다. 하지만 실제로 본 두 사람의 이미지는 상당히 달랐다. 작고 귀여운 레드벨벳의 아이린과 큰 키에 ‘모델 포스’를 뽐내며 완벽한 이목구비를 자랑한 서지혜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말투에서 몸짓까지 ‘인생 캐릭터’를 만난 서지혜는 30대 배우만이 지닐 수 있는 품격을 지니고 있었다. 연기자로서 아우라를 드러내며 존재감을 과시한 배우 서지혜가 앞으로 펼쳐나갈 활동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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